〈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진형 특파원〉
애리조나 김병현이 시범경기에서 2승째(1세이브)를 거뒀다.
김병현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의 일렉트릭파크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때마침 터진 타선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2-2로 맞선 8회초 김병현이 선발 릭 헬링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하자 밀워키 벤치는 9번 투수 루이스 비스카이노를 빼고 왼손 대타 미드리 커밍스를 냈다. 커밍스는 김병현이 채 호흡을 고르기도 전에 초구 직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로 출루.
선두타자에게 초구 안타를 맞은데다 1번 에릭 영이 초구부터 계속 번트 모션을 취하자 제구력이 잠깐 흔들렸는지 연거푸 볼 2개가 나왔다. 영은 볼카운트 1-2에서 1루수 앞에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
2번 론 벨리어드는 볼카운트 2-1로 몰리자 급한 김에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에 손을 대 1루수 플라이로 아웃돼 일단 숨을 돌렸다. 이어 3번 제프리 해몬스가 슬라이더를 때린 것이 2루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성. 그러나 내야수에서 중견수로 교체 투입된 주니어 스파이비가 20여m를 달려나와 다이빙캐치, 실점을 막았다. 애리조나는 8회말 1사 만루에서 4번 크리스 도넬스의 주자일소 중월 2루타 등으로 4점을 보태 6대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는 지난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이어 다시한번 상대 중심타선을 무력화시킨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컸다. 8회말 7번 대타 윌리 모랄레스로 교체된 김병현은 시범경기 12게임에서 15⅓이닝을 던져 2실점, 방어율을 1.26에서 1.17로 낮췄다. 12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는 9개.
김병현은 2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 다시 등판한다. 〈 jinp@〉
"슬라이더 구위 맘에 쏙~"
올 시범경기 특히 감좋아, 중간 등판 오히려 홀가분
병현 인터뷰
이쯤되면 위기를 즐긴다고 해야 맞겠다.
2-2 동점인 8회초 1사 2루. 웬만한 투수라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병현의 공은 오히려 더 힘을 받았다. 스프링캠프지인 투산 일렉트릭파크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호투해 2승째를 챙긴 김병현은 "올해 시범경기는 지난 2년에 비해 특히 감이 좋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2승째를 거둔 소감은.
▶승리보다도 구위 자체가 마음에 들어 안심이다. 특히 개막을 앞두고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던지고 있는데 시속이 84마일(135㎞)까지 나온데다 제구도 잘 돼 더이상 바랄게 없다.
등판하자마자 초구에 안타를 맞았는데.
▶제대로 긁힌 직구였는데 커밍스가 워낙 잘 받아쳤다. 아무래도 직구가 들어올 것을 미리 알고 휘두른 것 같다.
본업인 마무리가 아닌 중간으로 나가 감각이 흔들리지는 않는가.
▶그런건 아무 상관이 없다. 조금이라도 일찍 나가 빨리 투구를 끝내는게 홀가분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간으로 등판하는게 반가운 일이다.
남은 29, 30일(이하 한국시간)의 등판 스케줄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가.
▶연속으로 던지면 개막(4월 2일)을 앞두고 이틀간 쉴 수 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에게 자원해서 잡은 일정이다. 〈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진형 특파원 jinp@〉
◇김병현 투구내용<27일 밀워키전·일렉트릭파크>
밀 워 키 8회
9 타 커밍스 중안타
1 좌 영 一희번
2 三 벨리어드 一비
3 중 해몬스 중비
지난해 홈런 빼앗았던 도넬스 이번엔 승리 도우미
…`어제의 원수가 오늘의 은인.'
27일 밀워키전 8회말 주자일소 2루타로 김병현에게 승리를 안긴 크리스 도넬스는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 애리조나와의 라스베이거스 시범경기에서 김병현으로부터 1점홈런을 뽑아낸 적이 있어 돌고도는 메이저리그의 묘한 인연을 실감케 하기도.
…김병현은 27일 밀워키전이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싸느라 분주. 애리조나 선수들은 이날 투산 일렉트릭파크에서의 마지막 시범경기를 마치자 각자 라커를 정리하며 사실상 올해 스프링캠프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