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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는 날고기나 날생선 등을 잘게 손질해서 먹는 요리로, 초고추장이나 된장, 간장, 겨자, 소금 등에 찍어 먹는다.. 생선 외에 새우나 오징어 같은 각종 수산물이나 육상 동물의 생고기, 식물성 재료로도 만들지만 특별한 접두어 없이 그냥 회라고 하면 주로 생선회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열을 가해서 데친 것은 숙회(熟膾)라고 한다.
구석기 인류는 수렵, 어로, 채집을 하며 살았는데 불을 이용하지 못했던 구석기 초기에는 당연히 조리하지 않은 것, 즉 날 것을 먹었기 때문에 역사가 가장 오래된 음식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미디어의 영향으로 회가 일본에서 온 일본 음식인 줄 아는 사람도 드물게 있지만, 그러한 선입견과 달리 대한민국에서도 오랫동안 이어온 전통 요리다. 기록상으로는 고려시대부터 나타나지만 회 자체가 꼬치 요리 처럼 상당히 원시적인 형태의 요리법에서 유래한 음식이므로 실제로는 더욱 오래 전부터 먹어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회에 대한 감상을 읊은 문인들로는 예를 들어 이규보(1169~1241)는 동국이상국집에서 회에 대한 기록("붉은 생선회를 안주 삼아/반병 술 기울이니 벌써 취한다")을 남겼는데 이는 생선회에 대한 한국 최고(最古)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최자(崔滋)(1188~1260) 역시 삼도부(三都賦)라는 시에서 생선회를 연상케 하는 요리를 언급한다.
조선시대에는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도 여러 가지 물고기를 회로 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홍만선은 생선회를 먹은 뒤 소화가 안 될 때 생강즙이 좋다는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다양한 생선을 갖고, 회를 떠서 즐겨 먹는 나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 한국과 일본이다. 그 외 대부분 국가의 경우 회에 대한 이미지가 낯선 식문화 이다. 특히 서구에서는 오랫동안 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날고기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서구인의 입장에서 보기에 야만적인 행위로 여겨졌다. 1980년대 말 독일의 모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일본인 가정에 초대받은 미국인 대학생이 식탁에 나온 생선회를 맛있게 먹다가 이게 무슨 음식이냐고 묻자 일본인이 날생선의 살(肉)이라고 하자 이 대학생이 구역질을 느껴 화장실로 달려가 방금 먹었던 생선회를 몽땅 토해내는 장면이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에서는 회가 고급 식문화라는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애초에 식재료가 날 것이라 맛을 잃고 상하기 쉽다는 점에서 되도록 신선도가 좋은 회를 고급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람을 접대할 때 회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회는 "날 것을 먹는다"라는 것에 대한 원초적인 거부감과 취향 때문에 일부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낮은 음식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선호도가 낮다.
회에 대해서 서로 다른 관점들이 있다.
활어회와 선어회: 한국에서는 살아 있는 생선을 수족관에서 바로 건져 올려 쫄깃쫄깃한 식감을 살려 먹는 '활어'의 수요가 많은 반면 일본에서는 미리 회를 떠 놓은 뒤 수 시간에서 며칠간 냉장 숙성시켜 부드러운 식감과 감칠맛을 살려 먹는 '선어'의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각각 선호하는 어류를 중심으로 회 문화가 발달해왔다. 식감이냐 감칠맛이냐에서 활어회와 선어회의 우열을 따지는 것은 개인의 취향을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둘을 비교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자연산과 양식산: 회에 대해 가장 큰 선입견 중의 하나는 자연산이 양식산 보다 낫다는 생각 이다. 이 때문에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자연산이 압도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그러나 자연산 물고기와 양식산 물고기를 산지가 아닌 도시에서 맛보고 단번에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또 자연에서 자란 물고기는 오랜 시간 유통과정을 거쳐 도시의 수조로 오게 되고 수조 안에서도 오래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경우 물고기는 스트레스를 받아 양식으로 키워 수조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양식산 보다 오히려 맛이 떨어질 수 있다.
자연산은 먹는 것이 일정하지 않지만 양식산은 사료를 공급하므로 먹는 것이 일정하기 때문에 품질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 실제로 고급 어종으로 속하는 돌돔같은 경우는 동일한 조건일 경우 양식산과 자연산의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여겨진다.
복어의 경우, 자연산 복어에는 독이 있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위험하지만 양식산 복어는 이런 문제에서 대체로 안전하다. 복어의 독은 선천적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플랑크톤 등을 먹으며 후천적으로 독소가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양식 복어는 사료를 먹여 키우므로 독이 없을 확률이 크다.
비 오는 날에 회를 먹으면 안 된다: 이것은 1980년대 이전 물류 체계가 열악할 시절에나 돌던 이야기다. 비가 오면 어선도 제대로 조업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므로 신선한 생선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당시 식당들의 위생 수준을 고려하면 비가 와서 상하기 쉬운 습한 날씨에 신선하지 못한 생선을 먹다간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비 오는 날 회를 꺼리게 되는 인식이 생긴 것 이다. 1990년대 이후에는 횟집, 음식점 활어의 대부분이 양식산이므로 날씨와 무관하며 냉장 시설 및 운송 체계 등이 잘 갖춰져 있고 대부분 위생 상태도 양호하므로 비가 오는 날에 회를 먹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기생충 문제: 회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이며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이다. 일단 물고기인 만큼 기생충에게 훨씬 취약하고 익히지 않기 때문에 기생충과 그 알까지 같이 섭취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회의 기생충에 대해선 몇 가지 오해들이 있다.
첫 번째. "신선한 생선에는 기생충이 없다"는 주장이다. 기생충이란 것은 살아있는 것에 붙어 영양분을 얻고 사는 생명체이기에 신선하면 오히려 기생충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대부분의 기생충은 내장에 있기에 생선을 내장채로 섭취한다는 것은 기생충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내장째 통으로 구워먹는 생선의 내장 부위를 자세히 관찰하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선어 상태로 오랜 기간 있는 생선인 경우도 마찬가지로 살에서도 기생충을 볼 수 있다. 다만 저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신선한 활어를 빠르게 전 처리하면 그 살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일 것이다. 물론 100% 안전하다고는 보장할 수 없지만 실제로 대부분 안전하고 그렇기 때문에 활어 유통을 금지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깨끗한 1급수 물에서 사는 민물고기는 기생충이 없다"는 주장 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민물고기를 주로 섭취하는 강 유역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민물고기회를 먹고도 별 탈 없이 잘 살았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 유역 기생충 감염률은 50~60대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20대 이하 남성, 여성은 0.4%, 0% 감염률일 때 50대, 60대는 9.7%, 9.2%로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이미 감염되었는데 본인만 모르고 있었을 확률이 높은 것 이다. 간디스토마의 경우 감염되자마자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만성화되고 수가 늘어나면 일반적인 배탈 증상이 나다가 담관암, 담관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민물고기에서 서식하는 기생충은 당연히 사람 몸에서 더 잘 적응할 수 있으니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민물고기 회는 기피해야 한다.
세 번째. "기생충에 감염되어도 구충제 먹으면 문제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알벤다졸 계열 구충제는 요충, 편충, 회충, 십이지장충 등 주로 농산물을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들로 한정적이다. 예를 들어 간디스토마에 감염될 경우 일반 구충제로 치료할 수 없으며 의사가 처방하는 프라지콴텔을 복용해야 한다.
네 번째. "자연산 활어를 먹으면 무조건 기생충에 감염된다"는 주장이다. 기생충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인데 기생충 감염은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한다. 이 때문에 실제 기생충 감염률은 매우 낮고, 정 불안하면 회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먹는 것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양식 어종의 경우 기생충에서 상당히 자유롭다. 어류의 기생충은 대부분 물고기의 먹이에서 온다. 따라서 먹이를 정제된 펠릿 형태로 급여하는 양식 생선은 기생충 문제에서 안전한 편이다. 실제로 민물고기임에도 무지개송어, 향어, 잉어 등은 양식한 경우 기생충이 발견되지 않아 회로 먹는다. 해수에서 사는 물고기의 경우 참치, 새치 같은 특정 어종은 살코기에서 기생충이 발견되지 않아서 안전한 편이고 광어, 연어 등의 양식 생선 또한 상기한 이유로 기생충 문제에서는 자유로운 편 이다. 저가 초밥재료나 예식장 등지에서 나오는 틸라피아 회의 경우 잡히자마자 필레 형태로 가공하여 급속 냉동하기 때문에 딱히 기생충 우려는 없는 편이다.
기생충 외에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비브리오 패혈증 이다. 주로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 감염률이 높아지는 병으로 치사율이 50% 언저리로 위험하다. 그렇기에 평소에 간이 좋지 않다면 자연산 어패류는 날로 먹지 않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나 간염 환자는 되도록 자연산 회를 먹어서는 안 된다. 이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상태가 대다수라 비브리오 패혈증에 감염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양식산 회는 문제가 없으므로 괜찮다. 참고로 장기기증으로 간을 기증한 사람도 절제한 간이 회복될 때까지 회를 먹을 수 없다고 한다.
가장 안전하게 회를 먹는 방법은 냉동이다. 회를 한 번에 먹을 만큼 포를 떠서 숙성지와 랩으로 감싼 상태에서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다. 일반 냉동실에서는 대략 1~2주면 충분하다. 실제로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는 아예 법적으로 회나 초밥용 생선은 정해진 냉동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민물고기도 안전하게 회로 먹을 수 있다.
한국식 회와 일본식 회가 차이를 보이는 부분 중 하나가 이 양념장이다. 한국식에서는 초고추장(초장), 간장, 된장, 쌈장을 주로 찍어먹는다. 80~90년대 까지는 식당에서 회라는 이름으로 현재의 회무침에 해당하는 음식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고, 2020년대에도 시골 지방 노년층에서는 회를 먹을 때 비벼 먹는 식문화가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회를 비벼먹을 때 쓰던 양념을 이용하여 찍어먹는 방식도 생긴 것이다.
된장, 쌈장은 고기의 쌈 재료이기도 하며 실제로 상추에 싸먹기도 한다. 특히 초고추장은 한국식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조선 중기부터 회를 먹는데 써온 양념이고 과거 수랏상에서도 회를 먹을 때 초고추장이 올라왔으며 한국 횟집 중 직접 회를 뜨진 않고 회 떠진 것을 받아서 상만 차리는 집을 초장집이라고도 부를 정도로 초장이 큰 입지를 지니고 있다. 초장의 신맛은 생선의 비린맛을 다소 중화시켜 회의 맛을 더 좋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반면 일본식은 간장, 와사비, 또는 드물게 겨자장을 사용하거나 오마카세같은 고급 일식집은 소금으로만 간단히 간을 한 회가 나온다. 한국은 초장, 일본은 간장으로 대표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다양한 양념으로 여러 식재료와 함께 먹고, 일본은 간단한 양념으로 회만 먹는다는 이미지이다.
생선 종류에 따라 어울리는 양념장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참치같이 기름기가 많은 생선일 경우 소금이 제법 잘 맞는다. 연어회 같은 것은 시큼한 마요네즈 혹은 사워크림과 곁들여 먹기도 한다. 문어나 오징어 같은 두족류는 초장이 좀 더 우세한 편이다.
주로 간장을 찍어먹는다고 알려진 일본에서도 지역이나 생선 종류에 따라 초간장이나 스미소(초된장), 그리고 젓갈 등 다양하게 찍어 먹는다. 특히 일본 본토와 다르게 식문화가 발달한 오키나와의 경우 사시미에 초간장을 곁들이며, 시쿠와사(귤 비슷한 열매) 과즙을 넣기도 한다. 매운 맛으로는 와사비를 대신하여 고춧가루나 코레구스(고추를 아와모리 술로 절여 만든 매운 양념)를 사용한다.
상추와 마늘을 곁들여 쌈을 싸먹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고추장 양념을 이용한 물회를 비롯하여 회덮밥, 회무침, 회 냉면 등 회를 재료로 이용하는 여러 요리들이 있다. 또한 회를 뜨고 난 생선의 뼈와 머리 등을 모아 매운탕을 끓여 먹는 식문화는 횟집에서는 거의 코스 요리나 마찬가지 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나 특히 옛 문화를 상당 부분 간직하고 있는 강원도 동해안 등지의 지역에서 생활해 온 어르신들은 회를 먹을 때 초고추장과 각종 채소를 같이 넣고 비벼서 먹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한국은 잡은 즉시 회를 떠먹는 활어회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2020년대로 들어 숙성시킨 선어회도 늘어나긴 했으나 그래도 대중들을 비롯해 일반 횟집 대다수는 활어회를 유지 중이다. 몇몇 특수한 어종을 제외하면 한국 고유의 대중적인 회 문화는 활어회 그 자체라 말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다.
한국 요리 회와 일본 요리 사시미는 차이가 꽤 있다. 회를 뜨는 방식이나 먹는 방식 등 작은 면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주로 사용하는 양념장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여러 국가에서는 아직까지 회가 생소한 편이다.
첫댓글 인쟈 회를 조심해 먹어야 할 철입니다.
바다 어퍠류도 蟲과 毒이 있는 종류들이 많아서 인데, 지는 활어 보다는, 선어회를 즐기는 편이라, 어시장이 가까이 있어도, 그곳 회는 전혀 관심밖인데, 가끔씩은 아내가 사 오면, 집에서 먹는 경우는 있지요!
언제 회 한사라 하입시더.ㅎㅎㅎ
사람마다 선호가 다르군요. 지기님은 선어회인데 저는 활어회 쪽입니다. 요즘은 음주를 삼가하고 있어 그냥 회는 잘 먹지 않고 삼천포에서 오는 횟감으로 만든 물회를 자주 먹습니다.
오래 전에 직장 건강검진 때 간디스토마가 발견되어 혼이 난 적이 있어요. 원인은 횟집에서 향어를 먹는 중 졸깃한 향어 식감이 아니고 아삭거려 더 이상 먹지 않았는데....그때 걸린 모양.....일주일 치료약을 먹는동안 외출을 금해서 집에 있었는데 약이 독해서 아늘이 노랗게 보였어요. 그후로는 민불고기 회는 어떤 종류도 먹지 않습니다.
마산회는 맛있을까요? ㅎㅎ
오늘 엄청 더운데 손님들이 와서 물회 한그릇하고 왔심다.
@여정 선도나 식감이야 당연, 활어지요만,
제가 일식집을 좋아 하는 이유가, 선어회가, 위생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때문이지요!
아나고회 잘못 먹고 아다리 되던 추억이 떠 오릅니다. 일식집은 가성비가 낮아서 술 안마시는 요즘 끌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