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병원 쏠림 현상으로 환자들의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환자들은 동네의 의원들은 믿을 수 없고, 오직 큰 대학병원만을 찾으려 하고 있고, 대학병원응급실을 무턱대고 방문해 진짜 응급 환자들이 진료받지 못하는 등 그 폐해가 커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환자들의 '좋은 진료'에 대한 욕구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의료체계가 이러한 환자들의 행위로 무너지고 있는 것은 또한 문제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타결할 수 있는 일환으로 국내 중소병원들 중 특정 분야의 기술과 능력이 대학병원급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들에게 '전문병원'이라는 자격을 주고 있다.
물론 수많은 병원들이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헛갈릴 수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인증하는 '전문병원'은 전국에 109개 병원 뿐이다.
전문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관절, 안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뇌혈관 등 각 분야의 대표병원들이 국가 기준을 통과해 현재 '전문병원' 으로 인정받고 있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이들이 '국가 공인' 또는 '보건복지부인증' 등의 표현을 앞에 쓴다면 진짜 전문병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이해하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수식어 없이 그냥 '전문병원'이라 표현하는 병원 들에 대해서는 한번쯤 의심해볼 일이다.
이 '전문병원'이란 것은 학 분야의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인데, 관절 전문병원을 예를 들어 보면 최소 8명의 전문의가 있어야 하고, 수술 건수나 난이도가 대학병원과 같은 급이거나 그 이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8명의 의미는 우리 몸의 다양한 관절인 어깨, 무릎, 발, 손 등 다양한 관절을 한 명의 의사가 다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관절만을 전문으로 하는 슈퍼전문가들이 진료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8명 이상의 전문의란 의미는 각 관절 당 최소 1며 이상의 특수 전문의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서울에서는 '관절 전문 병원'이 4군데 뿐이다.
그만큼 모든 병원들이 도전하지만, 오직 4개 병원 만이 국각가 제시한 기준을 톨과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들 전문병원은 모두 '보건복지부 인증 병원'이어야 만 한다.
아무리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병원 자체의 시설과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면 인증병원이 될 수 없고 그런 병원은 전문병원도 될 수 없다.
그런 만큼 현재 '보건복지부 인증' 전문병원은 매우 까다롭고 힘든 난관을 거쳐야만 받을 수 잇는 타이틀인 것은 분명하다.
단지 환자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문병원'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하고, 진짜 전문병원을 찾아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상훈 / CM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