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수요일 <프라하 세째날>
전날 밤 까를교에서 야경을 구경하다가 느닷없이 쏟아진 비를 맞으며 호텔로
돌아와 12시가 넘어 잠이 든후 아침 8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간단히 점심거리를
챙겨 올라와 짐을 챙기고 샤워를 한후 10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오늘은 프라하 마지막날이라 개별 관광을 하기로 하고 저녁때 뮌헨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중앙역에서 만나기로하고 카운터에 짐을 맡긴후 지하철을 타고 제일먼저
중앙역으로 갔다. 저녁때 뮌헨가는 기차표 가격을 물어보기위함 이였는데 체코
국경까지 1인당 365코룬이라고 역무원이 말해주었다. 그럼 이것만큼만 빼고 환전한
코룬을 오늘 프라하에서 다 쓰고 가자고 결론을 내리고(다시 유로화로 환전하면
환전수수료가 나가고 국내에서는 코룬이 환전이 안되므로) 마트에 들러 '마케타'에게
줄 'nestea ice' 한병을 사서 어제 갔던 화약탑으로 발길을 옮겼다.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그림엽서와 우표를 파는 가판대에는 손님이 꽤 많아서 마케타는
혼자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나는 사가지고 간 시원한 홍차 음료수와 한국에서 가져간
초코렛 몇개를 먹으라고 건네주고 손님이 뜸한 막간을 이용해 어제 다 못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수 있었는데 자기는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와 올해 가을쯤에 결혼할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 아직 스무살도 안됐고 졸업도 안했는데 결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둘은 너무 사랑하는 사이이고 서로 그렇게 하기로 양가에서 약속이 되어있고
학업은 결혼해서 계속할거라고 했다.
가판대옆에서 한참을 얘기를 하는데 남자친구가 점심을 같이 먹을려고 온다는 문자메세지
를 받고 일어나 마지막으로 기념사진을 찍은후 이별의 포옹을 하는데 마케타가 내 입술에
작별의 키스를 해주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여서 순간 멍했지만 싫진 않았다.
어제 들른 구시가 광장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뜨거운 햇살도 피할겸 tour info에 가서
미니버스로 프라하 시내관광을 할수있는 3시간 반짜리 투어티켓을 예매하고는 프라하의
명동거리인 '나프지코데 거리'를 구경하고 2시반에 출발하는 투어버스에 올라탔다.
지금까지는 모든 투어를 걸어서 했는데 미니버스에 타고 시내 구석구석을 다니며 가이드가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설명까지 곁들여주어서 관광의 색다른 맛이 느껴졌다.
대형 공연장인 댄스홀과 로레타 교회,외교부장겸 수상이 머무른다는 관저, 프라하성과
국립극장,국립도서관,국립박물관 그리고 유대인 지구와 천문시계가 있는 건물 옥상에 올라
프라하 시내를 한눈에 굽어보고 내려오니 벌써 시간은 저녁 6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천문시계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어제 다 못찍은 야경직전 사진을 찍기위해 까를교
로 가기로 했다. 까를교로 가는길에 있는 구불구불한 골목길에는 프라하를 알리는 각종
기념품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데 나는 디자인이 이쁜 열쇠고리를 파는 두개의 가게에
따로따로 들러 이쁜 열쇠고리를 몇개 샀다. 내가 제일 와보고 싶었던 프라하를 다녀간 기념
을 뭔가로 가져가고 싶었던 거였다.
어두워지기 직전이 가장 아름다울 거라는 나의 예측대로 멋진 배경사진을 내 디지털 카메라
에 담고는 기차시간에 늦지않기위해 짐을 찾으러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갔다.
유럽의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프라하의 지하철은 세련되고 내부도 깔끔하며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에어컨이 나온다는 거였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은 버스든 지하철이든 아예
히터나 에어컨 시설이 안되있는듯해서 여름에는 정말이지 고역 그 자체였는데 그곳 사람
들은 그런게 일상이 되어버렸는지 별 표정들이 없었다. 만약 우리나라가 그런 시설이였다면
아마 난리가 났을텐데 말이다.
호텔에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앙역으로 가니 벌써 세명은
와 있었고 다른 한국 관광 대학생들하고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단체로 표를 끊으면 1인당
98코룬이면 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아침에 내가 알아봤을때는 무려 365코룬
이나 한다더니 역시 소문대로 체코는 가격을 종잡을수 없었다.
어쨌거나 예상했던것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표를 끊을수 있어서 우리는 갑자기 남은
코룬을 소비하기위해 역내에 있는 편의점에서 뮌헨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먹을 간식거리와
음료수를 탈탈 털어 다 사고는 밤 9시 45분발 기차에 몸을 실었다.
첫댓글 잘 지내시죠? 지난번에 정모때 뵌 이후로 오래된거 같아서요^^
네~ 잘 지내고 있답니다. 네비님도 잘 지내시죠?^^
제가 체코를 다니고있다는 착각이 들정도네염... 부러워서 눈물날려해염..ㅠ.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