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장기금리는 각 국의 상이한 금융·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거 오랫동안 대체로 미국 장기 국채금리 변동에 연동되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러한 경향은 미 연준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화긴축이 본격화되기 시작된 2022년 이후(‘글로벌 통화긴축기’)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우리나라 장기 국고채금리는 이번 글로벌 통화긴축기를 거치면서 여타 국가에 비해 미 장기 국채금리와의 동조성이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 이러한 상황에서는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움직일 경우 국내 금융 여건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이 확대된 배경을 살펴보았다. 먼저 이론적 경로를 정리해 보면 ①실물경제 경로, ②통화정책 경로, ③금융 경로 3가지로 대별되며 3가지 경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④환율 경로를 별도로 구분할 수 있다.
3. 이론적 파급경로를 토대로 이번 글로벌 통화긴축기 중 미국 국채금리의 국내 파급영향이 확대된 데에는 크게 5가지 요인(①미국과의 금융연계성 강화, ②거시충격에 따른 실물경제 및 정책금리 동조화, ③투자자의 미국 국채금리 추종경향 강화, ④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의 방향성 거래 확대, ⑤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위험회피 강화 및 자금조달 여건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최근 미국 국채금리 충격이 확대되고 국내 요인이 안정된 가운데 국내외 투자자들의 한·미 금리 동조성에 대한 경직적 기대로 미 국채금리 추종경향이 강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4. 향후 미국 국채금리의 파급영향은 높은 미국과의 금융연계성과 투자자의 미국 국채금리 추종 경향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한·미 통화정책기조 전환(pivot) 과정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으로 장기 국고채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경우 국내 금융여건이 이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
5. 다만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미국과 차별화되었을 때 장기금리에 대한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축소된 점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국가별 물가·경기 여건에 따른 글로벌 통화정책 차별화가 본격화될 경우에는 미 국채금리의 영향력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국내 경제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