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축생의 몸 받지 마소서”
- 백련사, 살처분가축 천도재 봉행
국가재난으로 확산되는 구제역을 불심(佛心)으로 극복하는 기원재가 시작됐다. 경기도 가평 백련사(주지 승원스님)는 지난 12월30일 축산 농가의 안정과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합동 위령대재를 개최했다.
특히 살처분으로 죽어간 가축들의 영혼을 불교의 천도 의식으로 왕생 기원하는 천도재를 병행했다.
승원스님은 이날 “생명의 평등과 자애로움에 함께해야 하는 존엄성을 알지 못하고 이기심으로 무수한 생명을 빼앗은 것에 대해 참회한다”며 “아미타 부처님이 사십팔원의 원력으로 천백억의 몸을 두루 나타내시어 원천의 묵은 업이 없어진 희생영가들이 하루속히 이 나라에 태어나서 열반의 즐거움을 누리소서”라고 축원했다.
살처분의 아픔을 겪은 가축농가 대표 장경순(59)씨는 “가족 같은 가축이 살처분 당해 많은 고통 속에서 지냈는데, 이렇게 위령재를 지내 주어 감사하다”며 “우리 축산인들이 다시 재기하고자 함에 있어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채택된 ‘희생가축을 위한 발원문’을 통해 “다시는 축생의 몸을 받지 마시고 부리고 부림을 당하며 먹고 먹히는 세상에는 태어나지 마시라”고 50만 희생가축 영가들에게 발원했다.
또 가평군 사암연합회 고문 지성스님(감로사 주지)는 “국가안녕과 농민생활 안정을 위한 합동 위령재에 부처님의 특몽 가피지 원력”을 기원하는 고유문을 개회에 맞춰 올렸다.
이날 위령대재에는 이진용 가평군수를 위시한 관내 기관장과 가평군민 등 130여 명이 동참했다.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스님)도 지난 4일부터 오는 2월3일까지 한달간 매일 사시에 ‘구제역 확산 방지 및 희생 가축을 위한 천도법회’를 봉행한다.
박재현 종무실장은 “구제역으로 인해 자식과도 같은 가축을 살처분해야 하는 축산농가의 아픔과 이를 땅에 묻는 사람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천도기도를 올린다”며 “이번 기도법회를 통해 농민생활 안정과 구제역 확산방지를 기원, 주민들의 정신적 안정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찬·하정은 기자
[불교신문 2686호/ 1월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