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테루엘1 - 사라고사에서 버스를 타고 오래된 도시 테루엘에 가다!
어제 2026년 5월 16일 사라고사의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걸어서 구시가지로 가서 필라르 성모
대성당 (Catedral del Pilar) 과 라 론하 미술관에 라 세오 대성당 (Catedral del
Salvador) 과 이슬람왕조에서 지은 알히페리아궁전 (Aljafería Palace) 등을 구경했습니다.
오늘 2026년 5월 17일은 사라고사 Zaragoz-Delicias 역으로 가서는 기차를 타고 도중에 역시 오래된
도시인 테루엘을 보고는 다시 버스로 작지만 예쁜 마을인 알바라신 Albarracín 으로 가려고 합니다.
게스트 하우스 VTZ The Botanic Hostel 에서 아침을 해서 먹고는 택시를 탈까 하다가 어제
버스 정류소를 확인했으니 큰 도로 Conde De Aranda No62(No 41) 정류소를 찾아갑니다.
정류소에 서너명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기에 우린 사라고사 기차역까지 가는데.... 1회 승차시
버스 요금이 얼나냐고 물으니 두명은 모른다고 하고 한명은 1.5유로라 하며 다른 사람은
2유로라고 하니 구구각색 이라 마눌이 휴대폰을 켜서 제미나이에게 물으니 1.6 유로 정도 랍니다!
1.6 유로가 아니라 1.6 유로 정도라? 사라고사 Zaragoz-Delicias 역은 32, 33, 34,
52, N3 버스가 가는데 우리 부부는 34번 버스에 타고는 어제 중국인이
경영하는 슈퍼에서 들은대로 현금으로 1인당 1.7 유로씩을 버스 기사에게 지불합니다.
버스는 서쪽으로 달려서 어제 우리가 본 알히페리아 궁전을 지나 30분 가까이 달려서 어느 정류소
에 서니 승객중에 절반 정도는 내리는데....... 옷차림으로 보건대 난민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고는 다음 정류소에 버스가 서는데..... 짐작컨대 여기가 종점인 사라고사 델리시아스
기차역이지 싶은데 버스 바깥으로 큰 건물이 보이지만 기차역 같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해서 10여명의 승객은 모두 외국인인지 서너명은 일어섰지만 선뜻 내리지 못하고
또 서너명은 그냥 좌석에 앉아 눈치를 보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우리 부부만 빼고는 서양인이라 언어가 되지 싶은데도 모두들 나서지 않고 눈치만 보는지라 내가
앞자리로 가서 운전 기사에게 "여기가 기차역이 맞느냐 ( 익스큐즈미, 이즈 디스 에스타시오
사라고사 데실리스?)" 라고 물은니 맞다고 말하기에 마눌과 함께 먼저 내리니 모두들 따라 내립니다.
사라고사 Zaragoz-Delicias 기차역으로 들어가서는 내부를 살펴보는데, 오늘 테루엘로 가는 기차는
고속철이 아닌 일반 기차이고...... 우린 유레일 모바일 패스가 있으니 그냥 입장해서 타면 됩니다.
아라곤 지방은 인구 밀도도 낮은 편이고 역사적으로도 카스티야와 카탈루냐 사이에 껴서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의 부유한 카탈루냐어권 상인과 귀족들이 지배했던 국가 아라곤 왕국에게 이름을 대준
것 외에는 존재감도 낮아서 스페인인 현지인들도 사라고사가 스페인에서 인구가 다섯 번째라면 놀랍니다.
기원전 25년 로마 제국의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칸타브리아 전쟁 참전 용사들을
정착시키기 위한 식민도시 카이사르아우구스타 (Caesaraugusta) 를
건설했으니 포럼, 목욕탕, 극장 등 전형적인 로마 공공건물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대성당 자리에는 기독교 사도인 야고보 (하이메) 가 예배당을 건립했고, 서기 303년 성녀
엔그라티아 등 18명 기독교도가 박해로 순교했다고 하는데, 도시는 로마 제국
쇠퇴기에도 건재했고 5세기에 게르만 고트족의 점령 후에도 심각한 유혈사태나 파괴는 없었습니다.
712년에 다마스커스에 도읍한 이슬람 우마이야 왕조가 서고트 왕국을 멸망시키며 카이사르
아우구스타는 알 안달루스에 포함되었고..... 아랍어로 사라쿠스타라 불리게 되었는데,
안달루스의 핵심부인 코르도바에서 멀었기에 사라쿠스타는 종종 독립 행보를 보이곤 합니다.
750년, 우마이야 조가 바그다드의 압바스왕조에 멸망하자 안달루스 총독 유수프는 왕 (말리크) 을
칭했으며..... 그리고 755년에는 우마이야 왕족 아브드 알 라흐만 1세가 안달루스에
당도해 유수프에 도전했는데, 마침 사라쿠스타는 바스크족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자립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라고사의 역사는 그렇고, 기차역 전광판에 보니 10시 30분에 출발하는 Valencia-
Estacio fel Nord 행 TRN 18523 기차가 보이지 않는지라 당황합니다? 이거 뭐야.....
우리 기차는 보이지 않고 그 시간대에는 Auto Bus 라는 글자가 뜨는데.... 예전에 엑상 프로방스에서
마르세유로 갈 때도 저런 글자가 떴으니 기차 대신에 기차회사에서 운영하는 버스가 간다는 뜻입니다?
아직 시간이 많은지라 밖으로 나와서는 큰 도로를 건너가니..... 여긴 높은 언덕이고 저 아래쪽은 평지인데
수많은 트럭과 많은 인파가 보이니, 난민촌이라면 숙소나 텐트가 보여야 하는데 몇개 안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움직이니 그럼 여긴 매일 식량이나 옷등을 나누어 주는 곳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그러고는 다시 사라고사 Zaragoz-Delicias 역으로 돌아오는데..... 고속철 기차 출입구에서는 짐을
엑스레이 기계에 통과시킨후 들어가고 일반 기차는 그냥 표를 기계에 찍고 들어가는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일반 기차 개찰구로 가서는 휴대폰을 꺼내 Rail Planner 앱을 연 다음에 My Pass 를
누르고 내 이름을 클릭한 다음 Day 3 를 누른후 Show ticket 를 클릭해 QR 을 보여 줍니다.
우린 테루엘에 간다면서 역무원에게 들어가면 되느냐고 물으니...... 뒤쪽에
전광판을 확인하더니, 여기가 아니고 저 오른쪽 통로로 가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버스는 기차 레일과는 다른 별도 장소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이해해 지하로 내려가니 거기 플랫폼이
몇 개 있지만 전광판이 없는지라 옆으로 돌아가니 거기에 넓은 지하 공간이 보이고 전광판도 보입니다.
우리 기차는 21번 정류소에서 출발한다고 나오는지라 찾아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짐을 버스 화물칸에 넣고 있는데...... 우린 배낭을 그냥 메고 타기로 합니다.
버스 앞문에 다가가니 운전 기사가 기차표를 검사하는지라 휴대폰을 꺼내
Rail Planner 앱을 연 다음에 다시 QR 을 보여 주고는 올라 탑니다.
조금후 어느 승객과 운전 기사가 언쟁을 벌이더니 이윽고 육박전에 가까운 싸움이
붙었는데..... 승객이 티켓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일거라고 짐작합니다.
우리 앞쪽에 60대 여자분이 기침을 심하게 하는데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듯 한참 그러다가 손수건을 꺼내니
불안해서 일어나 뒷 좌석으로 옮기는데.... 다른 승객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신기합니다?
버스는 남쪽으로 달리는 도중에 6~7 곳을 섰다가 승객을 내리고 태우고는 다시 출발하는데 창 밖으로는
끊임없이 펼쳐지는 것은 너른 들판으로 밑밭은 적고 포도밭에다가 올리브며
채소밭이 펼쳐지는 한가로운 농촌 들녘이니 문득 아이헨도르프 시인 의 “그리움” 이란 시가 떠오릅니다.
별들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
나는 홀로 창가에 기대어
고요한 마을
멀리서 들리는 역마차 피리소리를 들었다.
어쩐지 가슴이 타오르듯 뜨거운
이렇게 아름다운 여름밤
저렇게 함께 여행할 사람이라도 있다면 좋겠네.
그런 생각을 슬쩍 하기도 했다
젊은이 두사람이
산비탈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걸어가면서 노래하는 소리가
고요한 산자락을 따라 멀어져간다.
살랑살랑 속삭이는 숲을 맴돌고
현기증 나는 바윗길을 맨돌아
낭떠러지를 뚝 떨어져서
숲의 어두움속에 사라지는 샘물을 맴돌고간다.
그들은 대리석 조각에 대해 노래하고 있었다.
어두컴컴하게 우거진 갈퀴덩굴속의
바위 있고 잔디밭 있는 정원과
달그림자에 떠오르는 궁전을 노래했다.
아름다운 여름밤
아가씨들이 그 창가에 기대어
아련한 샘물의 솟삭임 소리에 귀 기울이며
칠현금 소리 울리기를 기다린다고.
휴대폰에서 구글 지도 앱을 켜니 현재 우리 버스가 달리는 도로가 실시간으로 나오는데.... 화면을
확대하면 화살표가 빠르게 움직이는게 참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프랑스 시인
랭보가 떠오르는데 랭보는 "바람구두 신은 천재시인" 이라 불리니 16세에 “감각” 이란 시를 씁니다.
푸른 저녁이면 나는 오솔길을 가리라
보리에 찔리고 잔풀을 밟으면서
나는 몽상가, 그 시원함을 발에 느끼며
바람이 내 민머리를 둘러가게 하리.
나는 말하지 않으리, 아무 생각도 않으리
그러나 무한한 사람이 내 영혼속에 솟아 오르리라
그리고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방랑객 처럼
자연속을- 마치 미인과 함께 가듯 행복에 넘쳐
나는 걷고 있었지, 터진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짤막한 외투는 그래서 관념적이게 되었지,
나는 하늘 아래 나아갔고, 뮤즈여! 그대의 충복이었네,
오, 랄라! 난 얼마나 많은 사랑을 꿈꾸었는가!
내 단벌 바지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지.
꿈꾸는 엄지동자인지라, 운행 중에 각운들을
하나씩 떨어뜨렸지. 내 여인숙은 큰곰자리에 있었고.
하늘에선 내 별들이 부드럽게 스치는 소리가 났지.
그래서 나는 길가에 앉아 별들의 살랑거림에 귀기울였지,
그 멋진 9월의 밤에, 이슬방울을
원기 돋우는 와인처럼 이마에 느끼면서,
환상적인 그림자들 사이에서 운을 맞추고,
한 발을 내 심장 가까이 올린 채,
터진 구두의 끈을 리라 타듯 잡아당기면서!
<나의 보헤미안>
이윽고 무려 3시간만에 드디어 13시 반에 테루엘 Teruel 역에 도착했는데 우리 버스는 역
옆의 공터에 차를 세웁니다. 그리고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려 일열로 서서 플랫폼을
지나 기차 역사로 들어가서는 다시 기차표를 개찰구에 넣고 밖으로 나가는 시스템 입니다.
그런데 스페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처녀 2명이 버스에서 1착으로 내려서는 두리번 거리더니 달려가는게.... 척
하면 삼척이라고 화장실을 찾는것 같아 우리도 그 뒤를 따라 가는데 화장실은 픔랫폼의 선로 옆에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는 기차역 밖으로 나오니 구글 맵 지도에서 수없이 보았던
풍경이 펼쳐지는데.... 작은 공원을 지나 엄청 긴 계단을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계단을 올려다 보니 저 위쪽은 참으로 화려한 조각들이 보이는게 참으로 멋진 계단 건축물
이라 할 것인데....... 물론 차량은 계단을 오를수 없으니 옆에 왼쪽에 터널로 들어가나 봅니다?
이 도시 테루엘은 사라고사의 남쪽 방어 거점이었으니..... 아라곤 왕국 레미로 2세의 외동딸
페이로넬라와 결혼한 바르셀로나 백작 라몬 베렝게르 4세는 처가인 아라곤 군대를
이끌고 1148년 토르토사, 1149년 레리다와 프라가를 점령하며 에브로강 유역을 확보합니다.
그후 1164년 페이로넬라 사이에 낳은 아들 알리폰소 2세가 즉위하며 아라곤 왕국과 바르셀로나
백국의 동군 연합이 이루어졌으니..... 알리폰소 2세는 1170년 사라고사 남쪽의 무슬림
반란(?) 을 진압하고 1171년에 이 도시 "테루엘을 점령해 사라고사의 안전" 을 확보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