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월드컵의 함성 후 자칫 골칫덩이로 변한다는 지적 이 많지만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와 10개 도시의 생각은 간단하다.비관론자들 이 말하듯 을씨년스러운 월드컵 유물관으로 만들지 않을 방안을 다각도로 마 련하겠다는 것이다.
경기장 건립에 드는 비용은 적게는 서귀포의 1251억원에서 많게는 대구의 2946억원.여기에 1년 유지비가 인건비를 포함해 30억원 이상 예상되기 때문 에 경기장을 보유한 10개 도시는 물론 조직위도 해법에 골몰해왔다.
특히 지방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건설비 회수는 물론이고 매년 누적적자에 시달릴 판이다.실제 수원종합운동장의 지난 99년을 보면 축구경기 43일 등 59일을 행사에 사용해 2억2100만원을 벌고 14억6500만원을 써 약 12억원 이 상의 적자를 봤다.수원은 더 큰 규모의 전용구장을 지어 위기감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잠실종합경기장은 체육관 등 모든 부대시설을 합산할 경우 99 년 118억원을 벌고 111억원을 써 흑자경영에 성공했으나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은 대규모로 지어져 얘기는 달라진다.
각 도시의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이 눈물겨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독특한 아이디어로 대구와 부산은 옥외주차장 밑에 대형할인마트를 유치해 유동인구 와 수익을 늘릴 계획이다.인구 5만6000명에 운동장은 4만2000석을 갖게 되는 서귀포는 지난해 11월 10일 미국의 GTEC와 3700만달러(약 444억원)에 투자 계약을 해 대형 아이맥스시설을 유치하고 월드컵 후에는 수족관,보트놀이장, 복합영화관을 마련하는 한편 전지훈련장으로 각팀의 발길을 잡을 계획이다.
10개 도시 대부분은 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스포츠시설,식당가,자동차극장, 영화관,할인매장,게임룸 등을 공통메뉴로 선택하고 있다.유럽 등 선진국 운 영을 벤치마킹한 것이다.그리고 이런 시설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기존 3,5년 에 그쳤던 지방재정법 시행령 내 공유재산 임대기간을 지난 10월 20년으로 연장해 아이맥스 등 대규모 자본이 투하되는 시설유치를 가능케했다.그러나 자연녹지 안에 경기장을 짓기 때문에 외국처럼 대형호텔,테마파크 등의 시설 설치가 원천봉쇄돼 시민들의 명소로 자리잡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 다.이밖에 대구,광주 등 프로구단이 없는 유치도시는 프로팀 창단에 목을 매 고 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실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