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1월 5일(금) 오후 3시
대상 : 대전민족사관
내용 : 영화 애니메이션 '코코'를 보고
새해가 시작되면서 첫 번째 수업이다. 2명은 이미 함께 수업을 진행한지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고, 나머지 2명도 이젠 많이 익숙해졌다. 그래서 그 전보다는 수업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고, 녀석들도 잘 따라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나도 그 전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전에는 녀석들이 주눅이 들까봐 문법이나 문장에 대한 이야기, 혹은 그 날 감상문의 내용이 엉망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못했는데, 요즘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녀석들도 크게 어렵지 않게 그런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중요한 것은 녀석들이 그것을 잘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오늘은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에 대해서 글을 나누었다. 애니메이션이라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녀석들이 모두 영화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정직(?)하게 말한다. 뭐가 이해하기 어렵냐고 물으니, 영화에서 배경으로 사용하고 있는 멕시코의 내세에 대한 세계관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솔직히 그렇게 어려운 내용도 아니다. 더욱이 애니메이션이라 아이들이 보고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에겐 아직 이런 내용들이 이해하거나 소화하기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요약하는 부분들이 모두 엉망이었다. 느낀 점도 핵심적인 부분들 보다는 자신들이 보다가 느껴지는 지엽적인 문제들이나 내용들에 대해서 글을 썼다.
이렇게 녀석들은 자주 널뛰기를 한다. 책의 내용이나 주제가 어렵지 않으면 요약도 잘하고, 느낀 점도 잘 적는다. 하지만 책이나 영화의 내용이 조금만 어려워지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 책이나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금방 초점을 놓치고, 지엽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런 부분들이 제일 답답하고 어렵다. 어떻게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답답할 때가 많다. 물론 시간들이 많이 필요하다. 많은 책들을 읽고, 생각하고 대화하면서 사고력이나 독해력을 키워야 나가야 한다. 이것은 금방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또한 그들이 뭘 잘못한 것도 아니다. 맞고 틀림이라는 흑백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 할 수 없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기본적인 이야기를 다시 해야했다.
늘 아쉬운 것은, 이런 시간이 2~3시간 확보된 것도 아니고, 줌으로 해야 하기에 정해진 시간 안에서 4명의 아이들과 나누어야 하는데, 늘 시간에 쫓긴다.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려고 노력하다보면 금방 1시간이 간다. 나도 정해진 시간이 있지만, 녀석들도 그 다음 정해진 스케줄이 있어서 더 이상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럴 때마다 다시 기초로 돌아가서 했던 이야기이지만 다시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녀석들에게 계속 생각하고 질문하라고 계속 요구했다. 그냥 보거나 읽지만 말고, 질문하고 생각하라고. 그것을 통해서 아이들이 사고력이나 이해력이 더 깊어지고 넓어지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