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서 9단(오른쪽)이 중국의 커제 9단과의 제4회 백령배
결승3번기를 0-2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사진=藍烈).
제4회 백령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2국
신진서 9단,
커제 9단에게 0-2로 우승 불발
세계 정상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신진서 9단은 전력을 쏟아부었지만 난조를 보였고, 그 앞의 커제 9단은 큰 승부 경험이 많고 노련하고 강했다.
한국기사로는 준결승에도 결승에도 혼자 올랐던 신진서 9단의 첫 세계대회 우승은 다시
미뤄졌다. 신진서 9단은 17일 중국 구이저우성 안순시에서 열린 제4회 백령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제2국에서도 커제 9단에게 패배,
시리즈 전적 0-2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 세계대회 결승에 두 번째 올랐던 신진서 9단. 한 번은 천야오예
9단에게, 또 한 번은 커제 9단에게 막히며 첫 메이저 우승이 무위로 돌아갔다.
15일 열린 1국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로 아픔이 컸던 신진서 9단은 이틀 후에 속개된 결승2국에서 '백번 커제'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커제는 백바둑이 특출나게 강한 기사. 지난해 백승률이 82.9%로 39.5%에 그쳤던 흑승률보다 월등했다.
신진서 9단의 포석 전략은 대각선 소목. 평소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백번 커제
9단을 의식한 맞춤 포석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초반 우변 전투에서 착각이 있었는지 형세를 크게 그르쳤다. 60수
언저리에서 극단적으로 진단하는 AI 승률이 10%대로 떨어졌다.
▲ 결승전은 톱랭커 간의 한중전, 새해 첫 세계 타이틀전, 그리고
신진서 9단의 생애 첫 메이저 제패와 커제 9단의 세계 3관왕 등극 등이 맞물리며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른 시기에 찾아온 위기. 형세의 균형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무너졌다. 정상적으로는 역전이 불가능한 바둑은 대국 개시 3시간 26분, 162수 만에 승부가 났다. 대역전패당한 1국의 여파 탓인지
허망한 패배가 됐다.
2012년 입단한 신진서 9단의 세계대회 결승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결승이었던 지난해 12월의 제1회 천부배 결승에서는 천야오예 9단에게 1-2로 패했다. 한 달 만에 정상 재도전에 나섰으나
커제 9단에게 막히면서 첫 메이저 우승은 기약없이 미뤄졌다.
▲ 한게임바둑의 인공지능 '한돌'이 분석한 수순별 승률
그래프.
-신진서, 5연패 빠진 상대전적은 2승6패
-한국기사,
중국과의 결승에서 6연패 중
한국바둑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한국기사가 결승에서 중국기사를 꺾은 대회는 2014년 삼성화재배에서 김지석 9단이 탕웨이싱 9단을 제압한 것이 마지막.
그 후에 벌어진 6차례의 한ㆍ중 결승전을 모두 패했다. 메이저 타이틀 보유수에서도 한국 1개, 중국 7개가 유지됐다.
▲ 세계대회 7번째 정상에 오른 커제 9단. 보유 중인 삼성화재배와
신오배와 더불어 3관왕에 등극했다.
세 차례 메이저 정상을 밟은 박정환
9단(1993년생)보다 어린 기사의 우승이 없는 것도 고민거리다. 1993년생 이후 우승자가 8명에 이르는 중국과 크게 대비된다. 박정환보다
어린 기사의 결승 진출도 7년 후배 신진서가 처음이다.
커제 9단은 대회 두
번째 우승과 함께 보유 중인 삼성화재배ㆍ신오배와 더불어 세계 3관왕에 올라섰다. 자신의 두 번째 세계 3관왕이다. 커제는 2016년 1월에
몽백합배 우승으로 첫 세계 3관왕(삼성화재배ㆍ백령배ㆍ몽백합배)을 달성한 바 있다. 2010년 쿵제 9단 이후의 3관왕이자 사상 최연소
3관왕이었다.
메이저 우승 횟수는 7회로 늘어났다.
이창호(17회), 이세돌(14회), 조훈현(9회), 구리(8회) 다음으로 많다. 8차례 결승에 올라 7번을 우승했다. 또한 준결승전을 포함해
한국기사와 벌인 8차례의 번기 승부를 모두 이겼다.
제4회 백령배의 상금은
우승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 준우승 40만위안(약 6700만원). 지난대회까지 통합예선에 이은 64강 본선 토너먼트 방식에서 이번
대회는 16강 초청전으로 치렀다.
▲ 신진서 9단과 이영구 9단과 함께 대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함께 열리고 있는 시니어조 결승전. 왼쪽이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 오른쪽이 중국의 마샤오춘 9단. 단판승부에서 요다 9단이 165수 만에 불계승했다.
▲ 2연속 준우승한 신진서 9단. 우승 불발로 한국은 메이저 타이틀
보유수에서 1개로 중국의 7개에 크게 못 미친다.
▲ 커제 9단은 제2회 백령배를 자신의 세계대회 첫 우승으로, 제4회
백령배를 자신의 세계대회 7번째 우승으로 장식했다. 2015년부터 매년 한 차례 이상씩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
▲ 종국 장면.
▲ 시상식장으로 향하는 신진서
9단.
▲ 커제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