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내시경 검사에 대해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호흡기의 구조를 파악해야 합니다. 호흡기는 코와 입부터 시작해 후두부를 지나 성대를 거쳐 기관과 기관지를 통해 폐까지 이어지는 부위를 통틀어 말합니다.
기관은 우측과 좌측의 주기관지로 나뉘는데 우측 주기관지는 우상엽, 우중엽과 우하엽의 3개의 엽기관지로 나뉘며, 좌측 주기관지는 좌상엽과 좌하엽의 2개의 엽기관지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우측 폐는 3개의 엽과 10개의 분절로 이루어지고 좌측 폐는 2개의 엽과 8개의 분절로 구성됩니다. 엽기관지는 분절기관지를 거쳐 계속 가는 기관지로 나뉘어 결국 폐포로 이어지게 되고,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은 이 폐포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나무처럼 가지를 치며 형성된 기관지와 폐포는 가슴막과 갈비뼈에 싸여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2. 기관지 내시경 검사의 목적
기관지내시경은 위내시경처럼 흔히 시행하는 검사는 아니지만 일부 호흡기질환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검사입니다. 기관지내시경 검사의 주된 목적은 인후부, 성대, 기관과 기관지의 점막에 이상이 있는지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질병이 발생한 폐의 부위로 접근해 분비물 또는 조직 검체를 얻어 질병의 원인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다음과 같은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기관지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폐암의 진단
폐결핵 및 기관지결핵의 진단
폐렴의 원인균 확인
객혈의 원인 감별
기도폐쇄 여부의 확인
사이질성 폐질환의 진단
원인이 불분명한 만성 기침의 진단
기타 기도 질환 및 폐질환의 진단
기관지내시경은 진단 목적 외에도 치료를 위해 시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기관지내 이물질이 있는 경우 내시경을 통해 제거를 시도하며,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막인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소작술, 풍선을 이용한 확장술, 금속이나 실리콘으로 만든 스텐트 삽입술 등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3. 기관지 내시경의 역사와 종류
기관지내시경은 1898년 Killian이라는 독일인이 처음 개발하였습니다. 이 기구는 경직성의 금속관으로 만들어졌으며 기도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고 기관지 내부를 깊숙이 관찰하기 어렵다는 등의 제한점이 있었습니다. 1968년 Ikeda라는 일본인이 위 아래로 구부러지는 굴곡성 기관지내시경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다양하고 편리한 부속기구 및 주변기기가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관지내시경의 종류는 크게 경직성 기관지내시경과 굴곡성 기관지내시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경직성 기관지내시경은 앞서 언급한대로 금속관으로 만들어져 구부러지지 않으며, 기도에 이물질이 있거나 기도가 좁아진 경우, 다량의 객혈이 있는 경우 등에서 주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굴곡성 기관지내시경은 유리섬유에 스테인레스 망과 합성수지를 입혀 만든 구조로 약 310도의 상하 굴곡이 가능하며, 국소마취만으로 편하고 빠르게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호흡기질환 진단에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기관지내시경에 사용되는 광원에 따라 백색광 기관지내시경과 형광 기관지내시경으로도 분류합니다. 일반 백색광 내시경으로는 폐암의 조기 병소를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특정 파장(400~440nm)의 푸른 빛을 기관지 점막 표면에 비추어 발산되는 빛의 파장을 증폭해 영상으로 표시해주는 형광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하여 조기 폐암의 발견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폐암이 기관지 벽에 어느 정도의 깊이까지 침범하였는지, 기관지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되었는지 등은 진단과 치료 방침의 결정에 중요한 부분이지만 흉부 전산화 단순촬영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검사도 최근 들어 점차 사용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좌측 그림은 일반 백색광 내시경으로 본 좌상엽 기관지 입구로 점막의 이상을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우측 그림은 동일한 곳을 형광내시경으로 관찰한 것으로 적갈색 변화를 띠는 부분이 이형성 또는 상피내암종이 의심되는 부위입니다.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는 주로 폐암 환자에서 종격동(종격)림프절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여 수술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생리식염수를 채운 주사기를 이용하여 탐색자에 달린 풍선을 부풀린 후 기관지 점막에 대고 내부의 구조물을 관찰하고 그림과 같이 흡인용 바늘을 이용해 조직검사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