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종탑을 철거했습니다.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부흥의 기쁨도, 쓰린 추억도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입니다.
그래도 좋은 기억이 더 많은 곳입니다.
여기와서 복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이사 갈 채비를 하나씩 하나씩 하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많이 묻습니다.
“목사님, 이사가면 주소 꼭 알려주셔야 해요. 정기적으로 생리대 보내고 있는데 주소변경 해놓게요.
목사님, 우리 카페에 공지해야하거든요. 꼭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주소가 확정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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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저절로 아이가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쉽지 않았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숙젯날도 받아오고, 약도 먹고, 인공수정, 시험관시술 등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임신은 되지 않았습니다.
좋다는 한의원과 한약, 난임전문병원 등 전부 돌아다녀봤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달은 되겠지, 이번에는 꼭 될거야. 예감이 좋아."
매번 희망과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지나가는 어미 개와 강아지만 봐도 눈물이 났습니다.
“동물들도 새끼가 있는데 우리는 왜 이리 힘든 걸까?”
난임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면
임신에 성공했다며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의사선생님께 연신 고개를 숙이는 사람을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눈가에 눈물이 가득 맺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7년을 넘게 임신시도를 하니 심신이 지쳐갔습니다.
자궁에도 자극을 됐나봅니다.
검사를 하던 중 갑자기 큰 병원에 가보라는 얘길 들었습니다.
수원 성빈센트병원을 갔습니다.
난소에 암이 발견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릴 들었습니다.
너무 큰 층격이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우리 부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을 나와 정처없이 운전하다 장안공원을 가게 됐습니다.
벤치에 앉아 서로 아무 말없이 다른 시선을 멍하게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어느 순간,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이 서러웠고, 곧 죽는 걸로 알았기 때문입니다.
간절했던 아이는 안 생기고 암이라니 모든 게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그날따라 날씨는 굉장히 쾌청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마음은 우울한데 날씨와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습니다.
더욱 낙심 됐고 모든 소망이 끊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병원을 국립암센터로 옮겼고, 좋은 의사선생님을 만나 임신과 암치료를 동시에 시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첫번째 진료를 마치고 처방전을 들고 병원을 나섰습니다.
여러 약국 중에 “희망약국”이란 곳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둘은 서로 마주보며 “여기로 갑시다”란 묵언의 대화를 하고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소년소녀처럼 달려갔습니다.
지금은 완치판정을 받았으며, 자녀도 둘이나 생기는 기적을 맛보게 됐습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그래도 날마다 새로운 삶을 허락한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가 소중합니다.
우리에겐 날마다 날마다 새 날의 연속입니다.
덤으로 살아가는 삶이고,
기적을 직접 체험하며 살아가는 현재진행형인 삶입니다.
따라서 우리 부부는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을 위한 삶으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렇게 다짐했습니다.
항상 주위를 돌아보며 더 겸손하게 살것을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