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란 말이오!
황망하고 슬픈 비보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3월4일은 우리 미목회원들이 모처럼 만나기를 약속한 날,
오랜만에 얼굴 마주할 기대에 부풀었건만….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친구들 마음을 알기라도 하시오?
형! 생각나오? 중학교 1학년 때인가 이당리에 있는 우리 집에 놀러왔던 기억을.
우리 집 앞 도랑에서 가재를 잡으며 놀았던 적이 가물가물 떠오릅니다. 그로부터 각자가 가는 길에서
열심히 살았지요. 나이 환갑을 전후해서 객지 서울에서 만났으되 어릴 때 동문수학하던 그 인연으로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우정을 나누었던 세월이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생각하면 형과의 최근 만남이 유독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달포 전에 왜관에 있는 박회장 공장개관식
에 함께 갔다 왔었지요. 일칠회 전국 모임을 겸한 그날, 둘이서 ktx를 탔습니다. 새벽시간이라 요기를 위해
맥도날드 가게에 불쑥 들어갔다가 키오스크 앞에서 둘이 쩔쩔 매던 생각나오? 나이 먹었다는 자조를 서로
나누며 젊은 매장 직원이 내미는 커피 잔을 들고 열차에 올랐던 일.
돌아오는 길은 또 어땠소? 진도 친구 차를 얻어 타고 김천역으로 갔다가 아차하며 김천구미역으로 급하게
돌렸습니다. 셋이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방향도 잊어버렸던 거지요. 그뿐 아니었어요. 내가 볼일을 보고
오느라 계단을 서너 칸씩 건너뛰어 겨우 차를 탔고, 형은 걱정하며 기다려주었소. 그 날 수서역까지 오면서
시간도 많았는데 둘이서 나눈 이야기는 기억나는 게 별로 없구려.
점심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나눈 알코올 때문에 곯아떨어지고 말았으니. 그때 좀더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어야 했는데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날 우리 집까지 태워주고 가면서 “연락할게”라며 흔들던 손이,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마지막 순간이
되고 말았구려. 날마다 보내주던 카톡이 어느 날 갑자기 끊어져 궁금했습니다. “친구, 요즘 카톡도 없고 무슨
일 있소? 궁금하구먼∼”이라고 보낸 내 문자는 답장을 주지 않더이다. 야속합니다. 어떻게 친구들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간단 말이오? 그러고도 떠날 때 발길이 떨어집디까?…
형이 열정적으로 올렸던 카페의 글을 많은 친구들이 읽고 또 읽습니다. 지금 읽어보니 마치 이런 이별을 미리
작정이라도 했던 것 같아서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 글들이 올려 졌을 때 무심하게 대하던 나와 여러 친구들을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그동안 이승에서 겪었던 마음 아팠던 일이 있거들랑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하나님
계시는 곳에서 편안하게 영면하기를 기도합니다.
첫댓글 오호,통제라.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어째 이런일이,....
삼가고인의 명복을빕니다.
아멘...
먼길 떠난 친구에게 무어라 인사는 해야겠는데, 어디에 대고 인사를 해야 할지 몰라 여기 댓글에다 올립니다. 잘 가시게 친구야!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슨사연으로 먼저 갔는지 친구사연이나 알고지냅시다. 명복을 안빌어도 하느님께서
자리 마련하셨다니 편히사시구려.
이런, 이런, 이런......
오늘에야 소식을 접하네.
그저 멀리서나마 명복을 빌 수밖에.
아픔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