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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가장 강한 기사가 누구냐는 질문은 뻔한 대답을 할 테고, 가장 독특하거나 튀는 기사가 있다면?
음, 먼저 물어보신 질문은 쉬운데... 잘 모르겠습니다.
- 그렇다면 기보로만 접한 프로기사 중에서 영향을 받은 선배기사는 있나요?
후지사와 슈코와 오다케 선생님입니다. 후지사와 선생님은 포석 감각이 자유롭고 독창적이죠. 오다케 선생님은 두텁게 국면을 운영하고 싸움을 즐기시죠.
- 결국 류동완 선수는 오다케 선생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전투를 즐기는 것을 보면요.
- 광주 출신이죠. 골든벨 바둑도장 1호라고 들었는데, 이 참에 자랑 좀 해 보세요.
광주에서는 빛고을 바둑도장이었고 저는 중1 때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2, 3년 다른 도장에서 공부를 하다가 도장이 서울로 이사오는 바람에 다시 들어갔죠. 그게 바로 골든벨 바둑도장이고 아직 저 말고 프로기사가 더 배출되지는 않았어요.
- 뒤를 이을 후배는 언제쯤 나올까요?
그거야 모를 일이죠. 다만 두살 아래 제 동생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연구생2조이긴 한데, 올해 안에 입단할 것이라 믿어요. ^-^
- 잘 하면 형제기사가 또 탄생하겠군요. 동생을 위해 스파링을 해 주는 편인가요?
형제끼리는 이상하게 승부욕이 나지 않아요. 그래서 거의 안 두죠.
- 바둑 공부는 하루에 얼만큼 하나요?
어영부영 10시간 정도. 하지만 집중하는 시간만 따지면 5시간 정도로 봐야 할 듯합니다.
- 주로 어떤 쪽을 공부하나요?
다른 프로도 그렇듯이 우선 기보를 많이 보죠. 사활풀기도 무척 좋아합니다.
- 그럼 직접 문제를 많이 만들겠군요.
풀기는 좋아해도 만들지는 않습니다. 아니, 너무 어려워서 못 만들죠. 하하하.
- 바둑 외에 즐기는 게 있나요?
축구만 합니다. 다른 것은 전혀 하지 않아요.
- 올해 목표가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나요?
농심 신라면배에 대표 선수로 뽑히고 싶어요. 삼성화재배 같은 세계대회에도 나가고 싶고요.
- 끝으로, 단체전 바둑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만의 바둑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 집중을 하게 됩니다. 이기면 대박이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두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나봐요. 지더라도 갓 입단했으니 본전이잖아요.
인터뷰 직후 뒷풀이 자리에서 우연히 들은 얘기가 있어 소개한다. 류동완 선수는 4지명 선수 중 맨 끝으로 뽑힌 선수다. 그만큼 새내기 중에서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실 류동완은 그다지 노력하지 않는 연구생으로 선배들에게 찍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입단 이후 류동완은 하루가 다르게 모범생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김수장 9단은 말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서해안 기름 제거에 자원 봉사를 다녀온 김수장 9단은 함께 간 류동완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전한다. 류동완 초단은 최철한 9단과 함께 '저렇게 열심히 하나 싶을 정도였다'며 칭잔을 아끼지 않았다. 그 뒤로 류동완을 다시 봤다는 김수장 9단.
제일화재 이홍열 감독은 '지금처럼 해 주면 업어주고 싶은 심정이다'며 굴러들어온 보석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5연승까지는 잇고 싶다는 류동완의 바람이 이뤄질 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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