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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격적 감독' 또는 '화풀이성 갈굼'[3]
이런 짓거리는 우수한 부하의 이직을 유발하기 쉽고, 팀 내의 업무성과를 떨어뜨리기 쉽다. 뭐, 오너 일가 출신의 중간관리직이라면 회사가 자기 소유물이니까 상관없을 것 같다
- 다른 사람 앞에서 갈굼하지 말고 단 둘이 있는 곳에서 이야기하라. 업무상의 사소한 실수라면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해도 웃고 넘어갈 수 있으니까 괜찮다. 하지만 기분나빠서 하는 갈굼이라면 절대로 다른 사람 앞에서 함부로 하면 안 된다.
- 갈굼을 시작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뒷담화와 험담을 하지 말고 둘만의 관계에서 끝내라.
- 다른 사람 앞에서 부하를 욕보이기 위해 부하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종류의 질나쁜 농담을 하지 마라. 차라리 다른 부서 사람으로서 당신과 일을 같이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면 모르겠는데, 당신을 위해서 돈을 벌어다 주고 업무성과를 만들어주고 일을 해 주는 부하를 상대로 재미삼아 모욕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 소리 지르거나, 욕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때리거나, 성희롱 하지 마라.
- 갈굼에 부하의 가족이나 취미를 이유없이 끌어들이지 마라. 갈굼은 업무 성과와 노력에 대해서만 해도 충분하다.
- 부하와 관계없는 것을 이유로 들어 부하를 갈굼하지 마라. 점심 주문한 메뉴가 잘못 오거나, 점심 주문이 늦게 오는 것은 음식점의 잘못이고,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기거나 컴퓨터가 다운되는 것은 컴퓨터의 잘못이다. 왜 부하를 갈굼하는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아둔한 갈굼
- 고객 서비스 직종일 경우 고객 앞에서 갈굼하지 말고 반드시 고객이 볼 수 없는 내부 공간으로 데리고 와서 갈굼하라. 이런 부류의 암군들은 "고객 앞에서 신상필벌을 확실히 보여줌으로써 고객의 불만을 해소한다"고 주장하는데,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눈앞에서 갈굼하는 장면을 본 고객은 기분이 나빠져서 더 이상 당신의 매장에 오지 않는다. 땅콩 회항 사태에서도 고객 앞에서 직원을 갈굼하자 고객이 곧바로 회사에 항의 전화를 할 정도였다.
- 아무리 화가 나도 운행중인 배, 비행기를 독단적으로 세우고 부하를 함부로 내리게 하면 안 된다.
뒤집어 씌우는 암군
- 4년 이상 경력이 쌓인 부하의 태도/성실성/게으름/예절/예의 때문에 화가 나지만 구체적인 문제점(지각, 회사에 끼친 손해 등)을 지적할 수는 없다면 갈굼을 자제하라. 부하가 조직 부적응자라면 이미 퇴사 당했을 것이므로, 상대는 이미 충분히 조직 적응을 마친 부하이다. 당신이 갈굼하고 싶은 건 부하의 예의가 아니라, 부하가 당신의 부당한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지 않기 때문에 뭐라도 깎아내리고 싶어서 안달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당신이 문제의 근원이니 자제하라.
- 4년 이상 경력이 쌓인 부하가 '보고를 잘못해서 엉뚱한 사람을 혼내거나 엉터리 의사결정을 하게 되었으므로 부하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화가 나면, 문제의 근원은 당신이다. 부하보다 많은 월급을 주고 부하를 지휘할 권한을 주고 당신을 높은 직급에 올려놓은 까닭은 당신이 상황판단을 해서 부하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엉터리 의사결정을 하게 만들었으니 당신에게는 책임이 없고 부하의 잘못이다? 그럴거면 차라리 부하에게 관리직을 양보하고 당신이 부하 밑에서 일하시든지...
- 부하가 무엇을 거짓말하는지 서면으로 적을 수도 없는데도 '자꾸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서 짜증난다'고 말하거나 그런 이유를 들어 부하를 갈굼한다면, 십중팔구 당신이 문제의 근원이다. 정말로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하는 부하라면 당신은 아마 서면으로 보고를 주고받으면서 증거를 남긴 뒤 잘라 버렸을 것이다. 당신은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한다는 증거를 모을 생각조차도 없다. 당신은 상사로서 곤란한 입장을 감추기 위해 부하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 뿐으로, 중간관리직 실격이다.
- 자신의 잘못으로 문제가 생기면, 직속상사에게는 부하의 잘못이라고 거짓으로 보고한다. 이쯤 되면 이미 인성의 문제라서 스스로 잘못된 것을 깨달을 가능성도 없다. 소인배 상사는 조직 내의 암덩어리다.
"제가 부하 직원 관리가 미숙해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상사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거짓말으로, 부하는 아주 똑똑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그런지 업무에서 실수가 많이 생기더군요." (상사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거짓말으로, 업무에서 생긴 실수는 상사의 잘못이며, 부하는 아주 건강하다)
"A주임이 경험이 없다 보니 이해력이 떨어지고 배우는 속도가 느립니다." (명문대 출신 부하에게 고졸 과장이 자기가 저지른 잘못을 떠넘기면서)
"B대리가 회사를 그만두고 경쟁사로 이직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부하의 희망이 아니라, 유능한 부하를 쫓아내고 싶은 무능력한 상사의 희망사항이다)
회식을 남발하는 소모적인 상사
- 부하들을 달랜답시고 잦은 회식을 남발하면 그게 되려 더욱 독이 된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회식을 하면서 밥을 먹여주니 좋아하겠지라고 큰 착각을 하고 있는데 부하의 입장에서 보면 회식 = 휴식시간 강탈이다. 상사의 입장에서 회식은 부하들을 달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하들은 상사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상사에게 잘보이기 위해 두뇌풀가동을 해야만 하는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사석이라고 생각하겠지만결코 사석이 아니다. 군대의 예를 들면 사단장이나 군단장같은 최고급 지휘관과 직접 면전에서 맞대면한다고 생각해보자. 긴장이 안될수야 안될 수가 없다.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부하의 입장에서는 상사와 맞대면하는 것 자체가 그 상사의 인격과 직급에 따라 그 크기는 다를지언정 긴장되긴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식은 너무 자주 하면 안 된다.
- 차라리 부하들에게 회식할 시간만큼 휴가를 준다. 그 동안 부하들은 긴장으로 인해 생긴 피로를 회복해서 업무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 회식에 들어갈 비용으로 회식을 하지 말고 그걸 부하들의 수당에 더 붙여줘라. 부하들이 아주 좋아한다. 상사 눈치를 봐가며 먹는 눈치밥이 될 돈이 자기가 마음대로 쓸 돈으로 바뀌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 회식은 정말 최소한만 해라. 아예 안하면 부하들의 사적인 의견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정말 가끔씩만 해주면 좋다.
3.2. 통제가 어려운 부하
이 경우는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뉜다.
인성은 올바른데 눈치가 없어서 짜증나는 부하
- 자신이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입장이라면 해고를 해라. 하지만 보통은 당신에게는 해고할 권한이 없을 것인데, 그게 당신에게 없는 이유는 "해고를 하지 말고 잘 가르쳐서 써라"라는 뜻이다.
- 왜 당신이 화가 나며 어떤 개선을 기대하는지 말을 하라. 이런 부하는 눈치없는 사람이니까 절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른다.
- "왜 내가 상사이고 쟤가 부하인데 그걸 일일이 말해줘야 합니까? 그냥 일에서 제쳐놓고 뭐가 문제인지 말해주지 않고 퇴사할 때까지 은따를 시키면 그만입니다."라는 불만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사람 한 명이 통째로 구멍이 되면 팀의 업무성과가 저해될 것이고 그럼 인사고과 깎이는 건 당신 중간관리직이다. 멍청한 부하를 잘 지도해서 반 사람 몫이라도 하게 만드는 게 당신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는 걸 기억하라. 사람이고 한국어를 할 줄 안다면 하다못해 청소라도 시킬 수 있고 전화라도 받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부하가 스스로도 눈치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면 직장생활에 대한 책을 30권 정도 읽고 요약해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등 도움을 줘라.
- 언제 한 번 날짜를 잡아서 그 부하와 같이 그 부하의 일을 하면서 그 부하가 일하는 알고리즘을 간파해라. 그러면 확실히 개선할 수 있다.
- 의외의 경우인데 나와 그 부하 사이에 악질 부하가 끼어 있어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중간에 낀 그 훼방꾼을 해고시키면 된다.
말해도 그때만 "잘못했습니다" 하고 말하지만 전혀 개선이 안 되는 부하
- 말로 갈굼하지 말고 시말서를 제출하게 하거나 개선안을 만들게 하는 등 증거를 남겨라.
- 예를 들어 지각을 한다면 출근 퇴근 시간을 적어서 한달 내내 기록해보고, 농땡이를 친다면 농땡이 피는 시간을 적어서 내용을 기록해놓는다. 그러면 한 달 정도면 누가 보더라도 농땡이를 쳤다는 게 눈에 보인다.
- 내 앞에서만 일을 잘 하고 착한 척 하고 다른 곳에서는 업무태만이나 악한 인성을 드러내는 부하인데 이 경우 생각보다 상대가 힘들다. 이런 경우 가장 말단인 그런 부하의 부하와 친분을 쌓은 뒤 그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받으면 된다.
- 예를 들어 내가 중대장이고 하라구로 소대장이 있으면 그 하라구로 소대의 가장 막내 이등병인 소대원과 친분을 쌓고 그 막내 이등병에게 보고를 받는다.
3.2.1. 거짓말을 꾸며내는 부하
사고를 쳤을 때 크게 치면 감당이 안 된다. 찌라시를 믿고 노현정 아나운서의 이혼 설을 보도했다가 고소를 당해 신문사 편집국장이 사표를 낸 적이 있었다. 당시 편집국장 말에 따르면, 기자가 "미국에 사는 정씨 친척에게 들은 정보다. 서류 확인은 못했지만 확실하다."라길래 실었다가 사건이 커지고 추궁했더니 "증권가 찌라시를 주워듣고 썼다"라더라고 한다. 그 순간 하늘이 노래지더라고 한다. 거짓말을 꾸며내는 부하 때문에 대형사고가 터졌을 때 함께 사표를 쓰게 되는 건 중간관리직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부하는 신문기자 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업, 재무, 감사 등 그 어떠한 부서라도 거짓말을 꾸며내고 다른 사람을 모함해서 생존하는 부하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하는 미리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감시해야 한다.
가려내기 쉬운 방법 중 하나로 부하들이 자기 밑의 후배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좋다. 후배가 들어온 후 문제가 생겼을 때 거짓말을 꾸며내서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간혹 보이는데, 짬순을 인정해주는 것과 자기 잘못을 후배에게 떠넘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런 부하에게 짬순을 인정해준답시고 계속 신용하고 부하로 썼다가는 나중에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절대 묵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부하를 적발해냈을 때 반드시 보복을 막아야 한다. 거짓말을 꾸며내는 A대리와 B사원이 있는데, B사원이 A대리의 거짓말을 발각해냈다고 하자. 이 때 '좋은 게 좋은 것이니 넘어가자'라고 해버리고 A대리를 꾸중하는 정도로 넘어가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A대리가 B사원을 음해할 목적으로 'B사원은 사회 부적응자이다, 자신의 잘못을 상급자에게 떠넘겨서 A대리를 욕 먹게 만들었다, A대리의 잘못 뿐만이 아니라 모든 회사의 비밀을 퍼뜨릴 놈이니 일체 말을 섞지 말고 은따로 처벌해야 한다'는 식으로 사적 보복을 하기 쉽다. 거짓말로 위기를 넘기는 습관이 붙은 상사의 특징이다. 이런 일이 한두번이라도 생기면 그 다음에는 모든 하급자들이 차장이 아닌 대리~과장의 이익을 위해 일하기 시작한다. 기껏 말해줘봤자 보복이나 당하고 은따를 차장이 커버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차장~부장 선에서는 다른 부서로 A대리를 쫓아내는 것 외에는 방법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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