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초
김영준
창문을 열면 어머님이 날 반긴다
오래전부터 난 어머님을 인동초에 비유했다
아버지 가신 뒤 아들 사 형제를 키우기 위해 어머님은
자신이 여자임을 잊어야 했다
여자가 여자를 포기할 때의 그 마음을 아무도 모른다
동장군도 인동초 앞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조그만한 씨앗 하나가 토양을 가리지 않고 뿌리를 내려
가시덤불도 휘감아 올라 자신의 영역을 굳게 펼친다
어머니의 그러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내가 있다
인동초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 듯
어머니는 돈과 식량을 위해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멀티플래이어 축구선수다
지칠줄 모르는 그러한 힘이 어떻게 생겨나신 것일까
식목일에 인동초 한 뿌리 사다 작은 옹기에 심었다
처음에 갈대를 꽂았다가 그 위로 줄을 쳐 주었더니 힘차게 뻗는다
어머니와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아버지와 먼저 간 형들을 생각하는데
또 하나의 인동초가 툭 졌단다
2009. 08. 18. 15:00
첫댓글 또 하나의 인동초가 툭 졌단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좋은 날 되시길...
석산 선생님 스위시가 무엇일까 궁금한데요 배꼽만 남았네요 ~ ㅎ. 어머니를 향한 각별한 정이 사뭇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인동초, 잘 보았습니다 선생님
우리 어머니가 그렇게 살았답니다 ...어머니 생각이 너무나 납니다 ..좋은글 잘 보아습니다 ..
어머님의 얘기에서 인동초의 겨울 전설이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