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바뀐다는 것은 한 공동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점(時點)이 됩니다. 자칫 어수선해져서 무너질 수도 있는 위험도 존재합니다. 더구나 위대한 지도자가 역사(歷史)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새로운 지도자가 세워져야 할 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선택하셔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건져내어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을 향하게 하셨고, 40여 년의 광야 길 여정을 통해 이제 가나안 땅을 눈앞에 누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목적지가 코앞인데, 그동안 출중하게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해 왔던 모세가 죽고, 여호수아가 새로운 지도자로 세워졌습니다. 모세를 이어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로 세우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1절, 2절, 신 31:23).
모세가 탁월한 지도력을 보였던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던 모세의 수종자 여호수아는(1절) 모세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마음에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씀을 반복하여 말씀해 주시고 있습니다(6절, 7절, 9절). 그만큼 여호수아가 마음에 큰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도자가 바뀌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비전(Vision)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가나안 땅을 정복하여 차지하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출 3:8~10). 그리고 이 사명과 비전은 여호수아에게도 똑같이 내려집니다(2절~4절). 하나님을 따르는 신앙공동체에서는 그 공동체의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그 공동체에 주신 사명과 비전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의 방침이나 방식은 바뀔 수 있을지 몰라도 사명과 비전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모세가 섬기는 하나님과 여호수아가 섬기는 하나님은 같은 분이시고, 이스라엘 공동체의 주님은 하나님이시기에 이 사명과 비전은 바뀔 수가 없을 것입니다. 모세나 여호수아가 모두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시기를 모세와 함께하셨던 것처럼 여호수아와도 함께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5절, 9절).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만큼 든든한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사명과 비전을 주시면서 이루라고 하실 때, 그 삶과 사역 속에 늘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지상명령을 주실 때에도 세상 끝날까지 항상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셨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마 28:18~20). 모세와 함께하시며 역사하셨던 하나님을 옆에서 함께 경험했던 여호수아에게는 이와 같은 하나님의 말씀은 엄청난 힘과 격려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사명과 비전을 주시면서 늘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면 우리에게 주신 사명과 비전을 이루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한 가지를 당부하시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온전히 따르라는 것입니다(7절, 8절).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행하면 형통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7절, 8절). 신앙공동체의 지도자는 자기 생각대로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이 아닙니다. 공동체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는 지도자가 참된 지도자입니다. 그렇기에 신앙공동체의 지도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끊임없이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럴 때 그에게 맡겨진 공동체가 하나님의 사명과 비전을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묵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묵상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자기 생각에 따라 행하기 쉽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여 그 말씀에 따라 행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로 여겨야 합니다. 이 부분이 부족하면 다른 부분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2025년,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 아침입니다. 올 한 해도 하나님의 말씀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일을 우선으로 여기고, 그 말씀에 따라 맡겨진 공동체를 이끄는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닫고 그렇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