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을 보류해서는 안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무역 대국인 대한민국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지역 블록화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스스로 문을 닫는 것은 국익에 역행하는 일이다. 특히 중남미 최대의 교역국이자 북미 제조 허브인 멕시코와의 경제 협력을 소홀히 하거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를 멀리하는 것은, 스스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짐으로 재고 되어야 한다.
양국 간의 무역 통계와 냉혹한 현실적 요인을 살펴볼 때, 우리가 CPTPP 가입 및 멕시코와의 경제 통합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적극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 거점으로, 2024년 대 멕시코 수출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136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수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루어 왔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전자 및 IT 부품 등 우리나라의 주력 제조업 수출품이 멕시코 현지 공장과 북미 거대 시장으로 공급되는 핵심 관문 역할을 멕시코가 수행하고 있다. 이 시장을 안정적으로 다지는 것은 제조업 중심 국가인 한국의 수출 생태계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최근 멕시코 정부는 FTA 미체결국을 상대로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전략 품목에 대해 최대 5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하는 등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치솟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는 현재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어 있지 않다. 이미 CPTPP의 핵심 회원국으로 자리 잡은 멕시코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우리의 CPTPP 가입은 이러한 무역 장벽을 일시에 낮추고 고율 관세의 리스크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출 활로를 확보하는 가장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우회 돌파구가 된다. 나아가 멕시코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인 USMCA 체제 속에서 '니어쇼어링(Nearshoring: 기업이 생산 기지나 아웃소싱 업체를 자국과 가깝거나 인접한우방국으로 옮기는 공급망 전략)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생산 기지로 급부상했다.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중소·중견 부품 협력업체들이 이미 멕시코 전역에 진출해 북미 완성차 및 IT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제환경에서 우리나라의 CPTPP 가입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원자재 조달과 완제품 수출 과정에서 마주하는 가혹한 규제와 관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어, 글로벌 가치사슬(GVC) 내에서 한국의 입지를 탄탄하게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된다.
일본, 호주, 베트남 등 아태지역 주요 경제 대국들이 대거 포진한 CPTPP는 거대한 다자간 경제 블록이며, 멕시코는 이 블록의 북미 지역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CPTPP 가입은 곧 태평양 경제권 전체로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히는 핵심 열쇠가 된다.
멕시코는 세계 10대 무역 대국의 지위( (Top 10 Exporter) 를 확보하고 있고, 지금 멕시코 시장은 CPTPP 가입국이 되어 있는 일본의 독무대가 되어 있다. 이런 경제 영토는 우리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핵심 시장이다. 보호무역의 장벽 속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고립시킬 것이 아니라, CPTPP 가입을 통해서 멕시코라는 거대한 시장과의 무역 마찰을 해소하고 미래의 지속 성장을 담보하는 통상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인데 열심히 이 일을 추진하다가 갑자기 중단하면 우리 기업은 어떻게 되는가?
CPTPP 가입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