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발목이봉 1129m 경북 봉화
산줄기 : 백두청옥단맥
들머리 : 석포면 대현리 월암마을 문수사입구

위 치 경북 봥화군 석포면/소천면
높 이 1129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달바위봉 낚아채려는 형국, 조망 일품인... 봉화 솔개밭목이봉(1,128.6m)
경상북도 최북단 봉화군 석포면 소천면에 위치한 솔개발목이봉(1,128.6,m)은 백두대간상의 천령(天嶺)인 부소봉과 신선봉 사이의 두리봉(1,370m·일명 깃대배기봉으로 부르고 있으나 일제가 측량할 때 깃대를 꽂아 놓아 부른 이름)에서 동으로 갈래 친 산줄기가 청옥산(1,276.5m)~넛재(896m)를 지나 솔개발목이봉을 솟구치고는 한 가닥은 달바위봉(1,073.2m)을, 또 한줄기는 남으로 방향을 틀어 비룡산(1,129.4m)과 배바위산(967.8m)을 빚어놓고 낙동강에 막혀 맥을 다한다.
솔개발목이봉은 하늘에서 땅 위의 먹이를 노려보는 솔개처럼 특히 닭이봉, 닭알봉이라 하는 달바위봉을 낚아채려는 형국은 흥미로움에 재미를 더한다. 솔개를 닮아 조망도 훌륭하고 지형이 까다로워 독도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석포면 대현리 대정회장 이석천씨(60), 생태감시원 장태순씨(55)와 넛재 마루턱에서 동쪽 능선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길다, 긴, 진고개, 느긋하다는 뜻의 늦재→넛재는 내륙에서 으뜸인 춘양장을 다니던 큰 고개였다. 원래 옛길은 타랭이골과 강시골을 넘나들었는데 지금도 그 형체가 남아있다.
초장부터 급경사다. SK텔레콤 기지국 사용승인을 얻었다는 푯말이 줄지어있다. 넓적다리 굵기의 잣나무들을 간벌해 놓은 터널을 7~8분 걸려 마루턱에 올라서니 숨을 잦아들게 하는 육각정자가 있다.
계속 동으로 뻗은 능선을 따라간다. 헬기장도 지난다. 능선 양쪽 나무들을 잘라 보행에 지장이 없도록 폭 1.5m 넓이로 배려해 놓았다. 산불감시원이 산불감시초소에 쉽게 다니기 위한 것이었다. 봄눈이 발목을 덮는 아늑한 분위기에 조망도 좋다. 왼편으로 태백산의 문수봉, 부소봉이 허연 춘설을 뒤집어 쓴 채 고산의 위풍이 당당하다. 묵묘 주위에는 산짐승의 발자국도 많다. 옛길이었던 강시골과 타랭이골 안부를 지난다.
강시골 입구에는 잘 생긴 바위봉이 솟아있는데 이름이 벼락바위다. 얼마 전 이곳을 지나던 나그네가 도깨비(강시)에게 홀려 벼락바위 꼭대기에서 밤새도록 도깨비와 술판을 벌였다고 한다. 날이 훤히 밝은 뒤에 보니 밤새 맛있게 마신 술은 소 오줌이고 안주는 쇠똥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부터는 날이 저문 후에는 이곳을 지나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옛길이 세거리골에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넛재를 떠난 지 1시간쯤 후에 유인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에 닿았다. 초소에 걸쳐있는 사다리에 올라서지 않아도 조망이 시원하다. 북으로 길게 패인 타랭이골, 구무골에 터를 잡은 대현 마을의 진대봉, 쪼록바위봉이 좌청룡 우백호를 맡았고, 조산은 태백이, 안산은 솔개발목이봉이 배역을 맡았다. 남쪽은 강시골이 사타구니를 벌렸고, 서쪽은 청옥산이 만만한 거리에 있고 백두대간이 뒤를 받쳐주고 있다.
산불감시탑을 뒤로하고 남동으로 휘어 뻗은 주능선의 숲으로 들어서자 지금까지 따르던 길과는 영 딴판이다. 이곳은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아 나뭇가지가 배낭을 잡고 늘어지기도 하고, 모자를 벗기기도 하며, 한눈팔면 볼따구니를 사정없이 후려치기도 한다. 안부로 내려 작은 암봉을 지나 다시 안부다.
좁은 능선엔 조릿대가 나타나기도 하고, 신갈나무 아래에는 봄을 기다리는 진달래나무가 빼곡하다. 다시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조릿대 군락이 발길을 잡더니 암갈색의 바위봉을 끼고 왼편으로 트래버스하자 1128m봉 능선과 만나는 삼거리다. 산불감시탑에서 1시간10분쯤 걸렸다.
여기서 독도에 신경 써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정상을 바라보며 간다. 겨우내 쌓아놓은 눈처마를 피해가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세거리골 안부에서 중식을 푼다. 세거리골에 있는 아기씨 묘 생각이 난다. 옛날 딸을 데리고 이 길을 넘던 원님의 딸이 노독에 갑자기 죽게 되어 할 수 없이 세거리골에다 묻으며 "누구든 이 무덤에 벌초해주는 사람은 복을 받게 되리라." 그 후 무덤에 먼저 벌초한 사람들은 모두 한 가지 소원을 이뤘다고 한다. 워낙 지형이 오묘한 곳에 있어 찾기 쉽지 않다.
밥을 먹고 일어나다 땅속에 묻어놓은 홀치기 올무 100여 기를 찾았다. 올무는 눈이 없을 때 설치해야 짐승이 잡히는데 눈이 있으니 모두 철거하여 이곳에 숨겼다. 혹시 집에 두어도 위험하니까.
세거리골 안부를 뒤로하자 서서히 고도를 올리며 동쪽으로 조금씩 트는 능선에는 진달래나무 터널이다. 뒤틀린 소나무들이 나타나는 바위길을 올라서자 좁은 터에 삼각점(장성 312. 복구 2004)이 있는 정상이다. 1128m봉 삼거리에서 러셀하느라 1시간40분이나 걸렸다.
사방팔방으로 시야가 열렸다. 북쪽은 부소봉, 문수봉, 두리봉이 연이었고, 매봉산의 풍력발전기, 백두대간 상의 덕항산, 두타-청옥산이 보이고, 앞으로 눈을 당기자 연화봉, 쪼록바위봉, 창날을 곧추세운 듯한 진대봉, 두 귀를 쫑긋 세운 달바위봉, 뒤로는 부산 몰운대 다대포를 향하는 낙동정맥, 남쪽에 큰 덩치로 앉은 비룡산, 멀리 레이다망이 반짝이는 일월산, 서쪽은 각화산, 왕두산, 청옥산을 백두대간이 팔을 벌려 품에 안았다.
하산은 그대로 동쪽 능선으로 간다. 평탄한 능선으로 5분 소요에 T자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 능선은 비룡산 가는 길이고, 하산은 왼편 달바위봉으로 이어진 북쪽 능선으로 발길을 잡는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 25분쯤에 두 번째 봉에 올라서다 말고 달바위봉으로 가는 능선길을 버리고 왼편으로 트레버스하는 희미한 길이 나타난다.
왼편 926m봉을 향하여 급경사 능선을 내려서자 좁은 암릉 구간이지만 나무들이 많아 위험하지 않다. 올무를 설치했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길은 짐승길인 것 같다. 좁은 능선을 가며 오른편 아래 달바위골로 내려서지 않도록 독도에 신경 쓰며 서쪽으로 나가다 926m봉에서는 오른쪽 지능선을 찾아 내려간다.
송이버섯을 채취하던 협소한 숲을 뚫기를 달바위 능선을 버린 지 1시간쯤에 넛재에서 솔개발목이봉 서북쪽 사면을 지나 월암 마을에 이르는 임도를 만났다. 임도을 건너 잡목을 헤치며 30분을 내려서자 과적차량검문소와 부래주유소가 반기는 35번 국도다.
*산행길잡이
○넛재~(1시간)~산불감시탑~(1시간10분)~1128m봉 삼거리~(1시간40분)~정상~(5분)~T자 삼거리~(25분)~달바위봉 능선 삼거리~(1시간)~임도~(30분)~35번 국도.
눈이 있어 러셀하느라 6시간이 소요되었으나 평상시에는 이보다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교통
태백~봉화간 직행버스를 이용하여 넛재에 하차를 부탁한다. 정류소나 도로변에서 버스를 기다릴 경우에는 도착시간이 정확하지 않으므로 15분쯤 앞서 기다려야 버스를 놓칠 염려가 없다.
태백→봉화 시외버스터미널(033-552-3100~3300)에서 1일 10회(07:00, 08:35, 09:40, 10:45, 12:45, 14:45, 16:00, 18:15, 19:10) 운행. 요금 넛재 3,000원. 대현 2,600원.
대현→태백 버스정류소(054-672-6445)에서 1일 11회(09:30, 10:25, 12:25, 13:15, 12:05, 13:25, 15:05, 16:15, 17:18, 19:40, 20:50, 23:00) 운행.
봉화→대현 시외버스터미털(054-673-4400)에서 대현 경유 태백행 버스 1일 9회(08:20, 09:15, 12:05, 13:25, 15:05, 16:15, 17:18, 19:40, 21:50) 운행. 요금 6,600원.
태백에서 봉화, 현동, 영주, 대전, 대구, 안동, 의성행 버스가 있다.
*숙박
대현리 진대봉 언덕에 하늬바람펜션(주인 안만석·054-672-4750, 011-9777-4759)은 예약 투숙객을 위해 태백까지 마중해 주며 산행기점까지 태워주기도 한다.
이외에 청옥기사식당(054-673-4459), 모리가든식당(672-6446), 청옥산 자연휴양림(672-1061)이 있다.
부래주유소 김용주씨(011-367-6446), 대정회 이석천 회장(011-9076-6602)에게 민박 혹은 산행코스 문의.
글쓴이: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참고:월간<산> 200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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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