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본질(本質)은 불확실성(不確實性)이고 혼돈(混沌)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것을 확실하게 해 두고 싶어하고,
깔끔하게 정리해 두고 싶어 하고,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세워 놓은 계획이 100% 확실하고 확정적인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없다면 불확실성과 혼돈이
본질인 삶의 한가운데에 그저 있어주면 어떨까요?
확실하게 모르는 것에 대해 모른다고 정직하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 치 앞도, 1시간 뒤에 일어날
미래의 일도 결코 확실하게 알 수 없습니다.
오직 '모를 뿐'이 진실입니다.
그렇다면, 그저 모르면 됩니다.
알려고 애쓸 일도 없고, 안다고 말하면서 안다는 그 생각에
고집할 일도 없습니다.
그저 불확실하고 혼돈이 본질인 이 삶이라는 미지(未知)의 세계에
겸손하고 하심으로 내맡겨 버리는 것이지요.
'안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고,
생각으로 안다는 것은 100% 확실할 수 없기 때문에 안다는
그 생각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모른다' 함은 가장 정직하고, 진실한 생각이 아닐까요?
본질이 불확실성과 혼돈인 삶을 사는 것은 아주 단순합니다.
그저 모르면 됩니다. 그냥 모를 뿐이니까
그저 지금 여기 있는 나에게 주어지는 삶에 내맡기고 사는 것이지요.
삶에 나를 내맡기고 살면 내가 잘났다고 여겨,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큰일 날 줄 아는 오만한 마음을 버리게 됩니다.
내게 주어지는 삶에 설사 나쁜 일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그 나쁜 일이 진짜 나쁜 일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쁜 일인 그 실수, 그 실패로 인해 훗날 훨씬 더 큰 무언가를
더 크게 성공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확실하게 모르는 삶에 대해 안다고 오만함을 부리기 보다는,
삶에 대해 그저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모름의 진리에 온전히 내맡겨 보세요.
삶이 단순해지고, 더욱 진리다워질 것입니다.
--- 법상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