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까!
제주 기행을 다녀온 지도 며칠이 지났다. 갑자기 옛날에 중학교 다녔던 다사와 문양 지역이 떠올랐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문양역 종점에 내렸다. 그곳에는 야트막한 마천산(196m)이 있으며 매년 한두 번은 산에 올랐다. 역 주변에는 매운탕 집이 여러 곳에 널려있다.
정상에 올라 시계를 보니 20분이 걸렸다. 아직 체력이 쓸만하구나 싶었다. 휴대폰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쉴 틈도 없이 물 한 모금 마시고 곧바로 하산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아서인지 산에 오르는 사람이 적었다. 그 산의 중턱에는 까까머리 학동처럼 민둥산이었다. 아마도 산불의 흔적이 아닐까 싶었다. 산을 오르내리는 데 40분이 걸렸다.
마천산은 낮기도 하지만, 한 마을(서부실)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한 바퀴를 돌면 세 시간 정도 걸린다. 작은 봉우리가 솟아 있는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을 수 있고 숲속 길이라 여름 더위에도 산속은 시원하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편리하며 주위에 음식점이 많아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내려와 지인이 운영하는 매운탕 집에 친구들 몇몇이 모였다. 그 집의 여사장은 고향의 앞뒤 집에서 자라서 잘 알고 지냈던 사람이다. 사장인 줄 알고 반가워서 이름을 불렀더니 딸이라고 했다. 엄마는 모임에 갔다고 했다. 엄마와 딸이 그렇게 빼다 닮을 수 있을까 싶었다. 역시 그 집은 예나 지금이나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곳에 가면 고향 생각이 아침 물안개 피어오르듯 한다.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넘어가 내 고향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낙동강의 나룻배에 노를 저으며 건넜고 걸어 다녔다. 여름 장마철에는 물이 범람하여 마을 앞까지 들어와 바다처럼 느껴졌다. 겨울이면 강이 꽁꽁 얼어 얼음 위를 미끄러지면서 걸어서 강을 건넜다.
그런 시골뜨기가 타지의 학교에 다녔으며 도시로 유학까지 했으니 행운이었다. 당시 대부분 학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부모의 가산을 상속받아서 농사를 짓고 살던 어려운 시대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 시골에도 계몽하여 특수작물인 참외나 딸기를 재배하여 억대의 수입을 올리며 잘 사는 시골 마을이 되었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옛날 추억을 되뇌었다. 또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소담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황혼의 석양도 노을빛이 아름답듯 우리의 삶도 익어가기에 소중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옛 고전의 말씀도 인간은 어차피 죽을 운명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니 아등바등 살지 말고 먹고 마시고 즐겁게 살라고 하며, 운명을 사랑하라고 한다. 아모레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