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일본액션영화걸작선'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영화들은 정말 재미있는데 영화의 오락성에 비해 관객이 별로 많지가 않네요. 그래서 카페 회원분들께 영화를 추천하니까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영화 보러 가셨으면 좋겠어요. 9일(화요일)에 상영되는 영화들인데요. 바로 '붉은 유성'과 '태양을 훔친 사나이'입니다.
간단히 작품 소개를 하면요.
'붉은 유성'은 일본판 '네 멋대로 해라'라고 불러도 될만한 작품입니다.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를 보신 분들은 필히 이 영화를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비교해서 보면 상당히 재미있거든요. 영화는 첫 장면부터 '네 멋대로 해라'를 연상시키면서 시작해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비슷하게 끝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감독인 마스다 도시오는 단순히 '네 멋대로 해라'를 베낀 것이 아니라 고다르의 영화를 잘 이해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해야될 것 같네요. '붉은 유성'을 보면 '네 멋대로 해라'가 어떤 영화였는지가 거꾸로 이해되는 면이 있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지요. 그러나 이 영화는 액션 장르라는 틀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지 않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네 멋대로 해라'를 모르는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어요. 이 영화에는 스즈키 세이준의 '도쿄 방랑자', '살인의 낙인'에 각각 주연으로 출연했던 시시도 조와 와타리 테츠야가 등장하는데요. 스즈키 세이준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에게도 필견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휘파람 소리도 매우 인상적이에요.
'태양을 훔친 사나이'는 당시에 일본에서도 크게 히트했던 영화입니다.(거의 '쉬리' 정도로 크게 성공했다고 하네요.)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한 것뿐만이 아니라 비평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아서 '키네마 준보'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하기도 했어요. 이 영화는 상상력이 대단히 기발합니다.(어떤 이는 '지구를 지켜라'와 비교하기도 하더군요.) 간단히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요.(줄거리를 알고 봐도 별로 상관이 없어요.) 어느 평범해보이는 중학교 교사가 집에서 원자폭탄을 만들어서 정부와 맞장을
뜬다는 내용입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흥미가 가지 않나요?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왠만한 헐리우드 상업영화보다 훨씬 잘 만들었어요. 시종일관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가는 연출력이 대단합니다. 이 영화를 만든 하세가와 가즈히코는 그 당시 '70년대 일본영화의 구세주'로 불렸을만큼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감독입니다. 그의 연출부로 활동했던 소마이 신지와 구로사와 기요시는 이후에 일본영화계를 이끄는 감독들이 되기도 했지요. 이 영화의 각본을 쓴 레너드 슈레이더는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가로 유명한 폴 슈레이더의 형입니다.
이 영화에는 두 명의 대스타가 등장하는데요. 스즈키 세이준의 '유메지'에서 주연을 맡았던 가수이자 배우인 사와다 켄지와 후카사쿠 긴지의 야쿠자 영화로 스타덤에 올랐던 스가와라 분타입니다.
이 두 스타의 연기 대결을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국내에서 개봉을 해도 꽤 흥행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현재 일본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와이 슈운지 등)과 비교해보아도 세련됨에서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음악도 좋구요.
이것으로 영화의 소개를 마칩니다.
시간은 9월 9일 화요일 5시 30분 '붉은 유성', 8시 '태양을 훔친 사나이'이구요. 아마도 매진은 되지 않을테니까 당일 표 구입이 가능하실 겁니다. '붉은 유성'은 시네마스코프이니까 뒤 쪽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시간 되시는 분들은 꼭 가셔서 즐겁게 영화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
P.S: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www.cinemathequeseoul.org에 가서 확인하세요. 다른 상영작들도 모두 재미있으니까 시간되시는 분들은 많이 보러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