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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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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의 흥행이 순조롭다. 바로 전작인 <황해>의 부진으로 부담감이 상당했었을텐데, 지금 심경이 어떤가?
살았다. (웃음). 압박감이 엄청났는데 한숨 돌렸다. 내가 평소에 화투나 카드 같은 걸 안 치는 이유가 쪼이는 게 싫어서다. (웃음) 개봉일이 점점 가까워오자 잠을 못 이루겠더라.
지금은 편해졌나?
그렇다. 잠도 잘 잔다. 개봉 전까지 한 20일 동안 잠을 잘 못 잤다. 칸 영화제에 가서도 멍하니 있다가 왔다.
칸 영화제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들었다.
시사회장에서 박수는 예우 차원에서 쳐준다는 건 아는데... (웃음) 계속 쳐주니까 엄청 민망했다. 반응이 뭔가 다르다, 하는 느낌은 왔다. 사전 테스트 때 영사 기사가 “엔딩 크레딧을 중간쯤에서 자를래?” 물었다. 그걸 끝까지 보는 경우는 드물다며. 나는 (외국인이) 알아보지도 못할 한글 크레딧으로 끝까지 틀겠다고 했다. 개기려고. (웃음) 그랬더니 크레딧 중간에 웅성우성 거리며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거다. ‘영화제인데 왜 이 모양이지? 불도 안 켜졌는데 나가려 하나.’ 속으로 그랬다. 근데, 그 사람들이 내 가까이로 와서 주위를 둘러싸는 거다. 그 상황에 무척 놀랐다.
집행위원장도 나한테 파티장까지 함께 걷자고 하고. 파티장에 온 폭스 등 외국쪽 높은 사람들도 영화에 대한 반응에 들떠 있었다. 그래서 그 분위기에 신나서 술 퍼 마시며 떠들고 놀았겠지, 생각하겠지만 실제론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줄담배 몇 개 피웠다. (웃음)
<추격자> <황해> 그리고 이번 <곡성>까지 장르색이 강한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왔다. 스릴러나 호러 장르에 매료되는 이유가 뭔가?
내가 스릴러나 호러를 재밌게 보면서도 무척 겁을 낸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볼 때, 옆자리 생판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난리를 칠 정도로 스릴있는 장면을 끔찍하게 받아들인다. (웃음) 호러영화는 극장에서 절대 못 본다. 집에서 보면서도 정지버튼를 눌러가며 조금씩 본다. 영화의 결말을 알고 안도한 뒤에는 멀쩡하게 제대로 볼 수 있을 때까지 무한 반복해서 본다. 그렇게 내 기억 속에 살아남은 걸작은 날 미치게 한다. 그러면서 그 장르에 빠져드는 것 같다. 그런 긴장감 넘치는 상황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한편으로 재미와 쾌감을 느낀다.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실제론 겁이 많다고 한다. (웃음) <황해> 이후 <곡성>을 만들기까지 6년이 걸렸다. 그 과정에 대해 듣고 싶다.
<황해> 이후 “그런 류는 그만 찍고 상업영화를 해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난 약이 올랐다. 한 3년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였다.
작품에 대한 아쉬움인가? 흥행 때문인가?
<황해>는 11개월을 촬영하고 후반 작업을 40일밖에 못했다. 잠도 안자고 달렸지만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내부 시사로 결과물을 체크하는데 소리는 엉망이고 화면은 잘 안 보이고.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정신이 확 들었다. <황해>를 봐준 관객들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당시 인터뷰도 무대인사도 거의 안 했다. 그리고 개봉 이후 서너 달 동안 <황해>의 후반작업을 다시 했다. 재개봉을 생각한 건 아니고 이대론 내 스스로 도저히 용납이 안 되었다.
지금은 <추격자>보다 <황해>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나도 그렇다. 새로운 후반작업 후 수정된 버전은 국내 극장에서 상영된 적은 없다. 나중에 영화제에서 <황해>의 수정 버전을 상영했는데 같이 본 류승완, 임필성 감독이 “완전히 다른 영화잖아” 하며 놀라더라. 그걸로 일단은 만족했다.
가야한다, 모든 걸 다 까고서
그리고 바로 <곡성>을 준비한건가.
원래는 <황해> 끝나고 미국에서 영화를 찍기로 했었다. 근데 못가겠더라. 억울해서, 한국에서 한 편 더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설욕하자는 의미에서. (웃음) <황해>를 좋아해준 분들이 나를 앞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곡성>을 구상하기 전에 생판 얼굴도 본 적 없는 투자배급사쪽 사람이 지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주위에서 상업영화를 만들라고 할 거다. 너도 흔들릴 거다. 하지만 그러지 마라. 그럴 때일수록 네가 잘하는 걸 해라.” 그 말이 흔들리던 나를 딱 붙잡아주었다. ‘그렇다면 가야한다. 가야하는데 좋다. 다 까보자. 어떤 실화도 레퍼런스도 없이 홀딱 다 까야한다.’ 결심을 했다. 그런 상태에서 <곡성>을 시작했다.
<황해> 때의 그 경험이 이번 <곡성>때도 크게 작용했겠다.
마무리가 될 상황에서도 ‘한 번만 더 하자,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며 확인했다. 후반작업때도 “한 번만 더 합시다”며 끝까지 밀고나갔다.
<추격자> <황해>와 달리 <곡성>에서는 주연배우들뿐 아니라 촬영감독도 바뀌었다.
모든 것을 '나'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 '영화'에 유리한 상황으로 만들고 싶었다. 홍경표 촬영감독을 고집한 이유다.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우리 둘 다 보통은 아니잖나 (웃음) 배우도 마찬가지다. 김윤석, 하정우 배우와 함께 하면 나야 좋다. 허나 <곡성>의 시나리오로 볼 때 두 배우는 최선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을 찾았다.
배경도 바뀌었다. 도시에서 시골로 변화를 주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
전남 곡성(谷城)은 할머니 고향이라 자주 놀러 갔던 곳이다. 어린 시절 내 기억 속의 곡성은 순수하고 밝은 곳이다. 보이지 않았던 곡성의 무서운 과거를 안 건 어른이 되고 나서다. 이 동네에는 한 날 한 시에 향을 피우는 집이 많다. 내 직계 중에도 돌아가신 분이 있고, 한 집 건너 원수지간이 될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인연도 있다. 폭우로 골짜기에 물이 넘치자 해골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적도 있단다. 동네 어르신들께 그 사연을 여쭤보면 “그런 걸 왜 묻냐? 잊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며 함묵한다.
또 80년도에 난 광주에 있었다. 당시 광주에서 대학 다니던 이모가 아이를 데려가면 괜찮을 줄 알고 날 데리고 간 모양이다. 그때의 이모 표정을 잊을 수 없다. 어른이 공포에 질린 얼굴을 처음으로 봤다. 그곳에 간 기억이 또렷하진 않은데 세상에, 숨을 못 쉬겠더라.
<곡성>의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곡성을 다시 찾았다. 고민이 생기면 또 내려가 보고, ‘영화적 표현이 가능할까?’ 싶으면 또 내려가 보았다. 그리고 바로 여기다 싶었다. 그 안의 많은 사연들이 평온함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그 너머로 어마어마한 자연이 지켜보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 모든 표현이 가능한 공간이 바로 그곳이었다. ‘애당초 이건 곡성이다. 이 영화는 곡성이다.’라고 확신했다.
<곡성>의 시나리오 작업은 전작들(<추격자> <황해>)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나?
전작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고 시나리오 수정 작업이 더 길었다. 반면 <곡성>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시나리오화 시키는 건 석 달이었지만, 구상부터 이야기를 완성시키는데 총 3년이 걸렸다. 곡성이라는 공간에 많은 사연들을 넣어야 했는데 그것들이 직접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플롯이 다른 플롯을 통해 설명되도록, 그러면서 그것이 하나로 종합되도록 만들고자 했다. 그 사이에 아예 없어진 것도 있고, 잔재가 남은 것도 있고, 또 전혀 생각지 못한 것이 끼어들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밸런스였는데 어느 플롯에 집중할지가 문제였다.
사실 어떻게 쓰든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엔딩이었다. 좋은 엔딩이 떠오를 때까지 7개월을 기다렸다. 미국 투자사에서 “왜 시나리오를 안 주냐? 줄거리라도 내놔라.” 독촉하는데 엔딩이 생각 안 난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그쪽에서 도저히 못 기다린다며 중간에 돈도 끊었다. 나는 “맘대로 해라” 그랬고. (웃음)
그렇게 2년 여 된 상황에서 몇 달을 처박혀 있었다.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이었던 어느 날 새벽, 머릿속에서 뭔가가 반짝반짝 거리기만 하는 거다. 일단 쓰기 시작했다. 해가 뜰 때까지 한 4시간 동안. 쭉 구상해온 게 아니라 냅다 갈겨써서 마무리를 지었는데 그때 너무나도 느낌이 벅차올랐다. 그 상태에서 일단은 덮어두고 지우는 일이 없길 바라고 잠들었다. 다음날 일어나서 다시 열어 보는데 쇼킹했다. 바로 이거다! 수정할 것도 없다!
그것이 지금의 영화인가?
그렇다.
<곡성>이 아름답게 촬영됐음에도 그 내부는 지옥인 것이 이해된다. 어린 시절의 향수가 떠오르면서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는 게 말이다.
오늘 인터뷰에서 처음 하는 이야기다.
장르 영화로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로 흐르다가 후반부에서 그것이 완전히 빗나가서 놀랐다. 장르 영화들이 워낙 많아서 서로 모방하고 변형하는 식인데, 어떻게 요즘 시대에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감동했다.
그날 떠오르던 태양이 아직도 선명하다. (웃음)
<추격자> <황해> <곡성>에는 공통적으로 가족들이 해를 입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런 무서운 상황을 계속 다루는 이유는?
어렸을 때, '어떠한 이야기를 찾으러 다닐 게 아니라, 네가 진짜로 세상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떠들 수 있는 이야기를 하라’고 들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그런 것들에 민감하다. 물론 아름답고 깨끗한 것이 좋지. 하지만 내 시선을 자꾸 끌어당기는 것은 무서운 사건이다. ‘누가 누구에게 끔찍한 짓을 했대’ 하는 기사들을 보면 정말 무섭다. 보고 싶지 않지만 자꾸 돌아보게 만든다. 근처에도 가기 싫지만 계속 가게 만든다. 그렇게 한 꺼풀 한 꺼풀 열어서 들여다보면 진짜 지옥이 나온다.
<추격자> 때부터 어떤 큰 각인이 생겼던 것 같다. 당시 형사였던 친구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데 그때 떠들썩했던 유영철 사건에 대해 들었다. 나는 무능력한 공권력에 대해 화가 났지만, 그 당시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도 같은 화제로 대화하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했다. (피해자였던) 출장 안마 아가씨들에 대해 차마 옮겨 담지 못할 정도의 이야기... 그땐 내가 더 젊었고 술까지 먹은 상태라 미치게 화가 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쓰기 시작한 것이 <추격자>였다. 취재하면서 더 화가 났고, 막 욕을 해주고 싶어서 만들기도 했던 영화다. 그때 가장 많이 느낀 것이 그 옆자리 사람은 ‘기사가 기사로 안 보이는 구나. 그 글에 대해 뭔지를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이후에도 그런 기사들을 보면 머릿속으로 영상화를 시킨다. 너무 무섭고 끔찍하지만 그래서 더욱 자극이 돼서 보게 되는 것 같다.
<추격자> <황해>에선 공권력에 대한 분노, 그리고 무능한 경찰들이 등장한다. <곡성>에선 아예 경찰이 주인공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이라 애초에 해결할 능력이 부족하지만 역시나 무능하게 나온다.
이전 영화들에선 그런 의도가 있기도, 없기도 했지만 <곡성>에선 그런 걸 표현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최근의 한국 영화들에서 딱히 기억에 남는 음악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곡성>의 음악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음악 작업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음악 감독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여러 편 작업하면서 어지간한 작업은 다 꿰고 있는 분들이지 않나. 이 장면에선 이런 음악 넣고, 저 장면에선 저런 음악 넣고 하다보면 전체적으로 좋게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곡성>은 영화 전편을 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난다. 편집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편집기사가 ‘귀신 들렸다’고 할 정도로 프레임 몇 개가 전편에 영향을 미치더라. 음악도 전체를 다 녹음하면 전혀 다른 느낌이 들어서 꼭 전편을 다 봐야만 확인이 됐다. 그렇게 영화를 수십, 수백 번 봐야하니 그때부터 지옥이 되는 거지. 수없이 반복하면서 이전 느낌들은 씻어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어떻게든 쥐어짜내면서 굉장히 오래 작업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내가 막 떠들면 큰일 나겠다
인터뷰 시간이 길지 않아서, 익무인들이 <곡성>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질문들로 넘어가겠다. 코믹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전작들에 비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려는 시도가 보인다. 그런 변화를 주게 된 이유는? (이하 인터뷰 질문과 답변의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결말이 주인공의 가족과 관련 있기 때문에, 가장 처음의 주인공 얼굴과 마지막의 주인공 얼굴의 갭을 허용 가능치 만큼 벌려놓아야 한다는 욕구가 있었다. 전작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DNA 수준에서, 본능적으로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려 했다. 전작들이 점점 강한 것들을 선보이면서 관객을 잡아놓는 형국이었다면, 이번에는 가능하면 이완시킨 뒤 그 틈을 치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객과의 질문’ 등의 자리에서 영화 속에서 관객을 현혹시키는 장치,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은 것들에 대한 질문의 답을 회피한 적이 있나?
내가 답변을 하면 안 되는 공식적인 자리일 경우에. 그리고 또 내게 어떤 가이드들이 내려온다. (웃음)
개봉 후 <곡성>에 대한 여러 글들이 올라왔는데, 그 중 놀라웠던 해석이 있엇나?
하나 같이 ‘정말 죽인다. 장난이 아니구나. 내가 막 떠들면 큰일 나겠구나’ 싶었다. (웃음)
영화 팬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독버섯 환각발작론 / 기독교 믿음낚시론 / 무속인 이종격투론 / 일제강점기 은유론 / 황희정승론 / 독자적 미신잡탕찌개론 등. 이중 가장 와닿았던 것은?
그건 말씀 못 드리겠다. 하나 같이 지당해서. 정말 대단하시더라. (웃음) 대체 어떤 분들인지...
종구가 무명을 처음 만날 때, 무명이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이유는?
아무 의미 없다.
박춘배를 굳이 좀비로 되살린 이유가 있나?
일본인이 뭔가를 하는 상황에서 그러한 행위가 선인지 악인지 관객 입장에서 체크할 포인트가 필요했다. 박찬욱 감독도 시나리오를 보고는 “다 좋은데 이건 아니야”라고 말했지만. 내 입장에선 관객에게 재미를 좀 주고 싶었다. 빙의된 사람에다가 전형적인 피부 트러블을 믹싱하니 그게 바로 좀비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때다. 그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의 입맛에 맞는 장면을 넣자’고. 아주 격렬한 반대에도 무릅쓰고, 후반작업 내내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장면을 보면서 박수치고 웃어줄 소수를 위해 지켜낸 장면이다. (웃음) 분명 손해라는 건 알지만 그들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
영화 속 일광이 “버러지 같은 놈, 미끼를 삼켰구만”이라고 말하는 대사에서 버러지와 미끼는 각각 누구를 뜻하는 건지 궁금하다.
우선 내 생각을 말하면 종구한테 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곡성> 시나리오를 쓰면서 고민한 것이, 내 이름이 영화에 들어가면 관객들이 공격적으로 볼 거라는 점이었다. 팝콘, 콜라도 안 사들고 와서 눈을 반짝이며 의심하고 짐작할 것 같았다. (웃음) 하지만 관객 모두가 생각이 같지는 않을 거다. 그들의 예상을 그 시점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그 장면이 나올 때까지 각자 느끼는 것에 대한 답이 일광의 대사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 인터뷰에서 "곡성을 통해 신께 질문을 하고 싶었다" 고 했다. 영화가 "기독교적 의미의 신은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그 능력의 발현 시기에 대해 질문"하는 내용인지, 아니면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절대자' 라는 막연한 개념의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을 하는 내용인지 궁금하다.
후자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다양한 신들이 있었는데, 특정 시기에 강제로 배제당하고, 또 어떤 신앙은 이상하게 왜곡되고, 타국의 종교가 들어오면서 종교적이며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희한한 믹싱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단 하나의 종교에 대해 확고한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흔들림 없는 명확함을 갖고 있겠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거다. 신에 대해 우리 중 7~80%는 성경의 신을 떠올리면서도 한편으로 다른 귀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혼돈스런 상태에서 ‘무명’이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게 자연스러울 거다. 관객 개개인의 다양성에 그들의 종교적 다양성까지 포개진다면, <곡성>은 결코 하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무명이 "아비가 의심을 해서..." 라며 굳이 3인칭을 쓰는데, 종구가 아닌 다른 아비를 지칭하는 것인지? 또 외지인과 일광이 그런 행위를 하는 목적이 뭔지 궁금하다. 외지인을 신으로 놓는다면 인간은 신의 목적 없는 행동으로 인해 파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인가?
서아시아, 일본, 그리고 국내에서 좀 오래된 종교의 성직자들을 만났다. 그들의 교리가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인데도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세상을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지만 그 완벽함과 신성함이 공통적으로 오류를 일으킨다. 무명의 그 이후 대사들도 납득이 잘 안 될 거다. 완벽함이 만들어내는 모순, 어색함 같은 걸 담아보기 위해 그렇게 표현했다.
일본인 외지인을 통해 “다시 증명해 달라, 다시 가까이 와서 선악을 알려주고 존재함을 알려달라”는 인간의 의심, 그리고 그 신이 왔을 때 우리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신의 선함을 확신하고 그 존재함을 믿을지에 관해 다루고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 종구의 얼굴을 통해서는 비슷한 입장에 처한, 사랑한 이를 떠나고 보내고 남은 이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효진의 할머니가 사실은 귀신이며, 어쩌면 모든 사건의 발단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그것도 미끼다. (웃음)
일광과 마찬가지로 외지인 또한 악의 하수인이라는 해석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어떻게 보든 상관없도록 디자인했다.
무속 신앙 장면이 중요하게 나오는 가운데 영화의 시작과 끝에는 성경이 인용된다. 여러 종교를 접목시키면서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각 종교에 대해 취재를 하면서 이해가 잘 안 되면, 길게는 두 달까지도 그 장소에 머물며 그분들과 같이 뭔가를 했다. 각 종교마다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빠져들더라. 시나리오 쓸 때마다 각각의 종교에 대한 밸런스가 달라져서 더하고 빼고 늘리고 줄이기를 반복하다가 가장 이상적이다 싶은 것만 남겼다.
타협보다 중한 것
본인이 생각하는 '진짜 중한 것'은 뭔가? 영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영화를 통해 항상 강조하고 싶은 건 '인간'이다. 좋든 싫든.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현실과 부득이 타협해야할 때가 있다면?
자연엔 이길 방법은 없다. 날씨라든지 시간이라든지.
인위적으로 가능하다면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영화의 한 프레임을 구성하는 요소가 100이라고 하고 그중 하나가 미스가 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하나 같이 내가 귀하게 여기고 모시고 온 분들인데 한 가지 미스가 있지만 나머지 99를 담당하는 분들에게 미안해서 그냥 진행할지, 아니면 99개를 담당하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미스를 고칠지, 어느 쪽을 선택할 지에 관한 문제다. 나보다 경험이 많은 아티스트들을 모셔온 내 입장에선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첫 15세 관람가 영화다. 무대인사 때 10대 관객들을 보면서 “걸그룹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앞으로 젊은 친구들을 생각해서 만들어야겠다.”고도 했다. 차기작은 보다 대중성을 고려하겠다는 이야기인가.
30대 때까지는 잘 몰랐는데, 40대가 돼서 젊은 관객들을 보니 너무 밝고 깨끗하고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그리고 내가 그 나이 때 어떤 사람이었나 떠올려보니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영화가 유해질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그 나이 때 자기가 어리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웃음) 나도 그랬으니까. ‘다가갈 수 있겠다. 자주 만나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익스트림무비에서 특히 <곡성>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다.
매일 들어가서 글들을 확인한다. 많은 관심들에 감사하고 있다. 내가 영화를 하면서 가장 큰 힘이 된다.
최근 인터뷰같은데 너무 흥미돋는 이야기가많아서 퍼옴
상업영화 컨택엄청들어온것도 흥미돋 유명감독들은 다들어오나봐..
이렇게 자기뚝심 강한감독들이 많아졌으면..
문제있을 시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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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종구가 무명을 처음 만날 때, 무명이 그에게 돌을 던지는 이유는?
아무 의미 없다.
!!!!!!?!??!!!!!
222 예????!!!!???????? 돌던지는거 존 섬뜩이엇는데요..??????
뭔가 생각하는 방식은 멋지다 약간 고차원적이고 저번에 감독들 인터뷰때 어떤여시댓에도 썼지만 공감능력이 없는건가 했더니 그냥 조금 현실적인 성격인듯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ㅋ나도거기서 예? 이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기준 노인보다 곡성이 더하던뎈ㅋㅋㅋㅋㅋ
할머니 관련 얘기가 미끼였다는게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단거야??
아님 귀신이란 얘기..??
이아자씨 지하철 갑나 잘타심 왕십리역에서 뵛쥬?
무명이 종구한테 돌 던지는 거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물이 퍼지면서 호수가 일렁이기 시작하는 그런 의미로 생각했는데.. 무명이 돌 던지고 나서부터 의심과 소문이 곡성에 점점 퍼져나가는 걸루..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도..이부분이랑 작가뚝심이 잘보여서 좋았어
아 넘나 좋다..곱씹을수록 좋고 찾아볼수록 좋다 이영화는
좀비씬은 역시 웃으라고 넣은거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독인터뷰 볼수록 곡성 참 잘만든영화같음ㅋㅋㅋㅋ재밋드 재밋어
좀비씬 존나 강렬하게 남았어... 보면서도 '저게뭐얔ㅋㅋ'이러면서 웃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걍 선물이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좀비장면에서 몰입이 너무 확깨가지고 좀 당황했어...좀비자체보다 그 연출이 너무 B급스러워서...특히 삽부러뜨리고 머리에 박힌거 빼낼때 확깸...
진짜 DNA부터 무섭게 한다는거 뼈저리게 느낌.. 사람이 영화나 매체를 보면서 무서울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생각했어 ㅋㅋㅋㅋ 성공하셨네요 감독님 ㅋㅋㅋㅋㅋ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그것도 대단한거라 생각함
그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올수있게 연출한게 대단하다생각해
그거?아무의미없엉ㅎ 차라리 이렇게 말해주는게 그거는 이런이런의미였다 하고 딱 정해주지 않아서 더나음
재밌다
할머니는귀신이여사람이여???
다른건몰라도 어떻게 저런 시나리오 썼는지 진짜 대단.....
황해 내가 두번째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영환데.. 곡성도 꼭 보고싶다 ㅜㅜ
난 다 무서웠엉8ㅅ8 그치만 재밌었어!
무명의 돌팔매질..할머니 배후설..좀비..하나같이 죄다 나는 미끼를 덥썩 물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쿠ㅜㅜㅜㅜ
ㅋㅋㅋㅋ돌 ㄴ짴ㅋㅋㅋ아무의미 없었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곡성에 진짜 무서운 소문이 많았구나...몰라쪄...
황희정승론은 뭐지???? 궁그미 찾아봐야지
후우 후우 한번더보고싶은데 개쫄보라 무쪄워서.....
인터뷰 보니까 더 재밌다 ㅋㅋㅋㅋ
아씨 졸려서못읽ㄺ게써
황해 수정된버전 보고싶다
ㅋㅋ꿈보다 해몽이 크지 문학이든 영화든 간간히 느끼는 부분이지만 해석 혹은 평론이 감독이나 작가가 말하고자한 것 보다 더 크게 보는 것 같아 ㅋㅋㅋ 정작 내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대단해 다들ㅋㅋㅋㅋ이럴 듯
마자 다른 얘길수도 있지만 시인들이 자기 시 해석한거 보면 놀란다자나 ㅋㅋㅋㅋ
시나리오 대천재야 진짜
점점 인터뷰 자세하게 해주는 것 같당 ㅋㅋㅋ 이 인터뷰 질문들도 좋구 ㅋㅋ 영화 의미도 그렇지만 why, how to 도 흥미로운 것. 황해 때문에 3년이 지나도록 가끔 자다 깼다는게 감독 성격 진짜 잘보여준다 ㅋㅋ 아 곡성 너무 재밌어!! 또 보고싶다!!
난 좀비신 보는데 진짜... 미쳤나 웃음나옴 뭔가 웃겼어... 별로 무섭지가 않았어..
인터뷰 흥미돋 재밌다!!! 해석한 글도 많고 보면서 오 그럴싸하다 생각했지만 머릿속에 명확이 이 장면은 이 대사는 이 인물은 뭐다 라는 답이 내려지기 힘들었는데
모두 감독이 의도한 바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