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괴강교 유원지에서 자동차로 약5분정도 달려가면
칠성(七星)면 앞을 흐르는 괴강 중류와 만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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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다리를 건너면 괴산의 깊숙한 오지마을인 외사리 마을까지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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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석양빛을 뒤로하며 괴강길을 따라 2~3분 정도 달려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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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칠성면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곧장 쭈욱 ~ 가면 이화령을 넘어 문경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칠성면 갈론마을이라는 속리산 끝자락에 숨어있는 오지의 강마을이 나온다
왜 ? 어찌하여 갈론 마을이냐 했더니 옛날에 칡뿌리를 일용할 양식으로
은둔생활을 했다는 선비들이 살던곳이라 갈은(葛隱)이라 했는데
나중에는 읽기 쉬운데로 그냥 갈론이라 부른다 한다
갈론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샛강 건너편에 서너 가구가 사는 강마을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자그마한 나루터와 나룻배가 하나 있는데
이것은 그들이 강을 건너 다니는 수단으로 쓰는 작은 나룻배이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모든 것이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갈론마을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람하나 겨우 지나 다닐만한 소로길 밖에 없어서
모두들 십리도 넘는길을 걸어서 겨우 이곳 칠성면 소재지까지 왔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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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면 소재지를 지나면서 버스정류장 앞의 이용원과 원두막 비스므리한 다방도 보인다
오래된 목조건물에 함석지붕으로 만들어진 다방 건물은 오래되어서 지붕이 벌겋게 녹슬어 있었다
이 동네 영감님들이 농사철도 지나고 지루한 겨울이 시작되면 간혹 커피를 마시러 가시겠지...
최백호의 노래 가사처럼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죽치고 앉아 ~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 어쩌구 저쩌구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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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끝에는 이렇게 여인숙도 보이는데 스산한 모습이 옛날 고려짝의 주막집을 떠올리게 된다
혹시 저곳에 들어가면 옛날 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만두속 되가지고 나오는것은 아닐른지...
에이 ~ 내가 또 무신 쌩퉁맞게 쓰잘데 없는 상상이나 하고있나 싶어
이 곳에 잠시 서서 오기택의 "충청도 아줌마"란 노래 한곡조를 떠올려 봤다
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
주안상 받아놓고 마주앉은 사람아 ~
술이나 따르면서 따르면서
내 설움 네 설움을 ~ 엮어나 보자꾸나 ~
서울이고 부산이고
갈 곳은 있지만은 ~
구수한 사투리가 너무도 정답구나
주안상 받아놓고 마주 앉은 사람아 ~
과거를 털어놓고 털어놓고
내 설움 네 설움을 ~ 엮어나 보오자꾸나 ~
진짜 저곳이 주막이 였다면 ,그리고 문을 열어놓았었다면
하룻밤 쉬어가면서 주안상이나 실컷 두두리며
그리고 이밤이 다새도록 부~기 부~기 키타부기나 불러나보고 갔으면
을매나 좋을까 하는 되지도 않는 상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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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그 막 그곳을 떠나려 할때 또 명국환의 "백마야 울지마라" 란 노래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나의 백토마을 쓰다듬으며 또 노래한곡 중얼 중얼거려 봤었다
백마는 가자 울고 ~ 날은 저문데 ~
거칠은 타관길에 ~ 주막은 멀다 ~
옥수수 익어가는 ~ 가을 벌판에 ~
또다시 고향생각 ~ 엉키는 구나 ~
백마야 ~ 배에엑 마아야 ~
울지를 마아라 ~
이눔의 백마야 !
이제 곧 날이 어두워지니 서둘러 어서 가쟈. 이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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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연풍까지는 16Km, 이화령을 넘어 문경까지는 4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황량한 겨울 들녁에 을씨년스럽게 세워져 있을뿐 지나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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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가면 연풍면을 지나 이화령고개를 넘어 문경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좀 전에 지나왔던 괴산군 칠성면으로 가는 길이다
이제 이화령 고개를 넘어 문경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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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읍내에서 약 20~30분 정도 달려가면 충주와 상주, 문경쪽으로 갈 수 있다는 이정표가 보이고
이 곳이 괴산군의 마지막 끝 부분인 연풍면이라는 곳이다
이 곳에만 오면 꼭 김상진의 뭔 노래드라...
이리갈까 ~ 저리갈까 ~
차라리 돌아설까 ~ 세갈래길 ~ 삼거리에 비가아 내리인다아 ~
이 노래가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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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풍면을 지나 이화령 고개를 넘다보면 저 멀리 새로뚫린 구미 여주간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보이고
그 아래쪽으로 작은 농촌 마을이 저 들녁에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을 온 몸으로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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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이화령 고개만 넘으면 문경이다
저기 멀리 공제선으로 보이는 골짜기가 옛 이화령 고개이다
이화령 터널이 뚫리는 바람에 옛 이화령 고개와 옛 이화령 휴게소는
그저 죽은듯이 겨울잠을 자고 있을 뿐이다
이화령(梨花嶺) 이라...
누가 언제부터 이런 예쁜 이름을 붙여놓았을까 ?
이름 만큼이나 올라가는 길목도
아기자기하니 예쁘기만 한데
사방을 둘러봐도 배꽃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왜 배꽃도 없는곳을 이화령(梨花嶺)이라 부르고 있는지...
첫댓글 오지 이약이 나오먼 군대생활 헐 직애 들리 본 강원도 화천에 있는 피나무골 생각이 몬춤 나는디... 시방도 그 때만큼 외진 동낸지가 궁금허당깨... 언재 질 댕기다가 저 이불차 볼 날도 있것그마 이~! ^^
에고 이젠 괴산이 끝났나보네요...서울사시는 울친정엄니 85세 매년 혹시 못볼지 모른다고 90세 이모님 뵈러 한번씩 뎅겨 오시는데...거기 뫼셔드리러 두어번 갔다온곳...괴강 엄청 푸르고 좋더라고요...그간 괴산댁이 괴산동네 땜에 한참 잘놀았다 가네요~덕분에 ㅎㅎㅎ
그저 나먹통아님민 따라다니면 전국의 방방곡곡과 심산유곡을 다 구경하는 횡재를 하네요. 덕분에 괴산지역도 잘 구경하고 갑니다. 수안보에는 회사 생활연수원이 있어서 이화령고개도 넘어보았고, 연풍의 어느다리 밑에서 견지낚시도 해보았던 일이 추억으로 떠오릅니다. 구경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