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술의 기원과 특성에 대한 이야기

[풀광]

1.중국의 술
중국에서의 술의 역사는 매우 길다. 기원전 4000년 경에 인류는 신석기 시대를 맞이하는데, 돌을 갈아서 예리한 모양의 석기가 만들어지고 엉성하지만 토기(土器)도 나타났으며 소규모이지만 피와 조가 재배되기 시작했다.
이 기간을 앙소 문화(仰韶文化), 용산 문화(龍山文化)라 하는데, 용산 문화의 유적 속에서 처음으로 술잔이 발견되었다.
지금으로부터 3200년 전 신석기 시대가 끝나면서 은(殷) 시대가 시작된다. 이 무렵의 갑골 문자 속에는 술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나오며 토기 속에도 많은 술잔이 발견되고 있다.
문헌상으로 술을 처음 담근 사람은 하(夏)나라 우왕(禹王) 때 의적(儀荻)이라는 사람이다.
“의적은 당시 이미 있었던 일야주(一夜酒)를 개량해 탁주를 만들어 우왕에게 헌상했다.

 우왕은 이 술을 마시고 매우 기분이 좋아졌으며, ‘후세에 술 때문에 나라를 망치는 자가 나올 것이다.’라고 하여 의적을 멀리했다.”고 전해진다.
이 탁주를 청주(淸酒)로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주(周)나라의 두강(杜康)이다.

두강은 술을 만든 공적 때문에 훗날 주천대수(酒泉大守)로 불리게 되었다.
“황산(黃山)에 원숭이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봄과 여름이 되면 산과 들의 꽃과 열매를 따서 바위 틈에 모아 넣어 술을 빚었다.

 향기가 진해 멀리까지 퍼졌는데, 나무꾼이 그것을 발견하고 모두 마셔 버렸다. 그것을 알게 된 원숭이들이 화가 나서 나무꾼을 골탕 먹여 죽였다.”
위 내용은 중국에서 옛부터 전해져 오는 원주 전설(猿酒傳說)인데 물론 실화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술의 발견은 이 전설에서 알 수 있듯이 꽃이나 과일을 쌓아 두거나 방치한 것이 모르는 사이에 자연 발효되어 술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2. 서양의 술
유럽 일대에서 담그는 술은 대개 포도주로서, 고대 바빌로니아 인들은 4,500년 이전에 이미 포도주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평원에 자생하고 있는 들포도나 산에서 나는 산포도는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술의 원료이다.

포도의 과즙은 껍질에 붙어 있는 천연 효모로 인해 발효되어 포도주가 된다.
9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곡물로 술을 담그는 방법을 기록한 석판(石版)이 출토되었다.

 이것은 포도주가 아니라 맥아빵을 물에 풀어 발효시킨 맥주였다.

특히 서양에서는 옛날부터 보리와 조를 재배했기 때문에 맥주가 일찍 생산되었다.
그러나 곡류가 재배되기 이전에 들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들포도였다. 담그기도 간단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술은 아마 포도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포도주는 인도 서북부에서 가장 먼저 생산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이집트를 거쳐 그리이스, 로말로 전해지고 이후 프랑스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생산되었다.
중국에서도 포도주를 담그고 있으나 유럽의 포도주와 달리 곡물을 당화 발효(糖化發酵)시켜 담근 술에 포도즙을 첨가하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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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 나라의 술
우리나라에서 술이 처음 담궈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0년 전으로 여겨진다.

부산 동삼동(東三洞)에서 발견된 술잔과 비슷한 원시 무문 토기는 그 당시 술과 비슷한 음료가 있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그 후 즐문 토기(櫛文土器 : 빗살무늬 토기)가 나타났고, 일본으로 전해진 즐문 토기가 일본의 승문 토기(繩文土器)로 계승되는데 일본에서는 이때부터 술잔과 같은 유물이 발견 된다.
우리 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는 포도주처럼 재료를 직접 발효시키는 것이 아니라 누룩곰팡이를 이용하여 전분을 당화시켜 효모를 발효시키는 방법이 발달하였다.
처음으로 술이 만들어진 것은 식량으로 보관시켰던 곡식이 공기 중에 포함되어 있던 습기에 의해 곰팡이가 생기고 당화(糖化)된 후 천연 효모에 의해 자연 발효되어 술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곰팡이의 힘을 빌려 곡식의 전분을 발효시키는 방법은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방의 독특한 주조법(酒造法)이다.
중국과 우리 나라는 같은 누룩(麴) 문화권으로, 중국에서는 털곰팡이, 우리 나라에서는 누룩곰팡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고대의 주조법 중에 ‘입으로 씹어 담그는 술’이 있다.

타액의 당화력(糖化力)을 이용하여 입 속에서 곡식을 씹어 전분을 당화시켜 술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주조법은 주로 남태평양제도, 중국 연안, 북해도의 아이누 족, 시베리아, 중남미 등에서 이용되고 있다.

4. 약(藥)의 시작
중국에서 의약의 시조는 신농(神農)이라고 한다.
중국의 역사책을 보면 중국의 시조는 황제(黃帝)라고 나온다. 황제 이전에 신농제(神農帝)가 있었는데 신농제 시대의 사람들은 산과 들에서 사냥을 하고, 풀과 나무의 열매를 따먹었다.
그 사람들에게 신농은 가래와 괭이 등 농기구 만드는 법을 가르쳐 피, 좁쌀과 같은 곡식을 재배하도록 하였다.

그 밖에도 약초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병이 든 사람들을 치료한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의 고전 『회남자(淮南子)』에는 신농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옛날에 풀을 씹고 물을 마시고, 나무의 열매를 따고 우렁이, 조개의 살을 먹는 사람이 있었다.

때로는 병에 걸리거나 온몸에 독이 퍼져 상처를 입었는데 그가 바로 신농이다.

처음으로 백성에게 농사를 가르치고, 땅의 기름짐과 황폐함을 판단했으며, 백초(百草)의 맛과 물맛을 감정했다.

 어느 때는 하루 70여 번씩 중독이 되기도 했다.”
신농은 자신이 스스로 풀을 씹어 약초인가 독초인가 알아 낸 다음 백성에게 그 지식을 가르쳤다고 한다.
신농은 전설에 나오는 인물이지만 지금도 중국에서는 약조신(藥組神)으로 우러러 받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고대 사람들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어떤 풀이 먹을 수 있는지 어떤 풀이 먹을 수 없는지를 알아냈다.

 또 그 가운데 몇 가지 식물과 동물이 병이 났을 때 효과적이라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약초와 약재이다.

5.약(藥)은 즐거워지는 풀
약(藥)이란 ‘즐거워지는 풀’, ‘풀을 먹으면 편안해진다’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글자다.
중국에서 천연 약물에 대한 전설을 모은 가장 오래된 책은『산해경(山海經)』이다.
이 책 중에는 상상 속의 식물이나 동물이 많이 나오고 황당 무계한 내용도 많이 실려 있으나 매우 귀중한 내용이 많다.

그 내용을 보면, 몸에 붙이거나 발라 효과가 있는 것 29종, 먹어서 효과가 있는 것 68종, 그 밖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58종이다.
따라서 고대로부터 병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동,식물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사용하는 방법은 대체로 그냥 먹는, 극히 간단하고 원시적인 형태였고 달여 먹거나 가루를 내거나 환을 짓는 방법은 미처 개발되지 못한 상태였다.
중국 각지의 유적을 조사해 보면 지금으로부터 300~400년 전에도 의학이 상당히 진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근처에 자라고 있는 약초를 따서 바로 먹었으나, 근처에 약초가 자라지 않을 때는 사용할 수 없고, 또한 풀이 자라지 않는 계절에는 약초를 채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점차 약초나 약이 되는 동, 식물을 말려 보전하는 기술이 발달하게 되었다.
의약의 발달은 인도와 유럽에서도 같은 시기에 발전한다.
그리이스의 의성(醫聖) 히포클라테스는 기원전 460~370년에 걸쳐 활동한 사람으로, 중국에서는 춘추 말기에서 전국 시대에 해당된다.
네로 황제의 시의(侍醫)였던 디오스콜리디스는 유럽 각지의 약초를 조사하여『마테리아메디카』라는 책을 썼는데, 이 때가 중국의 후한 중기에 해당된다.
130~200ss에 걸쳐 활약한 가레노스는 유명한 중국의 한방책『상한잡병론(傷寒雜病論)』의 저자 장중경(張仲景)이나 화타(化他)와 거의 같은 시대의 사람이다.
약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탄생하였으며, 술의 기원보다도 훨씬 오래 되었다고 여겨진다.

6. 술과 약의 관계
최초의 술은 특별한 의식이나 병의 치료에 쓰였다. 그 때문에 약을 술과 함께 먹는 방법은 아무런 저항없이 행해졌다.
술 속에 약물을 녹여 마시는 방법은 430년 전 슈메르 인의 유적에서 발견된 기록에서 찾을 수 이는데, 약초 분말을 맥주에 녹여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에서는 기원전 150년 무렵 가레노스가 최초로 약초를 포도주에 담궈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의 의학서 『신농본초경』의 머리말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약에는 환약(丸藥)이 적당한 약, 산약(散藥)이 적당한 약, 달여 먹는 것이 적당한 약, 술에 녹여 마시는 것이 적당한 약, 기름에 튀기는 것이 적당한 약이 있다.”
여기서 술에 약재를 담궈 약물을 우려내어 마시는 방법이 매우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농본초경』은 후한 때 쓰여졌다고 하지만 정확한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신농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전설상의 인물로, 실제로는 후한 이전 오랜 기간에 걸쳐 고대 중국인들의 많은 경험을 수집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오랜 옛날부터 술과 약은 깊은 관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7. 약술을 담그는 세 가지 방법
중국의 오래된 책에는 ‘술로 복용한다’라는 내용이 가끔 나온다. 이 경우 약제를 삼킬 때 물 대신 술과 함께 복용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여기서 술은 물론 약술이다.
약술(藥酒)이란 술 속에 약물을 담궈 약효 성분을 녹여 낸 술을 가리킨다.

그 방법에는 세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생약을 달인 국물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키는 방법이다.
이시진이 쓴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약술에 관한 많은 내용이 실려 있다.

예컨대 오가피술(五加皮酒)은 오가피를 잘 씻어 달여 낸 국물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켜 마신다.

구기술(枸杞酒)은 구기자를 달인 다음 누룩을 넣어 술을 빚는다.

 천문동은 겨울에 천문동의 심지를 없애고 달여 낸 국물과 누룩쌀을 함께 빚어 발효시킨다.

두 번째 방법은 재료를 술에 넣고 달여 마시는 방법이다.
여정피술(女貞皮酒)은 여정피를 잘게 썰어 술에 넣고 우려내어 마신다.

 총시술(??酒)은 파뿌리, 두시(豆?)를 술에 넣고 우려내어 마신다.

 회향술(茴香酒)은 회향을 술에 넣고 우려내어 마신다.

세 번째 방법은 생약을 찬술에 그대로 담궈 두어 약 성분이 우러나오도록 하는 방법이다.
백부술(百部酒)은 백부근을 썰어 볶은 다음 자루에 담아 술에 담궈 두었다가 틈틈이 마신다.

우방술(牛蒡酒)은 우방근을 썰어 술에 담궈 두었다가 마신다.

8. 약술의 역사
기원전 1000년경 중국은 은(殷)이 망하고 주(周)나라가 들어섰다.
주나라  임금인 무왕의 동생으로  주공단(周公但)이라는 유명한 인물이 있었는데, 주공이 만든 약술이 바로 ‘주공백세술(周公百歲酒)’이다.

 이 술은 20종이 되는 약초를 담궈 만든 약술로서 강장 장수에는 특히 유명한 술이다.

지금으로부터 3천년 전에 있었던 약술이다.

9. 서양 리큐어와 약술의 차이
리큐어(Liqueur)는 정제 알코올에 설탕과 향료를 섞은 혼성주(混成酒)의 일종으로 약술 역시 리큐어류로서 혼성주에 속한다.
리큐어는 본래 알코올을 기초로 해서 설탕 등 단맛을 가하고 과실, 씨앗, 뿌리, 나무 껍질, 꽃잎, 꽃송이 등의 침출액과 향료 따위를 첨가 시켜 만든 향기가 매우 좋은 술이다.
서양에서 바달한 리큐어는 주로 칵테일 소재로 쓰이기 때문에 ‘유흥주’로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리큐어는 연명(延命)을 목적으로 한 약술로서의 성질이 주가 된다.

 그 때문에 서양 리큐어에 쓰이는 생약과 동양 리큐어에 쓰이는 생약은 내용이 다르다.
서양에서 주로 쓰였던 것은 아니스(anise), 박하잎, 레몬, 사루비아, 쿠민(cumin), 사프란, 커피, 바닐라 등을 쓰거나 향기가 있는 재료가 대부분이다.
한편 중국의 약술에 쓰이는 재료는 500종 이상에 이르며, 이러한 재료들도 만든 약술의 대부분은 확실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는 건강술이다.

10. 알코올에 대해 알아보자
약술의 효용을 말하려면 우선 알코올의 약리 작용을 알아야 한다.
중국 명나라의 약학자 이시진은 “술은 하늘이 준 선물로 조금 마시면 피를 돕고 기를 토?게 하며, 신(伸)이 나게 하고 추위를 막는다.
근심을 잊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신을 상하게하고 피를 낭비하며, 위에 상처를 주고 정(精)을 잃게 한다. 그리고 가래가 생기고 화(火)를 일으킨다.“고 하였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가장 많은 사람이 섭취하는 약물은 바로 알코올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코올은 에탄올(C2H5OH)이다. 휘발성 성분으로 비중은 가벼우며 물과 잘 섞인다.
알코올을 마시면 입 소의 점막에서 2~3% 흡수된다. 위에서 약 20%, 소장에서 나머지 77%가 흡수된다.
기화(氣化)된 알코올이 약간만 있어도 호흡에 의해 흡수되므로 술에 약한 사람은 술 창고에만 들어가도 취하게 된다.
보통의 음식물이 입으로 들어가 항문으로 나오기까지 9~20시간 정도 걸리는 데 비해 알코올은 매우 짧은 시간, 약 2시간 반 정도면 전부 흡수되어 버린다.

이렇게 흡수된 알코올은 문맥(門脈)을 통해 간장으로 들어가 일부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아세트 알데히드가 되지만 나머지는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운반된다.
간장에서 분해되는 알코올의 양은 한 시간당 약 7g 이다. 나머지는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근육, 지방 조직 등에서 탄산 가스와 물로 분해된다. 즉, 알코올은 체내에 저장되지 않는다.

11. 알코올의 영향
알코올이 흡수되어 혈중 농도(血中濃度)가 높아지면 그 영향이 나타난다.

혈중 농도가 0.05되면 동작이 보통 때와 달라진다.

 0.1 %되면 목소리가 커지거나 평형 감각이 없어져 겉으로 보아 취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0.15%쯤 되면 차량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없게 된다.

0.2%이면 갈짓자 걸음을 걷게 되고, 0.3%에서는 일어설 수가 없고, 0.4% 정도 되면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0.5%~0.6에서는 목숨이 위험해 진다.
그러나 알코올은 다른 음식물, 특히 지방이 많은 안주나 우유 따위와 함께 마시면 흡수율일 현저하게 떨어진다.
알코올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게 되고 심해지면 주정을 부리게 된다.
그렇다면 알코올은 사람을 어떻게 흥분시키는 것일까?
알코올은 뇌에 대해 실제로는 억제 작용을 하고 있다.

평소 말이 없고 얌전한 사람은 ?에 있는 억제 작용이 강하게 작동되어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상태이다.

 이때 알코올이 들어가면 억제, 조절 기능 그 자체를 억제하기 때문에 이제까지 억제된 상태에서 해방되게 된다.

그래서 언뜻 보면 알코올에 의해 자극되어 흥분되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알코올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억제 작용이 대뇌피질(大腦皮質)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기억력과 판단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 때문에 주위의 상황에 대한 조심성을 잃게 되고, 기분이 좋아져 표정이 밝아지고 감정적인 말씨와 격한 행동을 거리낌없이 하게 된다.

 더욱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뇌의 중추까지 억제 작용이 미치면 결국 의식을 잃게 되는 상황까지 초래한다.

12. 알코올의 장단점
알코올의 장점은, 술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순환 계통에 작용하여 혈액 순환을 왕성하게 하고 말초 혈관을 확장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나 알코올을 마신다고 피부의 온도나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체내에서 발생한 열이 피부를 통해 외부로 발산되므로 알코올은 열을 내리게 하는 셈이다.
추운 겨울에 술을 마시고 길에서 누워 잘 경우 몸이 따뜻해지기는커녕 혈액 순환이 좋아져 말초 신경을 확장시키므로 체내의 열이 빠져나가 얼어 죽기도 한다.
이러한 인체 내의 파급 효과를 감안할 때 한여름에 그늘에서 마시는 생맥주 한 잔은 좋은 피서가 될 수 있다.
알코올의 단점으로 주의해야할 점은 대마(大麻)와는 비교할 정도는 안되지만 탐익성, 습관성, 의존성이 있다는 것이다.
알코올 의존증(알코올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술이 없으면 정신이 불안해지고 마음이 초조하며,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일단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마시게 되고 중간에 일어서지 못하게 되기까지 한다.
이러한 술의 해악으로부터 몸을 지키려면 술을 마시기 전에 술은 약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적당한 양 이상은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은 기본적으로 체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약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약품은 생리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을 급성, 만성의 병에서 구해준다. 술도 약도 날카로운 양날을 가진 칼이기 때문에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약술을 권한다

13. 술과 약술의 차이
술의 장단점은 아무리 설명해도 끝이 없다.

 그러나 약술은 우리들의 몸에 좋은 변화를 주도록 만든 술이므로 기호 음료로 마시는 술과는 목적과 용도가 다르다.
약술은 기호 음료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약으로도 쓰인다.
일본에서 나온『대화본초(大和本草)』라는 책에는 “술은 조금만 먹으면 기혈을 고르게 하고, 양(陽)을 도우며 신(神)을 왕성하게 한다.

추위를 막고 근심을 없애며, 말을 유창하게 하고 뜻이 깊어지게 하는 백약의 장(長)이다.”라는 내용이 실려 있다.
‘술은 백약의 장’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여기서 술은 백약 가운데 가장 뛰어난 왕자(王者)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기서 장(長)이란 글자는 특히 뛰어나다는 의미와 최고 책임자, 즉 제각각인 단체를 잘 이끌어 한 방향으로 힘을 쏟게 하는 역량을 갖추고 이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술은 백약을 잘 통솔하여 한 방향으로 약의 힘을 결집시키는 통솔자이다.

 백약 가운데 가장 뒤어난 약이 아니라 백약을 이끌고 통솔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 말이다.
이 성질을 잘 이용한 것이 바로 약술이라고 할 수 있다.

14.술의 적정량
술을 잘 마시면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지만 약을 먹는 것처럼 엄격할 필요는 없고 적정량을 가능한 지키면 된다.
‘약이 독이고, 독이 약이다(지나치게 많이 복용하면 약도 독이 된다)’라는 원칙은 술에도 적용된다.
그러면 적정량이란 어느 정도일까?
사람에 따라 술에 약한 사람과 술에 강한 사람이 이다. 선천적으로 술에 강한 사람이 있고 후천적으로 강한 사람이 있는데, 그 이유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후천적으로 강해진 사람은 처음 술을 마셨을 때는 금방 얼굴이 붉어지거나 취했던 사람이 몇 번식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점점 강해진 사람이다.

이것은 간장 안에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점차 증가하여 분해 능력이 왕성해졌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이 효소가 끝없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대략 20% 정도 증가할 수 있지만 술은 종류에 따라 알코올 함유량이 다르다.

그 때문에 맥주는 몇 병, 소주는 몇 병이라는 식으로 술에 따라 주량이 달라진다.
평균적인 적정량은 알코올 중량으로 환산하여 하루 20g에서 30g 종도이다.

큰 병에 든 맥주 한 병에는 알코올이 28ml, 중량으로 약 22g이고, 청주 한 홉은 알코올 29ml, 중량으로 23g, 위스키 한 잔은 알코올이 약 25ml, 중량이 약 20g, 와인 두 잔은 29ml, 중량은 23g이다.

 이정도의 양이라면 매일 마셔도 해가 없고 몸에도 유익하다.

15. 술의 효용
(1) 식욕을 증신시킨다.
식사 전에 술을 마시면 위액의 분비가 촉진되어 소화를 돕는다.

 알코올이 점막을 자극하여 타액, 위액의 분비를 항진시키기 때문이다.
(2) 몸을 따뜻하게 한다.
알코올이 식도와 위 점막을 자극하면 반사적으로 뇌가 자극을 받아 혈액 순환을 좋게 한다.

 말초 혈관을 확장시키므로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또 빠르게 흡수된 경우에는 근육과 세포 안에서 산화되어 열 에너지를 방출하므로 몸이 따뜻해진다.
(3)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이성(理性)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의 역할을 억제함으로 정신적인 압박에서 해방된다.

 정신은 인간 본래의 의식으로 되돌아가고, 사소한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긴장도 완화되므로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4) 수면을 돕는다.
알코올에 직접적인 최면 작용은 없지만 혈액 순환을 도와 몸이 따뜻해지도록 한다.

 그리고 뇌의 긴장을 풀어 주므로 마음이 편해져 자연히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5) 피로를 회복시킨다.
혈액 순환이 잘 되므로 몸 속의 피로 요소와 노폐물이 활발히 배출된다.

 또 알코올은 몸 속에서 금 방 에너지가 되므로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16. 약술과 한방약
한방에서는 약재를 물에 달여 먹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어디서든지 물은 손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순수한 알코올은 증류법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약술의 등장은 역사적으로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술로 약초의 성분을 충분히 추출할 수는 있지만 모든 약술이 물로 추출하는 탕액(湯液)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탕액에 없는 장점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알코올의 존재이다.

 탕액의 경우 물의 효과는 제로에 가깝지만 약술의 경우는 알코올이 용매(溶媒)인 동시에 알코올 그 자체가 큰 힘을 발휘한다.
약술의 효과는 대부분 알코올의 힘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술의 효용은 앞에서 설명한 그대로이다.
이러한 술의 효용이 합쳐진 약술은 같은 처방의 약재를 달인 탕액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올릴 수 있다.
더구나 술은 백약의 장(長)으로서 약효를 통솔하여 결집시크는 능력이 있으므로 효과를 한층 더 올릴 수 있다.
그러므로 물로 달이는 약보다 약재가 적어도 된다.

17. 약술의 특성
알코올에는 약재의 유효 성분을 녹여 내는 힘이 있다. 그것은 알코올의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생약을 10%의 알코올과 60%의 알코올에 같은 기간 담궈 놓으면 10% 알코올의 것은 색이 진하고, 60%인 것은 색이 엷다.
또한 알코올의 농도에 따라 약술의 용출 성분(溶出成分)이 달라진다.
수용성(受容性) 생약 성분은 당류, 전분질, 점액 물질 등이고, 알코올에 잘 녹는 성분은 휘발성의 정유계(精油系) 성분이다.
술을 데우면 추출은 잘 되지만 휘발성 성분이 없어져 버릴 수 있다.
약술은 체내의 흡수가 빠르므로 짧은 시간에 효과를 올릴 수 있다.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말초 혈관까지 유효 성분을 보낼 수 있다.
또 달이는 약의 경우 매일 한 번은 달여야 하지만 술의 경우에는 살균 방부력(殺菌防腐力)이 있으므로 오랜 기간 보존할 수 있다.

약술의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생약 성분과 알코올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② 수용성, 알코올 용성(溶性)의 두 성분을 활용할 수 있다.
③ 생약의 양이 적어도 효과를 올릴 수 있다.
④ 한 번의 수고로 오랫동안 마실 수 있는 약술을 만들 수 있으며 보존 또한 가능하다.
⑤ 약용과 기호, 양쪽을 만끽할 수 있다.

18. 술과 생약의 궁합
술에 생약만 담궈 두면 약술이 된다고 해서 탕액에 사용하는 생약과 같은 양으로 담궈 두기만 하면 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예컨대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갈근탕(葛根湯)이라는 처방을 살펴보기로 하자.
갈근 8g, 마황 4g, 대조 4g, 계피 3g, 작약 3g, 감초 2g, 생강 1g이 하루분이다.
갈근탕은 감기, 어깨 결림, 습진, 여드름, 비염, 대장염, 중이염 등에 사용하는데, 하루분의 갈근탕을 150ml 정도의 술에 7일 동안 담궈 하루 세 번 식사 사이에 마신다면 어지러움, 구토, 오심, 발한, 복통, 설사 등으로 고통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약술의 경우는 알코올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술과 생약 사이에는 궁합이 있다. 알코올과 함께 마시면 좋은 것과 함께 마실 수 없는 것이 있다.
그저 단순히 술에 생약만 담궈 두면 약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약술 역시 오랜 경험을 거쳐 가장 효과적인 것만 남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 불로 장생, 연명 회춘의 술
술의 주요 효능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장수를 돕는 데 있으므로 이러한 역할을 하는 술에 생약을 담그면 훌륭한 약술이 된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약술을 만들어 마셨는데, 방중술(房中酒), 불로장생술(不老長生酒), 연명회춘술(延命回春酒)이 바로 그것이다.
알코올은 대뇌 피질의 이성적 기능을 억제하므로 동물적 본능이 해방되어 겉으로 나타나게 된다.
성적 욕구가 증가하지 않아도 의식적인 억제가 풀리기 때문에 겉으로는 성욕이 높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방중약은 약술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와 같은 생각에서 강장 강정제도 약술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약술을 모든 치료에 사용할 수는 없지만 강장 강정에 관해서는 효과가 확실하다.
알코올의 작용은 피로를 없애고 활기를 주며, 흥분을 일으키고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등 2차적 행동을 조장한다.
그러므로 술 속에 강장 효과가 증명된 약물 성분을 넣어 우려내면 더욱 훌륭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 본래의 강장 강정
강장 강정제(强壯强精劑)와 최음제(催淫劑)는 다르다.

최음제는 보통 미약(媚藥), 흥분제라고 하는데 막연히 성생활과 관련된 약을 가리킨다.

그에 반해 강장 강정제는 모든 장기의 기능을 항진시키고 혈액 순환을 왕성하게 하며 신진 대사를 원활하게 해서 자연히 몸이 강해지고 아울러 성기능도 활발해지도록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강장 강정에 효과적일까?
강장 강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으로는 차마, 보신탕, 내장 구이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품만 먹는다고 해서 바로 정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효과적인 영양 성분이 많다고 해도 완전히 소화 흡수되고 몸속에서 잘 분배되어 효율적으로 이용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점은 신체 각 기능이 건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강장 강정의 조건은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균형 잡힌 식사를 할 것
자연계는 정교한 균형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식사 역시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하루 30종류의 품목은 꼭 섭취하도록 하자.
(2) 소화와 흡수가 잘 되도록 할 것
아무리 영양가가 많은 식품이라도 잘 소화되어 완전히 흡수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3) 신진 대사가 원활하도록 할 것
혈액 속에 들어간 영양 물질은 생체에 이용되기 쉽도록 바뀌어, 신진 대사를 원활하게 해서 노폐물을 배설시킨다.

이렇듯 신진 대사가 잘 이루어져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4) 해독과 배설 기능을 강화할 것
몸속의 노폐물은 간장에서 무독 물질로 바뀌거나 대소변으로 배설된다. 이 기능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에 걸리게 된다.
(5) 혈액 순환이 잘 되도록 할 것
동맥의 피는 영양분과 산소를 각 세포로 보내는 일을 하고, 정맥의 피는 노폐물을 나르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신진 대사에 큰 장애가 생긴다.

[황금탕]

풀광님의 글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내용 가운데 '주공 단'에 대한 언급이 있던데, 주공은 임금이 된 적이 없습니다. 주 나라 무왕의 아들인데, 조카인 어린 성왕이 즉위하고 섭정을 하지요.^^

[풀광]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주공단은 주나라 문왕의 아들이며, 무왕의 동생이라는군요. 내용 수정하였습니다.

[황금탕]

흐흐, 저도 실수(오타) 했군요.^^ 주족은 고공단보때 기산(지금의 관중평야)으로 옮겨와, 여기서 세력을 일으켜 손자인 문왕 때 강태공 일족과 정치적 동맹을 맺고 상(은)나라와 한 판 하지요.

[보리피리-]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풀광]

저도 이계통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좋은 정보라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