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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스님의 歸寺日記 4,5 공양주 보살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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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19 15:20:42 |
정덕스님_시골절 주지 |
절에서 밥 해주는 소임을 공양주라고 하는데, 대개 나이가 지긋한 여성분들이 맡아서 한다. 옛날 부처님 시대에는 걸식을 하며 살았기에 공양주가 필요 없었지만 스님들이 탁발을 하지 않고 정착해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밥하고 반찬하는 소임이 생긴 것이다. 요즘에는 일반사찰은 물론 참선하는 스님들만 모여 사는 선원에도 공양주보살님을 두고 있으니, 어느덧 공양주 소임이 절집에서 가장 중요한 소임이 되었다. 혼자 살아가는 한적한 토굴에 산다면 공양주보살 없이도 스스로 밥을 지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도님들과 일반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사찰에서는 공양주가 없다면 사찰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주지스님들은 착실하고 신심있는 공양주를 늘 찾고 있다. 불교계신문의 광고란을 보면 “공양주 구합니다”라는 광고가 빠지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주지스님들의 공양주 모시기 경쟁이 치열함을 알 수 있다. 요즈음에는 사람 구하기가 워낙 힘드니 연변 조선족 보살님들을 공양주로 모셔오는 주지스님들도 많아졌다.
우리 절 공양주를 자랑해보자. 신도관리, 재무회계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처리하고, 차를 몰고 시내에 나가서 시장을 봐 오고, 종무소에 걸려오는 전화를 휴대전화에 연결시켜서 언제 어디서나 전화를 받고, 조미료 들어가지 않는 담백한 음식을 잘하고, 관공서나 본사에 보내는 문서를 작성하고, 떡이나 빵을 직접 만들어 독거노인이나 마을회관에 보시한다. 게다가 경전을 자주 읽고, 요가와 명상을 좋아하며 방문객들에게는 언제나 밝은 얼굴로 친절하게 대한다. 이처럼 1인 다역을 하면서도 수행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공양주를 누가 탐내지 않을 것이며, 이런 다재다능한 공양주를 만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사람들은 내가 이런 공양주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면 복이 많다고 부러워한다.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는 묻고 싶다. 복은 굴러 들어오는 것인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인가? 내 견해로는 복은 만드는 것이다. 사실 우리 절의 공양주가 처음부터 이렇게 재능 있고 친절한 사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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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길따라...나무석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