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때인지라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북한산 중에 문수봉에 올랐었다. 문수봉에 올랐던 게 상당히 오래 전인 것으로 기억되는데 오랜 만에 정릉 골짜기에 들어서니 '김천수퍼'는 아직도 건재하지만 일부 상가는 폐점하고 없어졌고, 입구의 주차장 쪽도 공사가 시작되어 가림판으로 막아놓아 분위기도 좀 썰렁한 모습이었지만 산으로 오르는 동안 새 잎으로 단장한 나무들이 가랑비를 막아주어 비에 젖지 않을 정도였다. 문수봉은 도봉산의 실버코스 정도로 생각하고 내 발길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만 오랜 만에 올라보니 표지판에 해발 727로 써 있는 걸 보니 우리같은 70대가 다닐만한 높이다. 표지판을 뒤에 두고 위치를 잘 잡으니 '문수봉' 이 2개 보인다.
그건 그렇고 산에서 보면 안개가 끼인 것처럼 보이지만 낮은 구름 속에 잠시 머물게 된 것이다. 구름 속에 신선이 된 느낌이랄까 모르겠다. 신선이라니까 생각나는 단어가 하나 있는데 사람이 죽은 것을 가장 좋게 표현한 단어가 바로 '선화(仙化)'이다. 몇 년전부터 누가 죽었다고 연락해 주는 게 '소천'이라카지만 나는 소천은 모른다. 신이 불렀다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돌덩어리를 한찬동안 밟고 다니다 보니 발목은 물론이거니와 무릎도 좀 시큰거리는데...
첫댓글 영취사 오층석탑과 북한산 문수봉 주변 야생화 즐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