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그로운 다이아몬드, 10년만에 10분의 1 가격으로 |
- 가격 하락 지속되면서 외국계 감정서 경쟁력 떨어져, 업체간 가격 경쟁 본격화 -
2013년 미국 제메시스사가 제조한 1.29캐럿의 무색 투명한 E컬러 VVS2급 합성 다이아몬드. 제메시스는 당시 이 스톤을 미화 7,633달러에 판매했다.
최근 들어 합성(이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예전 모이사나이트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그동안 관망하던 수요층이 꿈틀대고 있다.
10년 전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와 천연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역전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가격 하락세를 보여왔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최근 들어 일부 품목에 있어서 1캐럿 가격이 50만 원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은 10년 전에 비해 10% 수준이며, 또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의 1/10 수준이다.
그동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거래가 주로 멜리 사이즈 거래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가격 하락에 힘입어 1캐럿 이상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거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랩그로운 멜리 사이즈는 현재 천연의 1/3 수준이며, 기본적인 연마제조비용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가격은 크게 하락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인도 현지에서도 효율이 나지 않는 멜리 사이즈보다 사이즈가 큰 스톤의 연마를 선호하고 있다.
한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GIA나 IGI와 같은 외국계 감정서의 경쟁력도 갈수록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GIA의 경우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감정료가 20만원이 넘기 때문에 전체 가격에서 감정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의 수준을 넘어섰다. 따라서 앞으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더 떨어진다면 외국계 감정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앞으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계속해서 가격이 떨어진다면 감정서 발급 자체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될 것이다.
품질이 균일한 인조석에 등급을 메기고 더군다나 천연과 같은 감정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이 좀 지나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경우에는 감정서 발행보다는 유색보석에 적용하는 감별서의 발행이 좀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업체마다 가격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달 들어 모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업체는 1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부가세 별도 2만 6천 원~2만 8천 원대 가격에 출시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시장에서 1부대 가격은 부당 4~5만원선이었다.
또한 한미 감정을 앞세워 1.01캐럿 D VS2등급 엑셀런트컷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부가세 별도 59만 원대에 출시하는 등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파괴가 시작되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매년 약 20%씩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구조에서는 후발 주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인조석의 특성상 공급에 제한이 없고 품질은 균일하기 때문에 차별화는 오직 가격뿐이다.
후발주자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낮은 가격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시장 진입 장벽도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공급처를 만나기도 어렵지 않다. 홍콩 전시회만 가더라도 수백 개의 공급업체를 만날 수 있으며, 또한 SNS를 활용해 해외 공급업체들이 계속해서 접근해오고 있는 상황인지라 누구라도 쉽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따라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가격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 모이사나이트도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이제 큐빅회사들이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시중 가격이 지난해 가격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모이사나이트는 20년 동안 특허에 묶여 독점 거래되면서 1캐럿대가 한때 백만 원대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2015년 특허가 만료된 후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현재 1캐럿 모이사나이트는 도매가 1만 5천 원~3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참고로 이미 백 년 전에 상용화가 시작된 합성(랩그로운) 루비의 경우 1캐럿 사이즈의 가격은 큐빅 지르코니아와 별반 차이가 없는 개당 2~3천 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 김태수 편집장
diamond@diamonds.co.kr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