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지맥(鈴岩枝脈)은 수도지맥의 수도산(1317m)에서 동북으로 금오지맥을 분기하고, 금오산에 이르기전 남동방향으로 다시 분기 ‘영암·선석·비룡·각산’을 지나 백천이 낙동강에 합수하는 성주군 선남면 선원리 선원교 아래에서 맥을 다하는 35.3km의 산줄기이다.
들머리인 ‘다람쥐재’를 옛 지도에는 ‘월암현(月岩峴)’ 또는 ‘달음티재’로 표기하고 있다.
월항면 유월리에 ‘월암마을’이 있고, 성주 월항면이나 칠곡 기산면에서도 이 고개를 ‘달암재’로 소개하고 있어 ‘다람쥐재’와는 뉘앙스가 완전히 다르다.
‘월암고개’는 성주군 월항면과 칠곡군 기산면을 잇는 고개로서 도고산으로 이어지는 영암지맥으로 33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월암’이라는 이름은 달암산(月岩山 221.1) 바위 위로 달이 떠올라서, 또는 이 산에 달 모양의 바위가 있어서 붙여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지형도 상의 ‘각산(角山 469.3m)’엔 ‘봉화산(烽火山)’이라는 커다란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칠곡군에서는 각산리 뒷산이어서 ‘각산’으로 부르고, 성주군에서는 정상에 봉화대 터가 있어 ‘봉화산’으로 부르고 있다.
‘월항산(月恒山 381.2)’은 월항면에서 따온 이름으로 ‘삼광사’표석에 ‘월항산 삼광사(月恒山 三光寺)’라고 새겨져 있어 참고하였다.
‘삼광사추모공원’은 봉황이 3개의 알을 품은 ‘비봉포란형’의 명당자리란다.
‘지경재(地境재)’는 ‘땅의 가장자리’, 즉 경계를 의미하는 말로서 성주군 월항면과 칠곡군 기산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라서 붙은 지명이다.
그밖에 출처불명의 산(서치산379.4·각산430.3·서학산533)들이 지형도에 따라 보이고 있다.
‘비룡산(飛龍山 579.4)’은 산의 형세가 용이 날아가는 모양이라고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국제신문 가이드에 선석산과 함께 올려져 있다.
우리는 이 산을 호기롭게 왕복으로 끼워넣어 선택으로 포함시켰으나 폭염으로 모두 포기하게 되었으니 의욕만 앞선 셈이었다.
삼광사를 내려와 지경재에서 앞서간 선두그룹을 제외한 2/3회원들의 발을 멈추게 하였는데, 이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날머리인 ‘태봉(259m)’에는 조선조 세종대왕 왕자들의 태실인 ‘세종대왕자태실(19왕자 각1기 19기)’이 있다.
전열은 11기, 후열은 8기로서 태실 앞에는 각각 태실비가 세워져 있는데, 대부분 ‘세종 20년(1438)~세종 24년’ 사이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한다.
세종대왕태실'과 '단종태실'은 사천시에서 얼마전에 답사한 바가 있는데, 성주군 가천면 법천리에 '단종태실'이 있다는 안내판을 접하면서 헷갈리기만 한다.
산행코스: 다람쥐재-<영암지맥>-달암산-각산(봉화산)-월항산-삼광사-지경재(약 7km,3.5h) * 차량이동한 후 '세종대왕자태실'답사.
다람쥐재~지경재 궤적.
7km 조금 덜되는 거리를 4시간 가량 걸렸다. 이는 폭염과 험한 등로에 지쳤기 때문.
고도표.
영암지맥.
미리 준비한 표지기.
계획은 장대하게 품었으나 현실은 초라하게 되었다. "마음장골 핫바지 X싼다"는 옛말이 떠올랐다.
다람쥐재다. 다람쥐재는 '달암티재'로 '달암재(월암현 月岩峴)'가 변형되어 고착화된 이름으로 다람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주소창에 <칠곡군 기산면 영리 산95-5>를 입력하여 도로변 여유공간에 버스를 댔다.
지맥꾼들은 대부분 영암지맥의 끝으로 가기 위하여 달암산에서 이곳으로 내려오지만 우리는 이 지점이 들머리다.
등로는 어느쪽도 반듯하지가 않아 낙석휀스 좌우로 선택되며, 지맥을 잇기 위하여 도로를 건너기 쉬운 반대방향을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고심끝에 칠곡방향인 이곳에서 오르기로 하였다.
풀숲을 헤치며 조금 들어가자...
좌로 꺾이며 묘지로 통하고 있다.
묘지에서 뒤돌아 보는 모습.
벌초가 되지 않은 묘지 위로 그런대로 길흔적이 뚜렷하더니...
넝쿨지대에 들어선다.
식생은 칡넝쿨이 대부분. 인위적인 돌담의 흔적은 화전민(?)들의 삶의 터인 듯.
어느곳이고 묵은 터(또는 묵밭)엔 이렇게 잡목으로 덮히게 마련.
넝쿨지대를 조금 벗어나자 관리가 잘되고 있는 무덤.
해주 오씨묘다.
곧 삼각점이 있는 △221.1m봉에 올라서고...
이어서 조금 더 높은 달암산에 올라 '월암산(月岩山 237)'이라 적어 걸었다.
이후 마루금을 따르다...
'느린골고개' 잘록한 안부(130m) 사거리에 내려섰다 올라선다.
묘를 지나고...
지맥은 마루금을 따라 차츰씩 고도를 높혀가며 이어지고 있다.
두둥실 보름달, 또는 잘 붙여진 계란 프라이 같은 버섯.
오랜만에 참여한 고재용 님.
"그 목에 두른 게 뭐에요?" 산초나무를 꺾어 머플러처럼 목도리를 한 걸 보고 내가 물었다.
모기가 하도 극성을 부려 향내 진한 산초나무 목도리를 하였다는데, 이후 모기가 물었는지 아닌지는 확인치 못했다.
그렇게 끙끙 봉화산에 올라...
각산(角山 469.3)이라는 표지기를 걸었다.
주위에는 제법 너른 평지가 형성되어 있어 봉화꾼들의 막사나 전답들이 있었던 듯.
봉화산(각산) 50m지점에 있는 이정표.
봉화산 주변의 너른 평지엔 잡목이 자라고 있고...
골프공 같은 예쁜 버섯도 보인다. 검색해보니 '흰가시광대버섯'이란다.
숲속 산짐승들이나 다녔을 법한 산길에...
새로 장만한 '부산한마음산악회' 시그널이 보인다. 잘록한 이곳은 '질매재'.
'질매'는 소등에 올려 짐을 지우게하는 농기구. 구부러져 있는 모양새가 잘록한 '안부'를 닮아 얻은 이름인 듯.
다시금 칡넝쿨지대를 지나...
커다란 바위를 우회하는데, 거기에 마애불을 새겼으면 좋았겠다.
고도를 높히며 '381'2m봉'을 향하는데...
이젠 코끼리를 닮은 아주 잘 생긴 바위를 만난다. 옆뽈때기로 올라서자 바위에 '정'을 박은 흔적이 뚜렷하다.
바위를 쪼개 무엇을 하려고 하였을까, 의문이 더한다.
바위에 올라선 일행의 모습이 나무 사이로 살짝 보인다.
氣가 느껴지는 암릉지대.
그곳이 381.2m봉우리로서 삼광사 추모공원 표석에 새겨진 '월항산(月恒山)'이 분명하다.
'항(恒)'자는 '항상'을 뜻하지만 '반달 긍(恒)'자이기도 하며, '두루 미치다'라는 뜻도 있으니 '달님이 이 일대를 두루 미치게 한다'라는 뜻.
그래서 '삼광사 추모공원'이 달밤에 봉황이 알을 품은 '비봉포란(飛鳳抱卵)'형의 명당자리가 된 것이리라.
지금은 달이 아니고...
해가 떠있지만 '월항산(月恒山 381.2)'이다.
오랜만에 참여한 '등네미' 님이 월항산 바위에 퍼질고 앉았다. 내가 닉을 '남산'으로 바꿨더니 히죽히죽.
월항산에서 잡목사이로 조금 진행하자...
앞서가던 '한덤'님이 "여기 공룡알바위가 있다"한다.
즉석에서 흰색 매직으로 조그마하게 '공룡알바위'라 적었는데, 이 지점이 터닝 포인터로서 중요지점이다.
'공룡알바위' 우측 뒤(↑)로 잡목과 풀섶을 헤치며 방향을 틀어 내려서야 하는 것.
즉석에서 매직으로 조그마하게 쓴 '공룡알바위'.
알바위 뒤로 헤치며 내려서는 잡목더미.
이후 계곡도 능선도 아닌 펑퍼짐한 길. 이러한 길은 등로가 뚜렷이 나지 않는 법.
여름이면 유독 땀을 많이 흘리며 맥을 못추는 '장다리' 님.
"나, 지경재에서 멈추고 싶어요" 한다.
몇 번이고 되풀이 하였지만 처음엔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몰랐으나 형광등처럼 한 템포 늦게 그 말뜻을 알아 차렸다.
"그래, 오늘은 모두 여기까지야."
선두그룹을 제외한 우리모두는 거기까지였다.
부랴부랴 연락을 취하여 회원의 2/3가 지경재에서 멈추게 하였다.
그리곤 우리의 전속버스 임부장에게 서둘러 콜하였다.
"포기할 줄도 알아야 돼."
애써 자위하며 '삼광사 추모공원'으로 내려서서 길가 수돗가에 머리를 들이 밀었다.
그리곤 셔츠를 벗어 물에 흠뻑 적셨다가 짜서 입으니 체온이 3~4도는 떨어진 느낌.
'하늘추모관'과...
삼광사극락원'은 사자(死者)들을 배웅하는 산 자들의 공간.
연좌대 위에 보주(寶珠)를 가슴에 안고 선 대사(大師)님 보호아래 줄지어선 부도들.
한결 상쾌해진 기분으로 내려서는 길 우측으로 '龍이 飛上'하려 한다. 일찌감치 포기한 비룡산(?)이다.
삼광사 극락보전을 지나며 합장.
'산포'를 선언하고서야 화장실 앞에서 사뭇 여유부리는 산포꾼들. * 산포꾼: 산행을 포기한 산꾼.
화장실 앞의 공원.
그런 뒤 '삼광사추모공원'입구에 내려섰다.
더위 먹은 심신은 수돗가에 지팡이를 놓고 그냥 내려오고 말았으나 뒷 사람이 전달.
지난 산행 때는 지팡이 커버를 잃어버렸고, 어느 때는 배낭을 벗어놓고 한참이나 내려온 적도 있었으니, 쯧쯧.
버스를 기다리는 표석 뒤로 선석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이 손사래를 친다.
퍼뜩 '이원규의 지리산'이 떠올라 느낌을 패러디하였다.
♬ - - 상 략 - -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이원규>
월항산(月恒山)을 특정지운 표석.
그 새 우리 버스가 우리를 태우러 왔고...
약 10km 떨어진 '세종대왕자태실'로 왔다.
그늘 없는 주차공간은 숨이 막힐 지경이지만 선석산이 올려다 보이는 곳 좌측으로 '자태실'을 찾아간다.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 보았다.
다시 뒤돌아 본 모습.
산포꾼은 될지언정 문화유적은 포기할 수 없어.
안내판의 '세종대왕자태실'.
안내판의 선석산 아래 '용바위'에서 이 '자태실'의 풍수지리를 반풍수로 내려다 볼 수 있다.
안내판의 '태종태실'.
'성주군 용암면 대봉리 봉산 마을' 청룡 방 정상에는 태종(太宗) 태실(胎室)이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 파괴되었고, 태항아리는 1926년경 조선총독부가 실시한 태실 조사 때 서삼릉으로 이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니 단종태실이 "왜 거기서 나와".
얼마전 사천시에서 '사천단종태실지'를 답사하였는데, 그렇다면 그곳은 뭐꼬? ☞ 사천세종대왕태실지·단종태실지
유령을 본 듯한 그곳은 조선 8대임금 예종의 장남인 '인성대군'의 태실지라고 하지만 겅남 사천시와 경북 성주군에선 서로 자기네들의 문화재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그러거나말거나 답사객들은 혼돈스럽기만 하다.
이쯤되면 아첨의 극치라 할 만하다.
글쓴이 홍윤성은 문종이 죽고 어린 단종이 즉위하자, 수양대군에게 '임금이 어리고 나라가 위태하니 정국을 바로잡을 큰 일을 일으켜야 된다'고 진언하며 권람을 모사로 천거한 인물이다.
이후 수양대군이 '계유정란'을 일으키자 적극 가담하여 공신에 책록되었고, 예조판서를 거쳐 영의정에까지 올랐다.
다시 성종의 즉위를 보좌한 공으로 좌리공신(佐理功臣) 1등에 책록되었다.
성질이 사나워 권세를 얻은 뒤에는 다른 사람을 능멸하고, 가노(家奴)를 놓아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있었다.
그러나 세조는 그가 정난(靖難)의 원훈(元勳)이라는 이유로 단지 책망만 할 뿐 처벌하지 않았다.<자료인용>
세종대왕자태실 분포도.
태실 구조도.
세조가봉비.
예전엔 석재 울타리가 없었으나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하였다.
파손된 태실들은 수양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한 다섯대군들의 태실이다.
금성대군·안평대군·화의군·한남군·영풍군이 그들로서 대부분 세조 즉위 후 또는 계유정란 이후 파손된 것들로서 안평대군의 태실은 기단만 남아있고 비석도 반파되어 있다.
세조대왕(수양대군) 태실.
안내석.
세조태실과 같은 줄 제일 끄트머리에 단종태실이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숙질(叔姪) 간이어서일까?
안내석.
세종대왕자들(18왕자)의 태실에 원손인 단종의 태실이 들어서 있다.
단종태실비는 첫머리 원손(元孫)만 짐작될 뿐 알아볼 수 없도록 훼손되어 있다.
태실을 가운데에 두고 둘러가며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한갓진 곳에다 매단 표지기. 태실이 있으니 태봉인 것.
성주 세종대왕자 태실(세종 18왕자와 1손자의 태실) 안내판.
답사를 마친 뒤 조금 아래 계곡으로 들어갔더니 엊그제까지 내린 맑은 계곡수가 손짓을 한다.
"그래, 알탕~"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온도 적당, 공간 적당, 시간 여유롭다.
그런데, "아뿔싸~"
그래서 본의 아니게 노펜티가 되었는데, 처음 느끼는 그 촉감이 의외로 알싸하다.
해그름, 대형주차장 한켠에서의 여유로움이지만 계획된 코스를 완주하고 있는 선두그룹의 마감은 완료되지 않았다.
주차장의 화장실과...
태실 문화관.
자태실 생명문화공원 안내도.
확대.
안내판.
선석사(禪石寺)는 고려 나옹대사가 신광사로 창건하였고, 조선시대에는 태실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였다.
아래는 대형, 위는 소형주차장.
아직 귀환하지 않은 일행이 있다.
통화를 하며 소통하고 있으며, 귀가하면서 동승케 할 것이다.
앱을 통한 문명의 이기(利器)를 이용하지만 산길은 되도록 함께 걷는 게 좋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잖은가?
첫댓글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노고에 감사합니다.
행복한 불금밤되세요^^
상세하고멋진설명과사진 항상감사합니다^^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