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학파의 서예가 이광사> 이진선 지음, 한길사
강진에 온 지 올해로 5년에 접어든다.
처음 내려오자마자 다산 정약용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이순신. 그리고 지금은 윤두서, 윤선도, 허백련, 허련, 이광사 등 예술가들에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백련사에 가면 이광사의 편액이 대웅전에 걸려있다.
꿈실꿈실 기어가는 듯한 글씨체로 유명해서 한눈에 알아보게 된다.
해남 대흥사에도 역시 걸려 있는 원교의 현판을 보고 추사가 혹평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다산도 원교에 대해 신지도로 유배와 글씨재주를 팔아먹으며 술만 마시다 간 아까운 재인으로 묘사했다.
두 거장의 평가를 먼저 접한 이광사에 대한 내 인상이 좋을리 없다.
다문 불운했던 서예가로 기억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원교의 글씨가 강화학파의 심성공부를 바탕에 두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던 그의 삶, 그리고 평생 서예를 닦으며
자신이 추구했던 철학이 담긴 글씨였다는 걸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그의 글씨는 자연의 조화를 추구하고 생명감을 따르는 것이었다.
꿈실꿈실 움직이는 모양이 그 생명감에 대한 표현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글에서는 그의 다정다감한 인품이 그대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그의 문집을 마저 사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이광사에 대한 평전이면서 그의 예술관이 어떻게 완성되고 갔는지,
서예사적 해설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서예를 해보고싶은 충동이 일 정도였다.
가까운 곳에 원교의 글씨가 걸려 있다니 즐거운 일이다.
= 차례 =
옛사람이 이른 곳이 아니면 멈추지 않으리―들어가는 말 13
제1장 가문과 수학(修學) 23
제2장 나주괘서사건에 연루되다 57
제3장 스승과 벗 101
제4장 사상과 기질 123
제5장 18세기의 문예기풍과 동국진체 147
제6장 서예의 본질론과 심미론 193
제7장 올바른 필법과 결구 213
제8장 서예의 인식과 비평 251
원교, 진실한 학문과 서예만을 지향하다―맺는 말 287
서예용어 풀이 293
주요인물 소개 295
가계도 310
이광사 연보 311
참고문헌 313
찾아보기 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