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래서왕寒來暑往하고, 추수동장秋收冬藏이라.
寒 찰 한 / 來 올 래 / 暑 더울 서 / 往 갈 왕
秋 가을 추 / 收 거둘 수 / 冬 겨울 동 / 藏 감출 장
추위(寒)가 오면(來) 더위(暑)는 가고(往),
가을(秋)에는 거둬들이고(收) 겨울(冬)에는 저장한다(藏).
來 : 보리의 뿌리와 줄기를 나타낸 것이다. 본래 ‘보리’를 뜻했다.
이후 ‘오다’의 뜻으로 가차됐다. 지금은 여기에 뒤져올 치夂가
더해진 보리 맥麥이 ‘보리’의 뜻을 대신하고 있다.
暑 : 해 일日과 놈 자者가 결합했다.
더위에 땀을 흘리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덥다'를 뜻한다.
往 : 조금걸을 척彳과 주인 주主(止와 王의 합자)가 결합했다.
여기서 王은 발음 역할만 한다. 길을 간다는 데서 '가다', '지난 일' 등을 뜻한다.
秋 : 벼 화禾와 불 화火가 결합했다.
가을에 곡식이 익어가는 모습을 나타낸 데서 '가을'을 뜻한다.
收 : 얽힐 구丩(줄이 엉킨 모습)와 칠 복攵이 결합했다.
몽둥이로 죄인을 잡아 줄로 포박했다는 데서 '잡다', '거두다' 등을 뜻한다.
冬 : 얼음 빙 冫과 뒤져올 치夂가 결합했다.
추위가 오는 계절이라는 데서 '겨울'을 뜻한다.
藏 : 풀 초艹와 착할 장臧(신하 신臣과 창 과戈의 합자,
저항하지 못하는 노예)이 결합했다.
도망친 노예가 풀숲에 숨었다는 데서 ‘감추다’를 뜻한다.
寒 : 집 면宀, 풀 초艸, 얼음 빙冫이 결합했다.
寒來暑往 : 추위가 옴에 더위는 물러간다.
寒(찰 한) 來(올 래) 暑(더울 서) 往(갈 왕)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이르기를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 오니. 추위와 더위가 밀어서 한해가 이루어진다. 가는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을 폄이다. 굽히고 펴는것이 서로 감촉하여 이(利)가 생긴다.
자벌레가 굽히는 것은 펴기 위함이요, 용과 뱀이 겨울잠을 자는것은 몸을 보존하는 것이다. 뜻을 정밀하게 하여 심묘하게 들어가는것(精義入神)은 응용을 극치로 하게 되는 것이고 응용을 이롭게 하여 몸을 편안하는것(利用安身)은 덕(德)을 높이게 되는 것이다” 하였다.
여기서 정신입신(精義入神)은 굴(屈) 즉 굽힘을 말하는 것이고, 이용안신(利用安身)은 곧 신(信 信=伸 펼신과 같은뜻)은 폄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더위와 추위의 왕래 속에 음양(陰陽)의 조화(調和) 로움으로 사계절(四季節)이 윤회(輪廻)함을 말하고 있다.
17. 寒(찰 한) : 宀(집 면)部
寒은 집안에서 지내야 하는 겨울철의 차가운 추위를 뜻한다. 겨울은 음기가 극성한 계절이다.
宀(집 면)과 人(사람 인)과 茻(잡풀우거질 망)과 冫(얼음 빙)으로 구성 되어 있어 집안에서 사람의 옆으로 집단과 발 아래에 얼음을 그려 놓았는데, 자형이 변해 지금처럼 된 것으로 보인다.
좌우 양쪽으로 놓인 풀(茻)은 짚단이거나 깔개로 보이며 얼음이 어는 추위를 막고 집안 곳곳을 짚단(茻)으로 곳곳을 둘러 쳐놓은 모습이다.
18. 來(올 래) : 木(나무 목)部
‘來’는 원래 麥(보리 맥)의 원 글자로 이삭이 팬 보리의 모습을 그렸다.來는 나무(木)에 매달린 열매들(人+人)을 상징하므로 뿌린 씨앗대로 결실이 돌아온다는 뜻이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되돌아오는 뜻으로 쓰인다.
來와 짝하는 글자인 往이 ‘彳(자축거릴 척,조금걸을 척)’이므로 이를 함께 묶어 사람이 통행하며 오가는 뜻으로 볼 수 있다.
19. 暑(더울 서) : 日(날 일)部
日(날 일)이 의미부이고 者(놈 자)가 소리부이다. 해(日)라고 하는 것(者)은 찌는 듯한 더위를 낳는다. 者는 받침대 위에 나무를 쌓아놓고 불을 때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익히다’의 뜻을 나타낸다. ‘煮(삶을 자)’의 원자(原字)로 곧 해가 장작과 같이 만물을 덥혀 준다는 뜻이다.
해가 내리 쬐어 솥에 삶는 듯한 ‘더운’ 상태를 말하며, 더운 체질을 뜻하는 한의학 용어로 쓰인다.
원래 ‘者’의 자형은 금문에서 솥에다 콩(叔)을 삶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후 윗 부분의 콩이 耂(老 늙을 로)로, 아랫부분의 솥이 曰(가로왈)로 변해 지금의 자형으로 변형 되었으며 ‘삶다’가 본래 뜻이다. 하지만 이후 ‘~하는 사람, ~하는것’의 의미로 가차(假借) 되어 쓰였고, 원래의 者는 火(불 화)를 더한 煮(삶을 자)를 만들어 분화 했다.
20. 往(갈 왕) : 彳(자축거리 척, 조금 걸을 척)部
‘往’은 彳(조금 걸을 척)과 主(주인 주)로 구성되어 어떤 주체(主)가 길을 가는 것(彳)을 말하며 이로부터 ‘가다’의 뜻이 나왔다.
彳(조금 걸을 척)은 왼쪽의 넓적다리․정강이․발의 세 부분을 나타내어 처음 걷기 시작함을 뜻하지만 부수상으로 쓰일 때는 대개 사람들의 행동거지를 가리키는 行(다닐 행)에 대한 의미를 갖는다.
行(다닐 행)의 彳(척)은 왼쪽 걸음, 우측의 亍(자축거릴 촉)은 오른쪽 걸음을 뜻한다. 여기서 ‘자축거린다’의 ‘자축’은 지지(地支)의 子丑(자축)과 그 의미가 통하니, 하루가 처음 시작되는 자시에 하늘이 열리고(天開於子: 천개어자) 축시에 땅이 열리는(地闢於丑: 지벽어축)것으로 보듯 천지가 자시와 축시에 이루어짐과 같이 처음 걸음을 옮기는 것으로 彳(척)과 亍(촉) ‘조금 걷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秋收冬藏 :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한다.
秋(가을 추) 收(거둘 수) 冬(겨울 동) 藏(감출 장)
한래서왕(寒來暑王)과 추수동장(秋收冬藏)은 사계절이 서로 교대함을 말한 것이다.
만물이 따뜻한 봄에는 만물이 생겨 나오고(生), 여름의 더운 기운에 무럭무럭 자라며(長),
가을의 서늘한 기운에 열매를 맺어 거두어 들이고(收), 겨울에는 간직하는 것이다(藏).
여기에서는 추(秋)와 동(冬)을 말하였지만 그 속에 춘(春)과 하(夏)가 있는 것이다.
사마천(司馬遷)은 사기에서 사계절(四季節)의 교대(交代)는 인위적(人爲的)인 것이 아니라,
“봄에 만물을 낳고, 여름에 자라며,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갈무리 한다”
이른바 “춘생하장추수동(春生夏長秋收冬藏)은 천도(天道)의 대경(大徑)이다”라고 하였다.
21. 秋(가을 추) : 禾(벼 화)部
禾(벼 화)와 火(불 화)로 구성 되어 메뚜기나 곡식(穀食)을 불로 태우는 모습을 그렸다.
당시(當時) 메뚜기의 습격(襲擊)으로 그 퇴치(退治) 하는 모습을 형상화(形象化) 한것이
지금(只今)의 자형(字形)으로 변(變)한 것으로 보인다.
가을은 만물(萬物)이 무르익는 계절(季節)로 인간(人間)의 주식(主食)인 벼가
뜨거운 햇볕을 받아 여물어 고개 숙인 형상(形象)으로 가을은 수확(收穫)의 계절로
가을의 의미(意味)가 수확하는 의미에서 한해를 뜻하기도 한다.
愁(근심 수)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근심하는 마음을 나타내어 스산한
가을(秋) 바람처럼 처량한 마음(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2. 收(거둘 수) : 攴( 칠 복)部
收는 攴(칠 복)과 丩(얽힐 구)의 합자로 죄인을 잡아서(攴) 포승줄로 묶다(丩. 糾의 원글자)는
뜻을 그렸으며 이로 부터 잡아들이다, 거두어 들이다의 등의 뜻이 나왔다.
丩(얽힐 구)는 줄에 얽어맨 모습이고 攵(칠 복)은 文과 자형이 비슷한 형태(形態)로
일명(一名) ‘등글월 문’으로 칭(稱)하기도 하며, 손에 든 나뭇가지로 물건(物件)을
치거나 때려서 체벌(體罰)을 가(加)할 때 뜻으로 쓰인다.
23. 冬(겨울 동) : 冫(얼음 빙)部
冬의 자형에 대(對)하여는 이견(異見)이 분분(紛紛)하나 갑골문(甲骨文)에서
싱의 양쪽끝에 매달린 베틀을 북을 그렸다는 설(說)이 대표적(代表的)이다.
이로 베짜는 계절(季節)이 겨울이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설문 소전에서 仌(얼음 빙)자가 있는 것으로 볼 때 사계절을 마치는 때로서
대지가 얼어붙는 겨울철을 뜻한다.
24. 藏(감출 장) : 艹( 풀 초)部
藏은 艹(풀 초)와 臧(숨길장. 착할 장)의 합자로 가을에 추수한 곡식등을 풀(艹)로 덮어
풀속에 추위등으로 부터 동해가 없도록 감추는 모양을 상형화 했다.
臧(장)은 臣(신하 신)과 戈(창 과)가 의미부 이고 爿(나무조각 장)이 소리부이다.
한쪽 눈이 찔린 “남자(男子) 노예(奴隸)”를 말한 것으로 ‘고분 고분한노예’라는 데서
‘착하다’의 뜻과 뻬앗아 온 물건(物件)은 숨기게 마련 이라는 데서 ‘숨기다’의 뜻도 나왔다.
▶ 참고내용
한래서왕추수동장寒來暑往秋收冬藏은 자연의 순환에 대하여 이야기한 구절이다.
주해천자문에서는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5장의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오고 더위가 가면 추위가 오니,
가는 것은 굽힘이요 오는 것은 폄이다”라는 문장을 인용했다.
주자朱子는 〈본의本義〉에서 “굴신屈伸과 왕래往來의 이치를 통해
학문도 자연의 계기가 있음을 말하였다. 그 뜻을 정밀히 연구하여
신묘함에 들어감에 이르는 것은 굽힘의 지극한 것이지만 나와서
용用을 극치로 하는 근본이 되는 것이고,
그 용을 이롭게 하여 가는 데마다 편안하지 않음이 없는 것은
폄의 극치이지만 들어서 덕德을 높이는 바탕이 되는 것이니,
굼힘의 들어감과 폄의 나옴이 서로 양성養成하며 발달發達하는 것”라고 했다.
이를 사람의 다리에 비유하면 무릎의 굴신 없이 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순자》 <왕제편>에서는 봄에는 밭을 갈고, 여름에는 김을 매고,
가을에는 거두어들이고, 겨울에는 저장한다(春耕夏耘秋收冬藏)고 했으며,
《사기》 <태사공자서>에서는 봄에는 살아나고, 여름에는 자라고,
가을에는 거두어들이고, 겨울에는 저장한다(春生夏長秋收冬藏)고 했는데,
이것은 농업을 굴신과 왕래의 이치로 설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