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는 하나님에 의해 모세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 지도자로 세워지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셨던 사명과 비전(Vision)을 다시 한번 여호수아에게 명하시면서 강하고 담대하라고 말씀하시자, 곧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비전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리고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가나안 땅을 향해 진격하게 될 것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합니다(10절, 11절). 하나님께서 명하신 사명과 비전을 행하는 데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지도자는 바뀌었지만 계속되고 있는 하나님의 계획은 차질이 없이 진행되도록 한 것입니다. 더구나 여호수아는 모세의 수종자(隨從者)로서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어떻게 행하였었는지를 옆에서 잘 지켜보았었기에 지체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강의 동쪽 편에 있었고,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와 므낫세 반(半) 지파는 요단강 동쪽에 이미 땅을 분배받은 상태였는데(민수기 32장), 민수기 32장에서도 모세가 그 지파들과 약속을 맺은 것처럼 아내와 가족, 가축들은 요단강 동쪽 편에 정착하도록 남겨두되, 이십 세 이상으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남자들은 요단강 서쪽의 가나안 땅을 모두 차지할 때까지 가나안 땅 정복 전쟁에 함께 참여하도록 요구합니다(12절~15절). 이렇게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와 므낫세 반 지파의 병사들은 약 11만 명(민 26:7, 18, 34)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미 자기 지파가 땅을 분배받았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주시길 원하시는 모든 땅을 다 차지하기까지는 온 이스라엘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한 마음과 한 뜻으로 합력하여 그 사명과 비전을 이루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아마 이기적인 마음을 가졌다면 이미 땅을 차지한 지파들은 그냥 남아서 안정을 취하려고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단강 동쪽의 땅도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차지한 땅이기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와 므낫세 반 지파도 이러한 여호수아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응답합니다(16절~18절). 그들은 모세를 이어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의 명령에 순복하겠다고 응답하였고(16절), 모세의 지도력에 순종했듯이 여호수아의 지도력에도 똑같이 순종하겠다고 다짐합니다(17절).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모세와 함께하셨던 것처럼 여호수아에게도 함께하시길 바란다고 고백합니다(17절). 여호수아가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라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여호수아의 명령에 거역하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여호수아에게 오직 강하고 담대하라고 격려하고 지지합니다(18절). 지도자가 바뀌었어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에 따라 순종하며 행하는 지도자들에게 변함없는 지지와 순종을 맹세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땅을 다 정복하여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을 다 차지하여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인 가나안 땅을 코앞에 두고 지도자가 바뀌었을 때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었을 상황입니다. 그러나 모세에게 주신 사명과 비전은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명과 비전이었고, 그러한 사명과 비전이 여호수아에게도 그대로 이어진 것이기에 매우 매끄럽게 지도력 이양(移讓)이 이뤄질 수 있었고, 이스라엘 백성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의(異意)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출애굽을 시작할 때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사명과 비전은 한결같았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전열(戰列)을 갖추어 요단강 서쪽 편의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정복 전쟁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같은 목적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같은 사명을 주시고, 같은 비전(vision)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이 사명과 비전,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식은 저마다 조금씩 다를지라도 결국 추구하는 방향은 같습니다. 한 하나님의 자녀들이고, 한 하나님의 백성이기에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도자의 스타일에 따라 방식과 전략(戰略)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결국은 하나의 사명과 비전을 향해 달음질하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명과 비전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면서, 그 안에 기록한 말씀에 따라 지켜 행하면서 이뤄가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새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비전은 여전합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명과 비전을 잘 이뤄나가기 위해 올 한 해도 우리 각자에게 주신 재능과 은사에 따라, 각자에게 주신 스타일에 따라 최선을 다하여 헌신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한 마음과 한 뜻으로 주님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헌신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