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야 김옥춘 장마야! 곱게 지나거라. 순하게 지나거라. 그렇지 않아도 가난하다. 그렇지 않아도 기운 없다. 가난에 부채질 말고 곱게 지나거라. 장마야! 사계절처럼 늘 오는 장마야! 올 때마다 큰 걱정 만들고 가서 반갑지 않은 장마야! 넉넉하게만 뿌리고 시원하게만 불고 길지 않게 머물고 가거라. 장마야! 반지하 방 물들지 않을 만큼만 튼튼하게 자라는 농작물 잠기지 않을 만큼만 넉넉하게만 뿌리고 시원하게만 불고 가거라. 2004.7.2 |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자녀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으니 부모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해줄 사람이 있으니 형제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의논할 사람이 있으니 배우자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함께하고 나눌 사람이 있으니 이웃이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인사할 사람이 있으니 친구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만날 사람이 있으니 2004.7.6 |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옥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부모 돌아가시기 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아내와 남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내와 남편이 믿음을 잃기 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자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식이 필요로 할 때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나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 더 늙기 전에 마음과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인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다리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사랑도 행복도 찾아야 한다. 2004.7.6 | 바보 김옥춘 바보! 사랑에 눈멀어 아무것도 보지 않는 바보야! 바보! 정말 바보네? 사랑을 해봐. 너도 금방 바보가 돼! 사랑은 바보처럼 자꾸자꾸 웃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아까운 줄 모르고 다 퍼주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거짓말도 구분 못 해 다 믿어버리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것으로 목숨 건 것처럼 크게 싸우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바로 자신이라는 걸 까먹게 하고 그래서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바라봐 줄수록 쓰다듬어 줄수록 사랑한다고 말해 줄수록 사랑해줄수록 더 많이 사랑받고 있다고 믿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사랑 놓칠까 봐 불안해 의심을 하다가 사랑을 떠나보내게도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한여름 더운 날에도 땀 흘리며 꼭 껴안고 있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공주거나 왕자라고 생각해 섬기게 하지. 사랑은 바보처럼 바쁜 출근 시간에도 입 맞추고 안게 하고 사랑은 바보처럼 슬플 때도 기쁠 때도 평안할 때도 위기가 닥쳤을 때도 사랑한다는 말만 하게 하지. 사랑을 해봐! 분명 행복한 바보가 될 테니. 2004.7.8 |
마음 김옥춘 마음은 배어 나와 몸에 피어난다. 마음은 표정이 되고 태도가 된다. 마음은 배어 나와 말에 피어난다. 마음은 말씨가 되고 음색이 된다. 2004.7.15 | 장마 김옥춘 반갑기만 하던 비가 무섭기만 했습니다. 고맙기만 하던 비가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온종일을 내리고도 모자라 밤새 또 내리고 하루로 모자라 또 하루를 내리고 더위로 지쳤던 가슴들은 이제 장마로 지쳤습니다. 해마다 오는 장마는 해마다 농부 마음 더 많이 할퀴고 해마다 가난한 사람 마음 더 많이 할퀴고 갑니다. 아직도 빗소리 시원하다는 이 있고 이제는 빗소리 하나하나가 바늘처럼 따가운 이도 있습니다. 그래도 비는 내립니다. 하늘이 뚫린 것처럼 비는 정말 하늘에서 오나 봅니다. 인간의 기도가 닿지 않는 하늘에서 내리나 봅니다. 비가 내립니다. 막을 수 없는 비가 내립니다. 내리는 비를 막을 수는 없지만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장마를 이겨내고 좀 더 슬기롭게 내일을 살 겁니다. 무섭게 비 내리는 밤 하늘에 닿지 않을지라도 기도를 합니다. 장마 피해 더 이상은 없게 해 달라고 2004.7.17 |
사랑도 용기입니다 김옥춘 이제 당신을 마음 놓고 사랑하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마음 놓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제 두려운 맘 없애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두려운 맘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이제 달아나고픈 맘 버리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도망가는 대신 당신에게로 바싹 다가섰습니다. 이제 내 안에 숨 쉬고 있던 당신을 인정하기로 합니다. 아니 벌써 내 안에 숨 쉬고 있는 또 하나의 내가 당신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용기 있는 오늘이 당신을 믿은 용기 있는 오늘이 참으로 소중하고 귀합니다. 매일 용기 내어 매일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매일 용기 내어 매일 당신을 믿겠습니다. 매일 용기 내어 당신을 사랑함이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칭찬을 하겠습니다. 이제 당신을 마음껏 사랑하겠습니다. 사랑도 용기입니다. 2004.7.21 | 중년의 사랑 김옥춘 맞다! 우린 지금 목숨 걸고 사랑을 해야 할 때다. 사랑해도 좋고 사랑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면 안 된다. 목숨 걸고 사랑을 해도 내 삶에 주어졌던 사랑 반의반도 못하고 가는 거다. 맞다! 우린 지금 내일로 미룰 때가 아니다. 하루 미루면 오늘 하루치의 사랑을 영영 못하고 가는 거다. 맞다! 우린 지금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중년에 시작하는 사랑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정성을 다하여 찾아야 한다. 찾아도 안 찾아지는데 무작정 기다릴 때가 아니다. 맞다! 우린 지금 아주 많이 행복해야 할 때다. 오늘 행복하지 못하면 행복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다. 지금 당장 행복해도 내 삶에 주어졌던 행복 반의반도 못 누리고 가는 거다. 맞다! 우린 지금 중년이다! 중년에 시작하는 사랑은 목숨 걸고 사랑을 해야 한다. 중년에 느끼는 행복은 목숨을 걸었던 것만큼 행복해야 한다 2004.7.22 |
잠들고 싶어 김옥춘 넌 마술사야! 사랑한다는 말 입술에 붙여 놓은 것처럼 사랑한다는 말만 하게 하네? 넌 마술사야! 입술 얼려놓은 것처럼 사랑한다는 말 입속에 고이지도 못하게 하네? 넌 마술사야! 얼굴 가득하게 기쁨의 꽃밭을 만드네? 넌 마술사야! 꽃밭을 금방 가시밭으로 만들어버리네? 넌 마술사야! 사랑의 마술사 울고 웃는 나는 너의 사랑의 마술에 걸려버렸어. 행복한 마술 이대로 오래였으면 참 좋겠어. 이대로 잠들고 싶어. 2004.7.24 | 우리는 김옥춘 우리는 여름마다 이렇게 폭염을 이기며 살아왔네요. 우리는 겨울마다 살을 에는 추위를 이기며 살아왔네요.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이기고 살아왔네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또다시 기쁨으로 맞이하는 우리는 자연 앞에 나약하지만은 않군요. 그러니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사랑으로 가정을 가꾸며 잘 살아가겠네요. 2004.7.29 |
하늘이 울었다 김옥춘 후두둑 창문을 열었다 하늘의 눈물일까? 내가 울고 싶은 만큼 하늘이 울었다. 쭈루룩 쭉 쭈루룩 쭉 한숨이 나온다. 하늘의 곡소리일까? 내가 소리치고 싶은 만큼 하늘이 흐느꼈다. 하늘은 울어 열 받은 세상의 먼지를 다스렸다. 나는 울어 상처받은 가슴의 가시를 다스렸다. 후두둑 하늘이 울었다 쭈루룩 쭉 빗물 내 가슴으로 흘렀다. 2005.7.13 | 비가 김옥춘 창을 열었어 비가 창문을 두드렸거든 창을 열고 소리 내어 내리는 비를 자꾸만 바라보았어. 자꾸만 자꾸만 바라보았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 올 것만 같아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가슴에 차오를 것만 같아서 비가 마음을 두드린 거야 사랑하고 싶게 한 거야 비가 내 마음에 창을 낸 거야 2005.7.28 |
너를 찾는 이유 김옥춘 주고 싶어서 채워주고 싶어서 네 삶 풍요하도록 주고 싶어서 아껴주고 싶어서 네 삶 귀하도록 주고 싶어서 살펴주고 싶어서 네 삶 고단하지 않도록 주고 싶어서 사랑해주고 싶어서 네 삶 넘치도록 주고 싶어서 안아주고 싶어서 네 삶 평안하도록 주고 싶어서 지켜주고 싶어서 네 삶 기쁘도록 그래서 주고 싶어서 너를 찾는다. 2006.7.25 | 비 내리는 아침 김옥춘 신기하더라. 비 내리는 아침 숲 속의 새들 더 많이 노래하더라. 비가 와서 걱정하는 새도 있고 비가 와서 즐거운 새도 있고 비가 와서 외로운 새도 있고 비가 와서 슬픈 새도 있고 그리고 비가 와서 추운 새도 있고 그런가 봐 우리처럼 참 신기하더라. 비 내리는 아침 숲 속의 새들 더 많이 걱정하더라. 엄마 아빠처럼 더 많이 노래하더라. 연인처럼 더 많이 바쁘더라. 우리처럼 우리의 이웃처럼 2006.7.25 |
중년의 외로움 김옥춘 새도 울고 바람도 울고 나무도 우는데 나는 새도 노래하고 바람도 노래하고 나무도 노래하는데 나는 나는 꽃도 웃고 해도 웃고 아가도 웃는데 나는 과일도 달고 밤도 달콤하고 사람들은 사랑하는데 나는 나는 2006.7.25 | 이미 우리는 프로다 김옥춘 일하듯 사랑하라 사랑에서 집중과 책임감이 중심이니라. 사랑하듯 일하라 일에서 사람을 귀히 여김이 중심이니라. 일하듯 사랑하라 사랑에 탐구와 창의가 들어갈 것이다. 사랑에서 감동과 존경을 얻을 것이다. 사랑하듯 일하라 일에 정성이 들어갈 것이다. 일에서 행복을 얻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프로다. 이미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 2007.7.11 |
그래도 술 김옥춘 세상이 나를 버린 것 같은 날 외톨이 인생이 눈총받고 내돌림 당한 기분인 날 나 외롭고 쓸쓸한 날 나 세상이 두려워진 날 내 편이 되어주는 건 그래도 술 위로가 되어주는 건 그래도 술 2007.7.29 | 그래서 술 김옥춘 술이 좋아서? 아니더라. 사람이 좋아서 마시더라. 술이 달아서? 아니더라. 쓴맛이 인생 같아서 마시더라. 취기가 그리워서? 아니더라. 정이 그리워서 마시더라. 그래서 술 그래서 술 사람이 좋아서 술이 좋더라. 인생 쓴맛에 술이 달더라. 외로워서 노래가 나오더라. 그래서 술 그래서 술 잠시 어지럽고 잠시 마비되고 깨는 고통과 함께 다시 돌려주더라. 세상을 내 삶을 그래서 술 그래서 술 2007.7.30 |
존귀한 그대여 김옥춘 주인이라고 해서 힘이 있다고 해서 부자라고 해서 높은 곳에 있다고 해서 중요한 일을 한다고 해서 어른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하지 마라 일꾼이라고 해도 힘이 없다고 해도 가난하다고 해도 낮은 곳에 있다고 해도 천한 일을 한다고 해도 어리거나 늙었다고 해도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나다. 존중하라 나만큼 존중하라. 내가 존중받고 싶은 만큼 존중하라. 삼가라 나만큼 삼가라.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만큼 삼가라. 사랑하라 나만큼 사랑하라. 내가 사랑받고 싶은 만큼 사랑하라. 나도 존귀한 나다. 2007.7.31 | 어른 김옥춘 돈이 어른이야 돈 있는 사람이 어른이야 인사하는 걸 봐 인사받는 걸 봐 예를 갖추는 걸 봐 버릇없는 걸 봐 무시하는 걸 봐 무시당하는 걸 봐 돈이 힘이야 돈 있는 사람이 천하장사야 말하는 걸 봐 말 듣는 걸 봐 고개 숙이는 걸 봐 내려다보는 걸 봐 사람 모이는 걸 봐 거들떠보지도 않는 걸 봐 나이가 많아지면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십상이야 돈이 많아지면 공손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십상이야 일에서 나이 많은 사람이 어른 아닌 것 알지만 일터에서 나이 많은 사람을 함부로 서럽게 만들면 안 되는 거야 세월 앞에 장사 없는 것 알지만 나이 많은 사람 앞에서 힘자랑하듯 버릇없으면 안 되는 거야 돈이 어른이야 돈 있는 사람이 어른이야 돈이 힘이야 돈 있는 사람이 천하장사야 그렇지만 그렇지만 나이 많은 사람도 어른이야 오랜 세월 일하고 사랑해온 삶도 이 사회를 지켜온 힘이야 우리 버릇없지 말자 2008.7.5 |
들꽃을 보면 김옥춘 나 꽃이 되고 싶어. 배고플 때 오렴. 지쳤을 때 오렴. 달콤한 휴식처 꽃방석 나 꽃이 되고 싶어. 나 꽃이 되고 싶어. 나 꽃이 되고 싶어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달콤한 것을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을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향기로운 것을 네게 주고 싶어 나 꽃이 되고 싶어. 나 나비가 되고 싶어 나 벌이 되고 싶어. 외롭거든 말하렴. 사랑하고 싶거든 말하렴. 뽐내고 싶거든 말하렴. 우울하거든 말하렴. 살아갈 용기가 없거든 말하렴. 심심하거든 말하렴. 나 나비가 되고 싶어. 나 벌이 되고 싶어. 나 나비가 되고 싶어. 나 벌이 되고 싶어. 내가 가진 재주 중에 가장 아름다운 말로 가장 참된 말로 가장 사랑스러운 말로 내가 가진 재주 중에 가장 아름다운 몸짓으로 가장 정성스런 몸짓으로 가장 사랑스런 몸짓으로 쓰다듬어주고 싶어. 안아주고 싶어. 사랑하고 싶어. 나 나비가 되고 싶어. 나 벌이 되고 싶어. 내가 가진 재주로 네가 살고 싶게 하고 싶어. 사는 일이 기쁨이게 하고 싶어. 나 나비가 되고 싶어. 나 벌이 되고 싶어. 나 꽃이 되고 싶어. 길을 걸으면 들꽃이 보여. 들꽃을 보면 사랑이 하고 싶어. 내 사랑이 되어줄 네가 보고 싶어져. 2008.7.6 | 칠순 김옥춘 풀을 뜯어 풀뿌리를 캐어 풀로 죽이라고 쑤어 풀죽을 밥이라고 먹였다는데 내 외할머니 피난 다니면서 옥수수를 맷돌에 갈아 가마솥에 밥이라고 지어 옥수수를 밥이라고 먹였었는데 내 어머니 나 어렸을 때 전쟁 피난 가난 고생 눈물 세월 참! 인생 참! 가난과 고통으로 하루가 평생 같아도 평생이 하루 같은 한평생 칠순 내 어머니 어머니! 내 어머니! 하루하루가 평생 같은 지긋지긋한 가난과 고통의 삶이었어도 당신의 삶은 아름다웠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위대했습니다. 당신은 내 삶의 빛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2008.7.11 |
취한다. 김옥춘 흔들흔들 세상이 흔들린다. 흐흐흐 좋다. 내가 세상을 흔들었다. 뱅글뱅글 세상이 돈다. 깔깔깔깔깔 신난다. 내가 세상을 돌렸다. 깜박깜박 세상이 숨바꼭질한다. 히히 취한다. 내가 세상을 겁먹게 했다. 사르르르르 세상이 뽀얗게 흐려진다. 하하하하하 행복하다. 달콤하다. 내가 세상을 아이스크림처럼 녹였다. 2008.7.12 | 취하고 싶다. 김옥춘 내가 언제 언제 세상을 흔들어보겠어. 내가 언제 언제 세상을 만만하게 보겠어. 내가 언제 언제 세상을 향해 큰소리를 쳐보겠어. 내가 언제 언제 뜨거운 행복을 맛보겠어. 술이나 한잔 해야 술 한 잔이나 해야 세상사 다 잊고 세상 다 얻은 듯 행복해 보지 취하고 싶다. 다 잊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다. 2008.7.13 |
사진을 찍었다. 김옥춘 사진을 찍었다. 작은 풀 지는 꽃까지도 곱다. 아름답다. 찡하다. 사진을 찍었다. 누워서도 살아있는 나무 죽어서도 서 있는 나무까지도 사랑스럽다. 아름답다. 찡하다. 사진을 찍었다. 웃는 너도 우는 너도 쓸쓸한 너도 사랑스럽다. 아름답다. 찡하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가족 앞에서는 우리 모두 사진작가 같은 사람이 된다. 아무도 몰라주는 사랑하는 사람의 매력을 찾아내고 사랑하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우리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을 찍는 사진작가 같은 사람이다. 사진을 찍었다. 곱다.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가슴이 찡하다. 눈물이 핑 돈다. 사진 속에서 우리가 읽는 것은 생명이 전하는 메시지다. 사랑해라. 이겨내라. 아파도 힘에 겨워도 인생은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너는 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 사진을 찍는다. 가슴이 찍힌다. 사랑스런 너의 가슴 사랑하고픈 나의 가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삶이 귀해진다. 삶이 감사하다. 사랑이 하고 싶다. 2008.7.16 | 중얼거리던 날 김옥춘 편안하게 중얼거리는 것은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불편하게 중얼거리는 것은 불만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편안하게 중얼거리는 것은 친해지자고 말하는 것이다. 불편하게 중얼거리는 것은 내가 옳다고 말하는 것이다. 어느 날 나 자신이 중얼거리고 있다면 편지를 쓰리라 사랑한다고 잘 지내보자고 어느 날 나 자신이 화난 듯 중얼거리고 있다면 수고로운 나를 위로하리라. 잘하고 있다고 항상 내가 옳다고 어제 난 혼자 중얼거렸다.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면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하면 혼자 중얼거렸을까? 어제의 나 언젠가의 내 부모 어제 난 혼자 중얼거려 놓고 가슴이 아팠다. 쓸쓸하고 외로웠을 내 엄마 가슴 내 아버지의 가슴이 이제서 걱정이 된다. 나 혼자 중얼거린 날 내 가슴이 측은했다. 2009.7.18 |
비가 내린다. 김옥춘 가만히 비가 내린다. 세상이 조용하다. 가만가만 비가 내린다. 산천초목이 고요하다. 나뭇가지 하나 흔들리지 않는다. 풀숲 한 자락 흔들리지 않는다. 나뭇가지 하나 흔들지 않고 풀숲 한 자락 흔들지 않고 조용하게 고요하게 비가 내린다. 신기하다. 건반악기 건반을 누르듯 현악기 줄을 뜯듯 타악기를 두드리듯 관악기의 구멍을 닫고 열듯 나뭇잎 하나하나만 튕겨가며 가는 줄기 허리 하나하나만 튕겨가며 비가 내린다. 신비롭다. 비가 내린다. 빗소리 엄숙하다. 장엄하다. 시원하다. 아름답다. 웅장하다. 현란하다. 화려하다. 비가 내린다. 고요한 숲에 나무 키만큼의 높고 낮은 소리가 가득하다. 조용한 숲에 산천초목 가짓수만큼의 강하고 여린 소리가 가득하다. 고요하고 조용한 숲에 가지고 있는 것만큼의 맑고 탁한 소리가 가득하다. 아름답다. 비가 내린다. 바람 한 점 없이 세상 조용히 세워놓고 산천초목 고요히 세워놓고 나 조용히 구경꾼으로 세워놓고 조용하게 고요하게 시원하게 비가 내린다. 2009.7.21 | 일하면서 가끔 느끼는 것 김옥춘 내 잘못 없이도 일터가 지옥이 될 때가 있다. 내 잘못 없이도 가정이 지옥이 될 때가 있다. 가끔은 떠나는 것이 참고 견디는 것보다 더 나을 때가 있다. 가끔은 도망치는 것이 맞서는 것보다 더 나을 때가 있다. 참는 것만 가르칠 일이 아니다. 이해하고 대화할 것만 강요할 일이 아니다. 일터가 지옥 같아서는 안 된다. 가정이 지옥 같아서는 안 된다. 일터는 가정은 행복해지는 곳이어야 한다. 가고 싶어지는 곳이어야 한다. 2009.7.21 |
일터에서 김옥춘 일했다. 힘든 일을 팔다리 아프고 물집 잡히고 허리 아프고 굳은살 박이고 잠도 설치고 그렇지만 참을 만했다. 일이 힘든 것은 참을 만했다. 참을 만하더니 일이 더 재미있어졌다. 일했다. 힘들었다. 사람이 가슴이 아팠다. 숨통이 막혔다. 눈치가 보였다. 아무것도 맘 놓고 할 수가 없었다. 사람이 힘들게 하는 것은 참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함께 힘들게 하는 것은 참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 때문에 외롭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비참하고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피해야 한다. 밟히지 않으려다 도리어 내가 밟는 수가 있다. 조심해야 한다. 똑같은 사람 될 수가 있다. 사람들은 일이 힘들어서 일터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힘들어서 떠나는 것이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사실은 가슴이 아파서라고 말하는 것이다. 2009.7.22 | 집단 따돌림을 보면서 김옥춘 비난받는다고 다 비난받을 사람은 아니다. 축복받는다고 다 축복받을 사람은 아니다. 말 안 한다고 바보가 아니다. 당한다고 바보가 아니다. 내 진심이 왜곡되기도 하고 내 행동이 오해받기도 한다. 날 믿어줄 사람이 없을 때도 있다. 난 그렇지 않은데 못된 사람이 되어있을 때도 있다. 정의는 정의 앞에서 항상 당당한 것은 아니다. 정의가 외로울 때도 있다. 아름다운 삶이 누구나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삶이 비난받을 때도 있다. 남들이 욕한다고 안심하고 함께 욕해서는 안 된다. 남들이 무시한다고 안심하고 함께 우쭐대서도 안 된다. 늘 나의 한 마디로 누군가의 가슴이 아플지를 생각하고 나의 잘못된 판단으로 누군가가 억울해지게 되지 않을까를 염려해야 한다. 내가 보는 게 다가 아니다.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니다. 내가 보는 게 내가 아는 게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고개를 끄덕일 때도 말을 할 때처럼 늘 조심해야 한다. 누군가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는 일 없도록 2009.7.22 |
평생 가고 싶은 친구 김옥춘 너는 바보다. 나처럼 바보다. 이 넓은 세상에 너랑 나랑 단둘이만 사는 줄 안다. 너는 귀재다. 나처럼 귀재다. 수많은 사람 중에서 나를 알아봤으니 수많은 사람 중에서 나만 바라볼 수 있으니 내가 복이 많다. 너처럼 복이 많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내가 딱 알아본 너만 바라보며 살 수 있으니 전화가 왔다. 이 세상에 나만 있는 줄 아는 너다. 나는 전화만 울려도 행복하다. 내 전화기 울릴 사람 너 말고는 없다. 나도 너처럼 평생 가고 싶은 친구다. 평생 너랑 나랑 단둘이만 사는 세상인 줄 알고 살고 싶다. 행복하다. 네가 있어서 내 인생에 네가 있어서 고맙다. 사랑한다. 내 친구 너 2009.7.23 |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 김옥춘 머리 좋은 사람보다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이 사회를 더 행복하게 한다.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는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이 사회를 더 아름답게 한다.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보다는 남을 방해하지 않고 남을 돕는 사람이 이 사회를 더 살기 좋게 만든다. 사랑을 하는 사람 가슴에는 우리가 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들이 모두 들어 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서로 사랑하는 일이고 사랑을 가르치는 일이다. 2009.7.25 |
행운 김옥춘 우주가 멋진 쇼를 했다. 행운이었다. 행운은 나에게도 찾아왔다. 고마웠다. 우주 쇼 멋진 행운은 그리 길지 않았다. 구름이 살짝 가려준 순간은 방해 같았지만 내겐 오히려 행운이었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행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행운 행운은 준비한 사람에게 좀 더 많은 행복을 주었다. 누구에게나 가끔 행운은 찾아온다. 행운과 늘 함께하고 싶다면 늘 준비해야 한다. 행복해질 준비 고마워하는 마음 행운이 와야만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행운이 온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기대되는 일이다. 개기일식을 본 행운에 감사한다. 더 많은 일상의 행복에 감사한다. 나는 행운과 가끔 함께하는 항상 행복한 사람이다. 2009.7.25(22일 개기일식을 생각하며) | 산책하다가 김옥춘 산책했다. 전원주택 앞뜰에 소나무 한 그루가 굵은 쇠줄에 매여 있다. 칭칭 감아 뒤트는 형벌을 받고 있다. 벼랑 끝 바위틈에서 훌륭하게 살아낸 볼품없는 소나무를 보고 아름답다고 수고했다고 훌륭하다고 칭송할 때는 늘 듣는 이가 있는지 살펴야 하나 보다. 산책했다. 기도가 나왔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의 인생이 누군가의 힘에 의해 뒤틀리지 않게 하소서! 2009,7.29 |
드라마를 보면서 김옥춘 말해도 믿어줄 사람이 없는 야속한 세상살이 통하지 않는 진실한 마음 주인공의 마음 어쩌면 그리 닮았는지 드라마를 보면서 나를 본다. 작고 미묘함이 몰고 오는 마음의 고통 결국은 혼자 외롭게 견뎌야 하는 것들 그 쓸쓸함 드라마를 보면서 나를 응원한다. 심각하고 절박한 일도 남들에겐 별일이 아니어서 진실은 자꾸 숨바꼭질한다. 안타깝다. 드라마도 내 삶도 말도 안 되게 얽히고 뻔하게 엇갈리는 게 닮아 있다. 다르지만 닮아 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사실은 나의 하루하루의 행복한 결말을 기도한다. 나는 그렇다. 2009.7.31 | 숲 속의 예쁜 집 김옥춘 숲 속에서 예쁜 집을 만났다. 참나리와 능소화가 보란 듯이 뽐내고 들꽃들 잔잔히 웃고 있었다. 텃밭엔 채소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키우고 있었다. 주인의 수고와 마음이 보였다. 뜰이 있는 예쁜 집을 보면 기분이 좋다. 부러워진다. 우리 모두의 삶이 동화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먹고 자는 공간이 쾌적했으면 좋겠다. 숲 속에서 예쁜 집을 보았다. 새소리를 들으며 뜰을 바라보며 마시는 아침의 커피 향이 궁금해진다. 2009.7.31 |
휴식 같은 소나기 김옥춘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듯했다. 번쩍번쩍 와르르 쾅쾅 쾅 축제에 흐르는 격정적인 음악인 듯했다. 쏴쏴 쏴 후드득후드득 흥겹게 놀고 간 춤판인 듯했다. 흥건히 젖은 세상이 술렁거렸다. 여름 한낮의 소나기 시원했다. 기분 좋았다. 고마웠다. 꿈결 같았다. 입맞춤 같았다. 행복했다. 나도 때로는 삶에 지친 네게 휴식 같은 소나기이고 싶다. 2009.7.31 | 나의 하루가 수양이다. 김옥춘 하루를 살았다. 하루를 견뎌냈다. 힘들다. 하루를 산다는 것은 많이 참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많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많이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늘 하루 일을 했다. 오늘 하루 견뎌냈다. 버겁다. 하루를 일하며 산다는 것은 아주 많이 참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주 많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주 많이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오늘 나의 하루가 마음의 수양이었다. 오늘 나의 하루가 도를 닦는 승려이자 수도자였다. 오늘 나의 하루가 간절한 기도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하루를 산다는 것은 많은 갈등과 어지러움 속에서 나와 너를 다스려 사랑스럽게 안아야 하는 마음을 수양하는 일이다. 2010.7.26 |
비가 온다. 김옥춘 비가 온다. 종일 온다. 더위에 지친 내 임 위로하겠다고 오는 게 맞는 것 같다. 덥다가 비 내리니 살만하다. 비 내리다 맑게 개면 기운 났던 것처럼 하늘도 쉽지 않겠다. 조금 방심하면 가물고 조금 방심하면 잠기고 하늘도 속상하겠다. 제대로 해도 잘해도 어디에선가는 아프다고 한다. 못 살겠다고 한다. 비가 온다. 종일 온다. 하늘 속상할 일 하늘 같은 너와 나 속상할 일 없기를 기도한다.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우리들이길 기도한다. 2011.7.3 | 오늘만이라도 김옥춘 어둠아 걷히지 마라 오늘은 오늘은 비야 그치지 마라 오늘은 오늘은 그래야 눈 뜨고 싶지 않은 맘 다독여 눈 똑바로 뜨고 나와 현실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야 나서지 못한 맘 추슬러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새지 않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비가 억수로 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핑계라도 찾을 수 있어야 그래야 그래야 캄캄하다. 우울하다. 초라하다. 오늘은 오늘은 세상도 내 맘처럼 캄캄했으면 좋겠다. 나의 초라함이 어둠에 묻혔으면 좋겠다. 오늘은 오늘은 억수로 비가 쏟아져서 정말로 발이 묶였으면 좋겠다. 갈 곳이 없어서가 아니고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고 외로워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비 때문이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오늘은 오늘만이라도 2011.7.10 |
집중호우 김옥춘 철퍼덕 철퍼덕 구름양동이 물 쏟아내는 소리 밤을 꼬박 새웠다. 어딘가는 잠기고 어딘가는 무너지고 어딘가는 끊어지고 어딘가는 떠내려갈 텐데 하늘은 걱정도 없는가 보다. 기운 다스릴 생각 없어 보인다. 구름은 적당한 게 얼만큼인지 모르나 보다. 골고루 나누는 법을 배우지 못했나 보다. 마구 쏟아낸다. 철퍼덕 철퍼덕 콸콸 콸 구름양동이가 쏟아내는 물에 쓸려 휘청거리는 우리는 역류하는 물로 또 한 번의 난리를 겪는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정에서 시민의 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시정에서 물길 막히지 않게 계획하고 관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임을 우리는 여름마다 가슴 아프게 배운다. 집중호우에도 끄떡없는 우리들이길 물길 안내 잘하는 우리들이길 기도해 본다. 2011.7.28 | 유령 김옥춘 유령이 있다면 자신의 존재도 모르는 사람이 참 무서울 거야! 보지 않는 것 같아서 유령이 있다면 자신의 소리 절대로 듣지 못하는 사람이 참 무서울 거야! 듣지 않는 것 같아서 살면서 화가 나도 맘에 안 들어도 어지간하면 대답하고 가능하면 들어주고 되도록 안아줄 일이야! 본다고 다 보이는 게 아니라지만 듣는다고 다 들리는 게 아니라지만 아는 만큼 보고 듣고 관심 있는 만큼 집중하는 게 사람이라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말하면 직장 동료가 말하면 친구가 말하면 이웃이 말하면 대답은 할 일이야! 그게 유령이 아닌 사람에 대한 예의야! 앞에 있는 사람 유령취급할 일 아니야! 존중으로 간섭 안하는 것과 무시로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것은 다른 거야! 날 보면서 보지 않을 때 내 말 코앞에서 들으면서 듣지 않을 때 내가 유령처럼 느껴질 때 나는 사람이 유령보다 무섭더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그럴 때 더 그렇더라! 2011.7.31 |
이별 후유증 김옥춘 아침마다 가슴이 아프고 걸을 때마다 발걸음에 걸리고 잠들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2016.7.8 | 훈련병이 된 아들에게 김옥춘 어떤가요? 힘든가요? 꼭 이겨낼 것이니 강해지겠네요. 누구보다 강하게 세상을 헤쳐 나갈 것을 믿습니다. 어떤가요? 때때로 쓸쓸한가요? 가족과 친구를 생각할 것이니 행복해지겠네요.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해가리라 믿습니다. 어떤가요? 어려운가요?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지혜를 낼 것이니 풀리겠네요. 성공하겠네요. 누구보다 빛나는 삶 누리어 가리라 믿습니다. 어떤가요? 나의 기도가 들리나요? 나의 응원이 들리나요? 날마다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날마다 행복하라고 언제인가는 꼭 빛나라고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2016.7.8 |
깻모종 하던 날 김옥춘 장마철이다. 참깨꽃이 폈다. 옥수수 알이 차오른다. 깻모종철이다. 비가 왔다. 또 비가 올 것 같기도 하다. 깻모종 할 때다. 엄마께서 작은 고무 대야에 깻모종 솎아서 담았다. 참 예쁘다! 금방 하겠네! 깻모 세 줄기를 한 포기로 심었다. 떼어주기보다 빠르게 심기도 하고 심기보다 빨리 떼어 던져놓기도 했다. 재미가 있다. 재미가 있다가 있다가 사라졌다. 찾으려고 돌아보니 코딱지만 한 밭이 학교 운동장만 해졌다. 가자! 깻모는 암 때나 해도 잘 살어! 엄마도 지루해서 힘드셨나 보다. 다시 보니 깻모가 예쁘지가 않다. 고무 대야가 작지가 않다. 내 눈은 내 마음은 내 잣대는 변하는구나! 피 예쁘다더니 깻모가 웃는다. 하하하 작다더니 고무 대야가 웃는다. 머쓱하게 나도 웃었다. 2016.7.9 | 오늘 나에게 이르는 말 김옥춘 방을 나서다가 발가락이 부딪혔다. 아팠다. 부었다. 피멍까지 들었다. 절뚝거렸다. 이틀 동안 이젠 안 아프다. 몸의 회복력에 고맙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흔하게 듣던 말이 생각났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믿음이고 기도였구나! 내 하루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일은 피해가자. 서두르지 말자. 내 하루에서 꼭 이루어야 할 일은 하자. 겁먹지 말자. 괜찮아! 괜찮을 거야! 마음은 느긋하게 하고 행동은 안전하게 하자. 알았지? 2016.7.10 |
손님께 김옥춘 찾아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음식에 손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담았습니다. 음식에 손님의 마음도 담았습니다. 사랑하는 마음 존경하는 마음 전하고 싶으신 거 맞죠? 가슴 따뜻하고 삶이 더욱 귀해지는 귀한 시간 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7.1 | 선풍기 닦고 김옥춘 선풍기에 먼지가 대롱대롱 샤샤샥 뽀글뽀글 쓱싹 아! 시원해! 내 몸을 씻은 것처럼 개운하다. 선풍기 바람이 달라졌다. 내게는 내게만 선풍기 바람도 내가 보는 대로 분다. 새 바람으로 먼지 바람으로 선풍기 바람이 깨끗해졌다. 내 마음마저 맑아졌다. 깨끗해진 바람이 닦고 싶은 네 마음 앞에 나를 실어다 놓았다. 그래서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 2017.7.8 |
동그라미가 하트를 그린다. 김옥춘 호수에 동그라미 그리려고 하늘은 빗방울을 내려보냈다. 동글동글 참 예쁘다. 내 마음에 하트 그리려고 하늘은 널 내게 보냈다. 두근두근 참 사랑스럽다. 어느 하나 하늘의 뜻이 아닌 게 없다. 어느 하나 네가 아닌 게 없다. 비 온다. 호수에 동그라미 내 마음에 하트 점점 많아진다. 점점 커진다. 비가 오는 날 호수에 서면 그리움에 호수에 서면 비가 하트를 그린다. 호수에 내 가슴에 2017.7.9 | 언제부터지? 김옥춘 비가 시작되면 고무 냄새가 난다. 언제부터지? 비가 시작되면 먼지 냄새가 난다. 언제부터지? 언제부터지? 내 가슴에서 타는 냄새 났었는데 비 흠뻑 내렸다. 사랑에서 이별까지 다 씻겨 내려갔다. 기분 좋다. 풀 냄새가 난다. 공기 맑게 씻겼다. 2017.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