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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차신발 사대오상(蓋此身髮 四大五常)
공유국양 기감훼상(恭惟鞠養 豈敢毁傷)
蓋此身髮은 四大五常이니,
개차신발은 사대오상이니,
恭惟鞠養이면 豈敢毁傷이라.
공유국양이면 기감훼상이라.
대개 이 몸과 터럭은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떳떳함이 있으니,
공손히 키워주고 길러주심을 생각하니 어찌 감히 헐고 손상할까
蓋 : 대개 개
此 : 이 차
身 : 몸 신
髮 : 터럭 발
四 : 넉 사
大 : 큰 대
五 : 다섯 오
常 : 떳떳 상
恭 : 공순 공
惟 : 오직 유
鞠 : 칠 국
養 : 기를 양
豈 : 어찌 기
敢 : 감히 감
毁 : 헐 훼
傷 : 상할 상
▶ 개차신발(蓋此身髮)은 : 대개 이 몸과 터럭은
蓋此는 猶言凡玆也라
개차는 유언범자야라
人生於世에 莫不具此身體髮膚로되 而其所以爲人者는 則別有在也라
인생어세에 막불구차신체발부로되 이기소이위인자는 칙별유재야라
개차(蓋此)는 범자(凡玆; 무릇)란 말과 같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남에 모두 이 신체와 모발과 피부를 갖추고 있는데, 사람이 된 소이(所以; 원인)는 여기에 있지 않고 별도로 있는 데가 있다.
▶ 사대오상(四大五常)이니: 네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떳떳함이 있다.
四大는 天地君親이요
사대는 천지군친이요
五常은 仁義禮智信이라
오상은 인의예지신이라
人非四大면 無以生이요
인비사대면 무이생이요
非五常이면 無以成이니 是乃人之所以爲人也라
비오상이면 무이성이니 시내인지소이위인야라
네 가지 큰 것 사대(四大)는 천(天), 지(地), 군(君), 친(親)이며, 다섯가지 떳떳한 성품 오상(五常)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다. 사람은 사대(四大)가 아니면 태어날 수가 없고, 오상(五常)이 아니면 이룰 수가 없으니,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람된 이유인 것이다.
▶ 공유국양(恭惟鞠養)이면 : 공손히 키워주고 길러주심을 생각하니
人之有此身이 莫非父母鞠養之恩이니 爲子者當敬以思之也라
인지유차신이 막비부모국양지은이니 위자자당경이사지야라
사람의 이 몸은 모두가 부모께서 길러주신 은혜이니, 자식이 된 자는 마땅히 공경히 여겨 이것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 기감훼상(豈敢毁傷)이리오 : 어찌 감히 헐고 손상할까
孝經曰;
효경왈;
身體髮膚는 受之父母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니
不敢毁傷이 孝之始也라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
苟思父母鞠養之恩이면 則其必不敢毁傷矣라
구사부모국양지은이면 즉기필불감훼상의라
효경(孝經)에 이르기를 “신체와 모발과 피부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니, 감히 훼상하지 않음이 효(孝)의 시작이다.”하였다. 자식이 만일 부모께서 길러주신 은혜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감히 몸을 훼상하지 못할 것이다.
위의 네 문구는 백 가지 행실의 근본이 되는 효의 중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체가 하나로 연계된 문장이다.
개차신발과 사대오상은 대개 이 몸과 터럭이 네 개의 큰 것과 다섯 가지의 떳떳함이 있음을 뜻하니, 사대(四大)란 팔과 다리 즉 사지를 말하고 오상(五常)이란 떳떳한 사람이 되는데 필요한 다섯 가지 즉 첫째 사람으로서의 모양(貌)과 둘째 말하는 것(言)과 셋째 보는 것(視)과 넷째 듣는 것(聽)과 다섯째 생각하는 것(思)을 가리킨다.
공유국양과 기감훼상은 부모가 치고 길러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어찌 감히 신체를 헐고 상할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사람의 몸은 태양(太陽), 태음(太陰), 소양(少陽), 소음(少陰)의 사상(四象)원리에 따라 사지(四肢)의 형상을 갖추고 있으며,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 오행(五行)의 이치에 의한 모언시청사(貌言視聽思; 五事)의 떳떳한 작용을 한다.
모양이 없으면 사람으로서 떳떳함이 못되는 것이고, 모양이 이미 생겨서 사람이 되었으면 그 다음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생각(의식)함이 있어야, 떳떳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언시청사, 한 남녀가 서로 교합을 하여 수태되면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가 나오는데, 맨 먼저는 모양을 갖추고(貌) 다음 태어날 때 울면서 즉 말하면서 나오고(言), 그리고 눈을 뜨고(視), 귀가 열리며(聽) 마지막으로 의식을 가지게 된다(思).
사람이 모언시청사 다섯 가지를 가지고 나와서 다섯 가지로 살다 가는데, 이 오사(五事)의 근원은 수(水)화(火)목(木)금(金)토(土)인 오행(五行)이다.
오행(五行)은
一曰水요 二曰火요 三曰木이요 四曰金이요 五曰土니라
일왈수요 이왈화요 삼왈목이요 사왈금이요 오왈토니라
즉 물로는 남녀가 서로 교합해서 사정한 물이 엉겨 태아의 모양이 생기고(一曰水는 一曰貌), 불기운이 발양해서 소리가 나 울며 나오며(二曰火는 二曰言), 사람의 눈은 간장에 속하는데 간은 목에 속해 있으므로 목기운으로 보고(三曰木는 三曰視), 쇠는 소리 나는 쇳기운으로 듣고(四曰金는 四曰聽), 중앙 토기운으로 중앙에서 정치를 하듯이 뇌에서 생각을 한다(五曰土는 五曰思).
우주 내에는 맨 먼저 물 곧 액체가 나오고, 그다음 불 곧 기운이 나오고, 그다음 나무 곧 형체가 나오고, 그 다음 쇠 곧 질이 나오고, 그 다음 흙이 나와서 형국이 다 갖추어지게 된다.
수(水)라는 액체에서, 화(火)라는 기운으로, 목(木)이라는 체로, 금(金)이라는 질로, 토(土)라는 형국이 완전히 이루어지는 오행 원리에 따라 사람의 다섯 가지 신진 대사인 오사(五事) 즉 모언시청사가 있게 되는 것이다.
(서경 홍범구주 참조)
효경(孝經)에
身體髮膚는 受之父母라 不敢毁傷이 孝之始也라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불감훼상이 효지시야라
즉 부모에게 효하려면 몸과 터럭 또 살 피부 등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므로, 감히 헐거나 상하지(훼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 된다고 하였다.
옛날 유교에서 머리를 길렀던 것도 이를 본받은 것인데, 대개 이 몸과 터럭은 네 개의 큰 것과 다섯 개의 떳떳함이 있으니 부모께서 치고 길러주신 신체를 공손히 생각해 본다면, 어찌 감히 손가락 하나라도 절단낼 수 있겠는가라는 뜻이다.
개차신발(蓋此身髮)은 안짝이고 사대오상(四大五常)은 바깥짝이니 상(常)이 운(韻)이고, 공유국양(恭惟鞠養)은 안짝이고 기감훼상(豈敢毁傷)은 바깥짝이니 상(傷)이 또한 운(韻)이다. 같은 이응 받침의 운(韻)이라도 양(養)은 운(韻)에 들어가지 않고 상(傷)은 운(韻)에 들어간다.
[참고]
대학(大學)에
自天子以至於庶人히 壹是皆以修身爲本이라
자천자이지어서인히 일시개이수신위본이라
천자(天子)로부터 서인(庶人)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모두 몸을 닦는 것으로써 근본을 삼는다고 하였으니, 사물의 만 가지 근본이 수신(修身)에서 비롯됨을 강조한 것이다.
1. 惟(유)와 비슷한 의미로 維(맬 유)와 唯(오직 유)가 있다. 惟(유)가 속마음으로 오직 좇는 것을 가리키는 반면 唯(유)는 겉으로만 오로지 입으로 외치는 것이고 維(유)는 한 끈(계통)으로 계속 이어진다는 시간적 의미로 쓰인다(예 : 維歲次).
2. 鞠(국)은 가죽을 뜻하는 革(혁)에다 匊(움킬 국)을 더해서 손에 한웅큼 쥘 정도의 크기로 만든 가죽공을 뜻한다. 즉 鞠(국)은 가죽공의 의미를 갖는 동시에 공차듯이 발로 찬다는 뜻이 있다. 나아가 공을 둥글게 말듯이 몸을 굽힌다는 뜻으로 쓰이니, 몸을 굽혀 정성을 다함을 국궁(鞠躬)이라고 하는 것이다. 발로 차서 죄인을 매질하여 죄를 캔다는 뜻으로는 국문(鞫問)이 된다. 여기서는 어미가 정성을 다해 새끼를 치고 기른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는 인륜(人倫)에 대하여 알아보는 장입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이 몸을 감히 헐어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孝)의 시작이라 한 것으로부터 오상(五常)의 도리, 부모의 은혜, 여자의 절개와 남자의 재량, 허물고치기, 얻은 도를 잊지 않음, 자만에 대한 경계, 신의와 기량, 선악의 동화 등에 대하여 다루어집니다.
개차신발(蓋此身髮)이 몸과 사지(四肢)와 터럭과 살은 무릇 사대오상(四大五常) 사대(四大)로 이뤄지고 오상(五常)의 도가 있다. 개차신발의 개(蓋)는 원래 지붕을 이어 덮는 것을 말합니다. 이엉 덮개를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뜻이 아니라 추측 상상하는 말인 '대개', '무릇'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차(此)는 '이'라는 뜻이니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신발(身髮)은 몸과 터럭을 말하지만 원래 신체발부(身體髮膚)의 약어(略語)입니다.
요즘 TV나 인터넷상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를 신조어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까도남' '깜놀' '엄친아' 등의 말이 있는데 알고 보니 까도남은 '까칠한 도시 남자', 깜놀은 '깜짝 놀랐다', 엄친아는 '엄마 친구의 아들'이란 뜻이라네요. 요즘 이렇게 줄인 말이 유행하는데 옛날에도 긴 말은 줄여 쓰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신발(身髮)은 신체발부(身體髮膚)의 약어라 했는데 이 말은 효경(孝經)에 나오는 말로 많이 익숙하실 것입니다.
효경에 이르되,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
몸과 사지와 터럭과 피부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헐어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이 몸을 다치지 않게 잘 보전하는 것이 효의 첫걸음이라는 뜻입니다. 자식이 털끝 하나라도 다치면 부모의 마음은 아프기 때문에 심려(心慮)를 끼쳐드리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유가적(儒家的)인 효는 우선 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부모의 마음을 흔덥게 해드리는 것이 효의 마침이라 했습니다. 효는 백행(百行)의 근본입니다. 효를 행하지 않는 사람이 충(忠)을 행하겠습니까? 인(仁)을 행하겠습니까?
개차신발은 무릇 이 몸과 사지(四肢)와 터럭과 살의 뜻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대(四大)로 이루어졌고 또한 오상(五常)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대오상(四大五常), 사대(四大)는 불교용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몸을 이루고 있는 요소로 사대(四大)를 말하는데 천자문에서 이 말을 그대로 받아 쓰고 있음을 봅니다. 후한시대에 들어온 불교가 지식층에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대(四大)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을 말하는데 지(地)는 골육(骨肉)이 되고, 수(水)는 혈맥(血脈)이 되고, 화(火)는 따뜻한 기운이 되고, 풍(風)은 움직이는 성품이 된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몸이 흩어질 때 육신의 뼈와 살갗 등은 대지의 흙으로 돌아가고, 육신의 피와 수분은 물이 되어 돌아가고, 육신의 체온은 열기로 돌아가고, 육신을 움직였던 동력은 바람으로 돌아간다 하였습니다.
사대(四大)는 또 견고성(堅固性), 습윤성(濕潤性), 온난성(溫暖性), 유동성(流動性)으로 풀이 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대(地大)는 땅(흙)의 본성으로서 단단함, 거침, 무거움, 부드러움, 매끄러움, 가벼움 등도 포함됩니다. 수대(水大)는 물의 본성으로서 흐름, 응집, 접착, 습함, 침투 등의 특성을 지니며, 화대(火大)는 불의 본성으로 열기, 따뜻함, 차가움, 기화, 숙성, 노쇠, 소멸 등의 특성을 지닙니다. 또한 풍대(風大)는 바람의 본성으로 움직임, 지탱, 에너지, 긴장 등의 특성을 지닙니다.
사대(四大)에는 불교적인 것 말고도 도가적인 것이 있는데 네 가지 큰 것이란 도(道), 천(天), 지(地), 인(人)을 말하기도 하고, 천(天), 지(地), 군(君), 친(親)을 말하기도 하는데 천자문의 사대는 불가의 사대를 말한다 할 것입니다.
오상(五常)은 다섯 가지 떳떳한 도리이니 그것은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을 말합니다.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은 오상(五常)의 도리이니 임금된 자는 마땅히 이것을 닦아나가야 한다고 한 이래로 삼강오륜(三綱五倫)과 더불어 유가의 윤리의 덕목이 되었습니다.
인(仁)은 유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덕목으로 남을 자애롭게 사랑하는 어진 마음을 뜻합니다. 의(義)는 사람으로서 정도(正道)를 행하는 일을 말합니다. 예(禮)는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윤리규범으로 사람으로서 갖추어 야 할 예의범절을 말합니다. 지(智)는 시비(是非)를 가리는 지혜를 말합니다. 신(信)은 진실하여 거짓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가지 떳떳한 도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상도(常道)입니다.
참고로 불교는 오상(五常)에 대응하는 덕목으로 오계(五戒)가 있습니다. 이 를 유가적으로 대응해 보면, 불살생계(不殺生戒)는 인(仁), 불투도계(不偸盜戒)는 의(義), 불사음계(不邪婬戒)는 예(禮), 불음주계(不飮酒戒)는 지(智), 불망어계(不妄語戒)는 신(信)으로 대응됩니다.
그러므로 오계(五戒)와 오상(五常)은 다소 차이는 있어도 그 지향하는 바가 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오계(五戒)를 잘 수지(受持)하여 수행에 힘써 생사(生死)를 해결한다면 이보다 더한 효(孝)가 어디 있겠습니까?
盖此身髮은 四大五常이라.
개차신발은 사대오상이라.
대저 이 몸은 사대(四大)로 화합되고, 마음은 오상(五常)으로 훈육(訓育) 되니라.
蓋此身髮 四大五常 : 몸의 사대오상(四大五常)
이 장(章)은 앞의 문장과 연결하여 성군(聖君)의 보살핌이 온갖 인간과 동물과 초목에게 미쳤고, 인간에게 있어서는 사대오상(四大五常)의 규범으로 귀결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운자(韻字)는 常(상)입니다.
개차신발(蓋此身髮)에서 신발(身髮)은 신(身)과 발(髮)이라고 봅니다. 어떤 교본에서는 신(身)의 발(髮)이라고 봐서 몸의 털이라고 하여 개(蓋)가 덮는다니까 몸에는 털이 덮여있다는 등으로 되어 있던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몸의 살점은 물론이고 털 한 올까지의 온전한 몸뚱이라는 의미입니다. 개(蓋)는 그냥 '대개'라고 보면 되니까 이 문구는 그냥 차례대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개 이런 몸뚱어리는'이 되겠지요.
사대오상(四大五常)은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사대(四大)는 우선 천(天), 지(地), 군(君), 부(父)라는 설이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관계지요. 하늘과 땅 사이 임금의 아래에 아버지의 정기로 태어났다는 것이겠지요. 불교에서는 토(土), 수(水), 화(火), 풍(風)으로 자연계의 기본 원소를 말합니다.
오상(五常)은 주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말합니다. 혹은 가정의 다섯 가지 윤리로 부의(父義), 모자(母慈), 형우(兄友), 제공(弟恭), 자효(子孝)입니다. 또한 다섯 가지 사회적 계율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바로 물살(勿殺; 죽이지 말 것), 물투(勿偸; 훔치지 말 것), 물음(勿淫; 간음하지 말 것), 물위(勿僞; 거짓말 말 것), 물주(勿酒; 술 마시지 말 것)이다. 하여간 어떤 것을 의미하던 인간 생활의 바탕이 되는 요소라고 봅니다.
恭惟鞠養이면 豈敢毁傷이라.
공유국양이면 기감훼상이라.
부모님이 사랑으로 길러주신 것을 공손히 생각하면 어찌 감히 (명예를) 훼손하고, (신체를) 손상할 것인가.
여기서부터는 앞의 총론을 받아 수신(修身)의 공부를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공(恭)은 경(敬), 유(惟)는 사(思)이다. 부모가 사랑하여 기르는 것을 국양(鞠養)이라 하는데, 여기에 의금부에서 죄인을 심문하는 요즘 말로 고문수사 국문(鞠問)한다 할 때의 칠 국(鞠)이 들어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여 기를 때는 때론 사랑의 매도 필요함을 말한 것이다.
공유(恭惟)란 말은 공경히 생각함을 말합니다. 또는 삼가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공(恭)이란 글자는 엄숙하다[肅]의 의미와 공경하다[敬]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삼가다[愼]라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유(惟)는 생각하다[思]는 뜻입니다. 국양(鞠養)은 기르다, 양육하다 라는 뜻입니다. 국(鞠)은 원래 공을 찬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기르다의 뜻입니다.
그러므로 공유국양(恭惟鞠養)은 길러 주신 은혜를 공경히 생각하면, 또는 삼가 부모가 내 몸을 길러주신 일을 생각하건대 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부모의 은혜가 참으로 지중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에 이어지는 글을 살펴보겠습니다.
기감훼상(豈敢毁傷)이라. 어찌 감히 헐어서 상하게 할 수 있겠는가? 라는 뜻입니다. 효경에서는 이 대목을 불감훼상(不敢毁傷)이라 했지요. 몸을 상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뜻입니다. 기(豈)는 의문이나 반문을 나타내는 부사지요. 어찌, 어떻게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敢)은 감히, 함부로의 뜻이며, 훼(毁)는 헐다, 망치다 라는 뜻이고, 상(傷)은 다치다는 뜻입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이 몸은 실로 부모의 갖은 은공으로 길러진 몸입니다. 은자동아, 금자동아 어르면서 금지옥엽(金枝玉葉)으로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노심초사하며 길어 낸 몸입니다. 그러니 그 은공을 생각하면 어찌 몸을 함부로 취급할 수 있겠습니까?
몸을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孝)의 시작이라 했으니 이 몸을 잘 보전하여 부모의 걱정을 끼지지 않는 것이 효(孝)의 시작이라 할 것입니다. 여기 옛 효자(孝子)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옛날 장예(張禮)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흉년(凶年)을 만나 노모(老母)를 봉양하였는데 매일 들에서 나물을 구해다 멀건 죽을 쑤어 노모를 봉양했습니다. 하루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적(盜賊)의 무리를 만났습니다.
그들이 그를 잡아 먹고자 하니 장례(張禮)가 울며 애걸하여 말했습니다. “노모가 오늘 아침을 드시지 못하셨으니 잠시 집에 들러서 음식을 올린 후에 돌아와 죽겠습니다. 만약 오지 않는다면 사람을 붙이어 보내 집에서 나를 죽이시오.”하며 백 번 애걸하였습니다.
도적의 무리가 이를 허락하여 집에 돌아와 매우 즐거운 얼굴로 죽을 쑤어 어머니에게 올리었습니다. 이에 노모가 말하기를, “이 같은 세월에 너의 기뻐하는 모습은 어찌된 일이냐?”하니 장예가 그 연유를 고하여 말하기를, “부모에 자식된 자가 근심스러운 얼굴을 하고 진지를 올린다면 어머니는 놀라움에 음식을 드시지 않을 것이기에 그리하였습니다.”하니 노모가 말하기를, “도적들에게 가지 말라.”하였습니다.
장예가 말하기를, “가지 않으면 반드시 도적이 와서 죽일 것이니 어머니에게 그 참혹함을 끼치는 것은 자식의 도리가 아닙니다.”하였습니다.
이때 그의 아우가 그 말을 듣고 몰래 도적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도적에게 말하기를 “앞서 놓아준 사람은 나의 형이다. 형은 살이 말라 있고, 나는 살이 쪘으니 나를 잡아 먹어라.”하고 애걸하였습니다.
이때 장례가 도착하여 서로 죽기를 다투니 도적들은 형제가 서로 죽기를 다투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을 모두 풀어 주었습니다. 기가 막힌 이야깁니다. 죽음을 초월한 효(孝)는 살인귀 같은 도적들의 마음도 녹였습니다.
끝으로 시경(詩經)의 소아(小雅)의 육아편(蓼莪篇)에 나오는 노래 하나를 소개하고 마칠까 합니다.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쓰다듬어 길러 주시고, 키우고 가르쳐 주셨네.
거듭거듭 살펴 주시고, 나를 들며 안아 주셨네.
이 은혜 갚고자 하나, 하늘이 무정하셔라.
남산은 하늘에 솟고, 바람은 사납구나.
모두 다 즐거이 살거늘, 어찌 나만 풀이 죽었나
남산은 우뚝하고, 바람은 매섭구나.
모두 다 즐거이 살거늘
어찌 나만 부모 봉양 못하나.
수신(修身)의 기본 정신은 효(孝)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 蓋(개)는 형성문자로 盖(개)는 통자(通字), 盖(개)는 간자(簡字), 乢(개), 葢(개)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덮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盍(합; 그릇에 뚜껑을 덮는다는 뜻, 개)로 이루어졌다. 풀로 덮어 씌우다의 뜻이, 전(轉)하여 덮개의 뜻으로 쓰인다. 蓋(개)는 위에 초두머리를 얹어 풀잎이나 지푸라기 따위로 덮는 것을 의미합니다. 명사로 쓰일 때는 수레 따위의 덮개가 되고, 햇빛을 가리는 일산(日傘)이나 비를 피하는 우산(雨傘)으로도 쓰이고 나중에는 뜻이 전주(轉注)되어 대개(大蓋)의 뜻으로도 쓰입니다. 대개는 큰 덮개라는 뜻인데 이렇게 큰 덮개 아래에서는 사소한 것들은 논할 가치가 없다는 말입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덮을 멱(冪), 덮을 폐(蔽)이다. 용례로는 열매가 완전히 익은 뒤에 터지는 열매를 개과(蓋果), 떨치는 힘이 세상을 뒤엎음을 개세(蓋世), 확실하지 못하나 그럴 것 같은 모양을 개연(蓋然), 전각의 바닥에 까는 벽돌을 개벽(蓋甓), 덮개를 덮음을 개복(蓋覆), 기와로 지붕을 이음을 개와(蓋瓦), 위를 지붕처럼 덮은 차를 개차(蓋車), 이엉으로 지붕을 이음을 개초(蓋草), 관 뚜껑을 덮고 일을 정한다는 개관사정(蓋棺事定), 기상이나 위력이 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영웅을 개세영웅(蓋世英雄), 세상을 마음대로 다스릴 만한 뛰어난 재기를 개세지재(蓋世之才), 세상을 뒤덮을 만한 뛰어난 풍채를 개세지풍(蓋世之風), 하늘과 땅을 덮어 가린다는 개천개지(蓋天蓋地) 등에 쓰인다.
▶ 此(차)는 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㞦(차)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그칠 지(止; 그치다, 발자국)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匕(비; 줄짓다, 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匕(비)는 나란하다는 뜻이 있고 止(지)는 발자국이라는 뜻이 있어 발자국이 나란히 펼쳐진 모습인데 뜻이 전(轉)하여 지시사(指示詞)인 이것, 여기가 되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저 피(彼)이다. 용례로는 이 물건을 차건(此件), 이 경지나 이 경계를 차경(此境), 대나무를 예스럽게 이르는 말로 차군(此君), 이 일을 차사(此事), 이 산을 차산(此山), 이승을 차세(此世), 살아 있는 이 세상을 차승(此乘), 생사의 세계를 차안(此岸), 이 밤 또는 이날 밤을 차야(此夜), 이것도 또한을 차역(此亦), 이 밖이나 이외를 차외(此外), 이 사람을 차인(此人), 요즈음을 차간(此間), 이 뒤를 차후(此後), 때마침 주어진 이 기회를 차제(此際), 이 시름을 잊는 물건이라는 차망우물(此忘憂物), 오늘 내일 하며 자꾸 기한을 늦추는 차일피일(此日彼日) 등에 쓰인다.
▶ 身(신)은 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 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신겸노복(身兼奴僕),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라는 신겸처자(身兼妻子),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신외무물(身外無物),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 등에 쓰인다.
▶ 髮(발)은 형성문자로 髪(머리 발)은 통자(通字)이고, 发(터럭 발)은 간자(簡字)이다. 髮(발)은 뜻을 나타내는 터럭 발(髟; 머리털, 수염, 늘어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좌우(左右)로 나눈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犮(발)로 이루어졌다. 빗으로 깨끗이 빗은 머리라는 뜻이 전(轉)하여 널리 머리털의 뜻으로 되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터럭 모(毛), 터럭 호(毫)이다. 용례로는 맨 처음에 베필이 된 아내를 발처(髮妻), 목뒤 머리털이 난 가장자리에 생기는 부스럼을 발제(髮際), 몹시 성낸 모양을 발지(髮指), 털끝 만큼 하찮은 원망이나 원한을 발원(髮怨), 머리 기름을 발유(髮油), 머리카락이 치솟아 관을 밀어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났다는 발충관(髮衝冠), 머리털은 빠져서 짧으나 마음은 길다는 뜻으로, 몸은 늙었으나 일 처리는 잘한다는 발단심장(髮短心長) 등에 쓰인다.
▶ 四(사)는 지사문자로 亖(사)는 고자(古字), 罒(사)는 동자(同字)이다. 아주 옛날엔 수를 나타낼 때 가로 장대 네 개의 모양으로 썼으나 三(삼)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전국시대 무렵부터 四(사)를 빌어 쓰게 되었다. 四(사)는 코에서 숨이 나오는 모양을 본뜬 것이었으나 그 뜻으로는 나중에 呬(희)로 나타내고, 四(사)는 오로지 수의 넷을 표시하는데 쓴다. 용례로는 네 사람을 사인(四人), 네 곱절을 사배(四倍), 넷으로 가르거나 갈라짐을 사분(四分), 사방의 경계를 사경(四境), 사방의 둘레를 사위(四圍),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사고무친(四顧無親),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사면초가(四面楚歌), 주위에 사람이 없어 쓸쓸함을 사고무인(四顧無人),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사면춘풍(四面春風), 천하의 뭇사람들은 모두 동포요 형제라는 사해형제(四海兄弟), 네 갈래 다섯 갈래로 나눠지고 찢어진다는 사분오열(四分五裂) 등에 쓰인다.
▶ 大(대)는 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대기만성(大器晩成), 거의 같고 조금 다르다는 대동소이(大同小異),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대실소망(大失所望), 큰 글자로 뚜렷이 드러나게 쓰다라는 대자특서(大字特書), 매우 밝은 세상이라는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 등에 쓰인다.
▶ 五(오)는 지사문자로 㐅(오)는 고자(古字), 乄(오)는 동자(同字)이다.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 선을 하나씩 늘려 썼으나 다섯으로 한 단위가 되고 너무 선이 많게 되므로 모양을 바꿔 㐅꼴로 썼다. 五(오)는 나중에 모양을 갖춘 자형(字形)이다. 숫자를 표현할 때 一(일), 二(이), 三(삼) 다음에는 가로 선 네 개를 긋고 그 다음의 다섯은 二(이) 사이에 X를 하였다. 그래서 부수는 이(二)이다. 그냥 X 도 오(五)이다. 용례로는 열의 다섯 곱절을 오십(五十), 다섯 가지 맛으로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을 오미(五味), 다섯 가지의 감각으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오감(五感), 다섯 손가락을 오지(五指), 다섯 시를 오시(五時), 그 달의 다섯째 날을 오일(五日), 한 해 가운데 다섯째 달을 오월(五月), 오색 구름을 오운(五雲),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조금 낫고 못한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오십이 되어 천명을 안다는 오십천명(五十天命),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만에 한번씩 비가 온다는 오풍십우(五風十雨), 여러 가지 빛깔이 한데 섞여 찬란하다는 오색영롱(五色玲瓏) 등에 쓰인다.
▶ 常(상)은 형성문자로 㦂(상)은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건 건(巾; 옷감, 헝겊)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尙(상; 더하다)으로 이루어졌다. 아랫도리에 입는 속바지 위에 받쳐 입는 긴 치마라는 뜻에서 길다, 전(轉)하여 오래 계속하다, 항상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떳떳할 용(庸), 떳떳할 이(彛),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나눌 반(班)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직무를 늘 계속하여 맡음을 상임(常任), 항상 살고 있음을 상주(常住), 두루 많이 있는 일을 상례(常例), 늘 준비하여 둠을 상비(常備), 늘 고용하고 있음을 상용(常傭),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근무함을 상근(常勤), 보통 때의 모양이나 형편을 상태(常態),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늘 눈여겨 보게 됨을 상목재지(常目在之), 상산의 뱀 같은 기세라는 상산사세(常山蛇勢), 항상 변하지 아니하는 광명 세계라는 상적광토(常寂光土) 등에 쓰인다.
▶ 恭(공)은 형성문자로 心(심)의 변한 모양이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밑(㣺=心, 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두 손을 마주잡다'의 뜻을 가진 共(공)으로 이루어졌다. 공손한 마음 가짐의 뜻이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공경 경(敬), 공경할 흠(欽), 공경할 지(祗), 겸손할 손(遜), 공경할 건(虔)이다. 용례로는 공손하고 삼감을 공건(恭虔), 공손하고 검소함을 공검(恭儉), 恭謙 공겸공경하고 겸양함을 공겸(恭謙), 삼가서 공손히 섬김을 공경(恭敬), 공경하고 겸손함을 공손(恭遜), 공손하고 온순함을 공순(恭順), 성신(聖神)이나 성인(聖人)에게 드리는 공경을 공경지례(恭敬之禮), 삼가 새해를 축하한다는 공하신년(恭賀新年), 국양함을 공손히 해야함을 공유국양(恭惟鞠養) 등에 쓰인다.
▶ 惟(유)는 형성문자로 唯(유)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심방변(忄=心,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묻다, 알아보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隹(추, 유)로 이루어졌다. 마음에 묻다, 전(轉)하여 생각하다의 뜻이다. 또 음(音)을 빌어 발어(發語)의 어조사로 쓰인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생각할 륜/윤(侖), 다만 단(但), 다만 지(只), 생각할 억(憶), 생각 념/염(念), 생각 사(思), 생각할 임(恁), 생각 상(想), 생각할 려/여(慮), 생각할 고(考)이다. 용례로는 오직 하나를 유일(唯一), 오직 홀로를 유독(惟獨), 생각하고 궁리함을 사유(思惟), 어떤 사람을 삼가 공경하는 마음으로 생각함을 공유(恭惟), 안주인이 거처하는 방을 유방(惟房), 오직 보이는 것만이 존재할 뿐이고 신은 없다는 유물론(惟物論), 오직 명하는 대로 좇음을 유령시종(惟令是從), 의리의 유무는 따지지 않고 이해 관계에만 관심을 가짐을 유리시시(惟利是視), 분주하고 다사하여 날짜가 모자람을 유일부족(惟日不足), 해마다 의례로 궁중 및 서울의 고관에게 바치던 공물을 유정지공(惟正之供) 등에 쓰인다.
▶ 鞠(국)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가죽혁(革; 가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匊(국)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鞠(국)자는 革(가죽 혁)자와 匊(오큼 국)자를 가즈런히 세워 놓은 글자이다. 혁(革)자는 두 손으로 짐승의 가죽 털을 뽑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이므로 손질한 가죽을 의미함으로 특히 가죽피(皮)자와는 그 뜻을 한차원 높인 글자이다. 즉 가죽피(皮)자는 그냥 짐승의 가죽일 뿐이라면 가죽 혁(革)자는 쓸만한 가죽으로 일차 가공을 한 가죽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가죽을 일컬어 말할때 혁피라 하지않고 반드시 피혁(皮革)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가죽피(皮)자는 날 가죽이고 가죽 혁(革)자는 손질을 한 가죽 제품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큼 국(匊)자는 쌀미(米)자를 보자기로 감싸듯이 양손으로 쌀 한웅큼을 퍼서 들고 있는 글자이다. 그러므로 칠국 또는 기를 국(鞠)이라고도 부르는 이 글자는 가죽을 손질하고 쌀을 한웅큼 퍼서들고 있듯이 정성스럽게 마음과 손발을 움직여가면서 어린 아이를 잘 길러낸다는 글자로 둔갑한 것이다. 용례로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윗사람이나 영위 앞에서 몸을 굽힘을 국궁(鞠躬), 임금이 중대한 죄인을 국청에서 신문하던 일을 국문(鞫問), 국청에서 신문하는 중죄인을 국수(鞫囚), 어린 아이를 사랑하여 기름을 국육(鞠育), 어린 아이를 국자(鞠子), 조사하여 바로잡음을 국정(鞫正), 죄상을 신문함을 국죄(鞠罪), 죄를 신문하여 다스림을 국치(鞫治), 송사를 심리함을 국핵(鞫劾), 공을 발로 차는 놀이를 국희(鞠戲),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국궁진력(鞠躬盡力), 마음과 몸을 다하여 나라 일에 이바지한다는 국궁진췌(鞠躬盡瘁) 등에 쓰인다.
▶ 養(양)은 형성문자로 飬(양), 餋(양)은 통자(通字), 养(양)은 간자(簡字), 羪(양)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밥 식(食=飠; 먹다, 음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羊(양)이 합(合)하여 기르다, 양육하다를 뜻한다. 羊(양)은 양의 고기로 중국에서는 고급 요리이다. 食(식)은 식사를 하는 일이다. 그래서 養(양)은 먹을 것을 주다, 양육하는 일을 뜻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를 양(奍), 기를 육(育), 기를 사(飼)이다. 용례로는 양아들을 양자(養子), 수양딸 또는 얻어 기른 딸을 양녀(養女), 군사를 기름을 양병(養兵), 영양이 되는 성분을 양분(養分), 세상에 이름이 날 만한 그 근본을 기름을 양망(養望),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을 양성(養成), 이를 닦고 입안을 가셔 내는 일을 양치(養齒), 이를 닦고 물로 입 안을 가시는 일을 양수(養漱), 인공적으로 길러서 번식 시키는 일을 양식(養殖), 길러 자라게 함을 양육(養育), 닭을 기르는 일을 양계(養鷄), 항상 부모의 뜻을 받들어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효행을 양지지효(養志之孝),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양호유환(養虎遺患) 등에 쓰인다.
▶ 豈(기)는 상형문자로 岂(기)의 본자(本字)이다. 장식을 한 북의 모양을 본떴다. 음악을 연주하다, 즐기다를 뜻한다. 또 음(音)을 빌어 의문, 감탄의 뜻인 어찌를 뜻하는 어조사로 쓴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찌 하(何), 어찌 나(奈), 어찌 나(那)이다. 용례로는 어찌 감히를 기감(豈敢), 어찌 ~않으랴는 기불(豈不), 어찌 또를 기역(豈亦), 부모께서 낳아 길러 주신 이 몸을 어찌 감히 훼상할 수 없다는 기감훼상(豈敢毁傷) 등에 쓰인다.
▶ 敢(감)은 회의문자로 양 손으로 잡는 것을 나타내는 손톱 조(爪=爫; 손톱)部와 又(우)에 古(고)가 변형하여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로 이루어졌다. 나아가서 잡다의 뜻이다. 전(轉)하여 감히 ~하다의 뜻도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랠 용(勇)이다. 용례로는 용단을 내려 결정 지음을 감결(敢決), 과감히 결단함을 감단(敢斷), 감히 물음을 감문(敢問), 감히 범함을 감범(敢犯),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함을 감사(敢死), 결단하여 실행하는 모양을 감연(敢然), 과감하고 용감함을 감용(敢勇), 어떤 일을 과감하게 함을 감위(敢爲), 결사적으로 싸움을 감전(敢戰), 용감할 만큼 정직함을 감직(敢直), 감히 청함을 감청(敢請), 과감하게 싸움을 감투(敢鬪), 어려움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행함을 감행(敢行), 힘이 부치어 감(敢)히 마음 먹지 못함을 감불생심(敢不生心),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는 용감한 졸병을 감사지졸(敢死之卒), 거리낌 없이 말할 만한 처지라는 감언지지(敢言之地) 등에 쓰인다.
▶ 毁(훼)는 형성문자로 毀(훼)의 속자(俗字). 뜻을 나타내는 갖은 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쌀을 찧어 정백(精白)하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훼)로 이루어졌다. 본래 쌀을 찧을 때 쓰는 토사(土砂)를 뜻했으나 虧(휴)와 통하여 망그러지다의 뜻으로 쓰인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헐 양(瘍), 부술 쇄(碎),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기릴 예(譽)이다. 용례로는 헐어서 깨뜨림을 훼괴(毁壞), 헐거나 깨뜨리어 버림을 훼기(毁棄), 남의 약점을 들어서 헐뜯어 말함을 훼단(毁短), 몸이 상하도록 죽은 어버이를 사모함을 훼모(毁慕), 남을 헐뜯어 비방함을 훼방(毁謗), 몸에 상처를 냄을 훼상(毁傷), 체면이나 명예를 손상함을 훼손(毁損), 깨뜨리어 부숨을 훼쇄(毁碎), 남을 헐어서 꾸짖는 말을 훼언(毁言), 남을 비방함과 칭찬함을 훼예(毁譽), 헐어서 깨뜨림을 훼파(毁破), 칭찬하고 비방하는 말과 행동을 훼예포폄(毁譽褒貶), 너무 슬퍼하여 몸이 바짝 마르고 뼈가 앙상하게 드러남 훼척골립(毁瘠骨立), 한 고을이나 한 동네에서 풍속을 어지럽힌 사람을 사회적 제재로서 그 집을 헐어 없애고 동네 밖으로 내쫓음을 훼가출송(毁家黜送), 기와를 헐고 흙손질한 벽에 금을 긋는다는 훼와획만(毁瓦劃墁) 등에 쓰인다.
▶ 傷(상)은 형성문자로 伤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부수를 제외한 글자의 본디 글자는 𥏫(창)으로 이루어진 상(화살 상처)이다. 사람의 몸에 상처가 나는 것을 傷(상), 마음에 상처 나는 것은 심방변(忄=心, 㣺; 마음, 심장)部를 쓴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刱(다칠 창)이다. 용례로는 마음을 상함을 상심(傷心), 남의 몸에 상처를 내어 해를 입힘을 상해(傷害), 가난에 쪼들려서 마음을 상함을 상빈(傷貧), 죽음을 슬퍼함을 상서(傷逝), 몸의 다친 자리를 상처(傷處), 마음이 몹시 괴롭고 아픔을 상통(傷痛), 마음 아파하고 슬퍼함을 상탄(傷歎), 마음속으로 애통히 여김을 상회(傷懷), 상처가 난 흔적을 상흔(傷痕), 활에 놀란 새 즉 활에 상처를 입은 새는 굽은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상궁지조(傷弓之鳥), 살림이 군색하고 가난함에 대한 한탄을 상재지탄(傷哉之歎), 풍속을 상하게 하고 썩게 한다는 상풍패속(傷風敗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