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 회원중에서도 제가 인생의 바닥이라고 언급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분명히 계실건데 사람의 기준이란건 사람마다 다른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봉 일억받던 사람이 사오천 받게되면 그걸 인생의 바닥이라고 할수있는거지요. 그러므로 노여워마시고 제가 하고자하는 말은 특정 직업을 비하하려는게 아니라 어떻게 극복하느냐 라는 이야기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대구의 한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제가 하던 업무는 외주관리라고 해서 다른 공장에 우리 회사 물건을 생산하게 하는 일입니다. 혹시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선풍기중 대기업에서 직접 생산하는건 하나도 없단거 아시나요? 모두 중소기업에 주문해서 삼성 혹은 LG 상표를 달고 나온거죠. 이일의 특징은 제가 갑이란 겁니다. 그렇게 편하게 직장 생활하다 어느날 사장이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져 더이상 회사경영을 할수없게되자 불경기로 회사가 적자를 거듭하던 시기라 창업주가 더이상 적자를 감수할수없다고 전 종업원을 내보내어서 저도 회사를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는 아주 후련하더군요. 이제 좀더 좋은곳으로 갈수있을줄 알았습니다. 근데 실업급여를 받으며 8개월을 쉬며 직장을 알아봐도 동종업종에선 이미 경기가 너무 안좋아서 저처럼 월급많이줘야하는 나이많은 사람을 채용하는 곳은 없고 이러다 처자식 굶기겟다 싶어 공장일도 알아보니 공장일도 대구에선 초보자에게 주간만 일해 160만원 이상 주는 곳이 없더군요. 그리고 대부분의 공장은 2교대를 원햇고요, 이백도 못받으며 힘든 공장일은 하기 싫고 그래서 하게 된게 아파트 전기기사 일입니다. 공장에 비하면 월급은 비슷한데 일이 편하죠. 게다가 하루 일하면 하루 쉴수있단게 정말 좋더군요. 일하는 날도 밤엔 12시 넘으면 잘수있고요 그일을 처음할땐 생활비나 번다 생각하고 매일 노는거 보다야 하루 일하고 하루놀면 돈도 벌고 시간도 버는 셈이라 생각하고 알바한단 생각으로 다녓습니다. 2010년11월부터 일했는데 그해가 지나자 소장이 바뀌었는데 무척 깐깐한 사람이였습니다. 그 전의 소장은 완전 무사안일식이라 무척 편햇는데 새로온 소장은 엄청 일도 많이 시키고 저를 못마땅해 하더군요. 사실 전기기사로 들어왓지만 전기와 시설을 다 해야하는데 할줄 아는거라곤 형광등 가는거 정도지 콘센트 갈아본적도 없고 몽키 한번 잡아본적이 없었으니까요. 한번은 저녁에 혼자 근무하는데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서버려서 주민이 갇혓는데 문을 어떻게 여는지를 몰라 엘리베이터 업체에서 올때까지 20분 정도 사람이 안에 갇혀있었는데 나중에 문을 열리고 나온 사람들중 한 아줌마가 다음날 소장에게 심하게 따진 모양이였습니다. 그 다음부터 소장이 저를 눈에 가시처럼 여기더군요. 소장입장에선 같은 월급주고 경력많고 기술좋은 사람 얼마든지 쓸수있는데 사무직 출신이라 모든게 서툴기만 한 제가 거추장 스러웟겟죠. 그렇게 2년 가까이 아파트 일을 해보니 일은 편한데(하루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공장생산직에 비해 ) 이일 하기전엔 그렇게 무시하던 아줌마들이 아파트에선 전부 저를 고용한 사장이더군요. 제위에는 과장과 소장이 있는데 이들역시 아줌마들이 고용한 종업원인 셈이죠. 다 그런건 아닌데 소장도 자기아래라고 생각하는 아줌마는 그보다 아랫사람인 기사를 부하처럼 생각하는 왕싸가지가 있죠. 제일 힘든건 1년에 한번 재계약해야 하는 비정규직이란게 무척 불안하게 만들더군요. 소장도 2년에 한번 재계약 하는 입장은 마찬가지인데 자기 밑의 경비나 기사등을 언제든지 자를수있는 소모품으로 여기는게 무척 불쾌햇습니다 처음엔 알바개념으로 생각하고 시작한일이엿지만 막상 나가려니 이거다 싶은 곳도 없고 이미 40대 중반이라 3D 업종이나 최저임금 주는 곳 외엔 갈곳도 없고요. 원래 아파트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여가 시간이 많으니 그 시간을 이용해 투잡을 하든지 뭔가 해보려 한건데 마땅한 일이 없어 일단 제가 제일 잘할수있는 공부를 하기로 하고 일단은 지금보다 딱 한단계 높은 아파트 과장을 목표로 전기기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햇죠. 그래도 과장이 되면 최소 200은 받고 주 5일 근무에 9시 출근 6시 퇴근이니까요 공부하나는 자신 있다고 생각햇는데 마흔이 넘어 공부하려니 정말 힘들고 무엇보다 용어가 생소해 동영상강의 들으면 졸리는겁니다. 하다가 포기하고 싶은 때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저와 같이 일하는 과장영감은 50이 넘어서도 땃다는데 내가 그보다 못한게 뭐냐 싶기도 하고 어디가도 내 직업을 떳떳하게 이야기 할수없는 현실이 저를 담금질햇습니다. 정말 저도 공부 많이 해봣지만 이렇게 긴 시간동안 꾸준히 공부한건 처음인거 같습니다. 필기 2번만에 합격하고 실기는 필기 합격후 바로 치려니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그회는 포기하고 그 다음회에 도전해서 한번만에 합격햇죠. 공부 시작한지 1년하고도 4개월만이였습니다. 합격후 이제 진로를 정할때가 왔는데 막상 옮기려니 그 싫던 그 아파트 일이 너무 익숙해져 다른곳에 가기가 싫더군요. 그러던중 소장과 안좋은 일이 생기면서 또한번 아파트 일이 정말 더럽고 치사하단 생각이 들어 아파트를 떠나야 하겠단 결심을 하고 알아보니 소규모 바이오메스 발전소에서 전기기사 자격자 모집한다해서3조2교대 4일 근무후 2일쉬는 조건이고 급여도 2800이라길래 지원햇더니 출근하라는 연락이 오더군요. 마음같아선 소장에게 욕이라도 시원하게 퍼붓고 가고 싶었지만 세상일은 알수없고 언젠가 살다보면 다시 아파트일을 하게 될수도 있는데 소장에게 욕하고 나오면 그 세계에서도 다시 채용되기가 어렵다길래 웃으며 나왓습니다. 근데 야간이 무척 힘들더군요 그넣게 1년을 일하는데 어느날 울산에 냉동 과 전기자격증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회사가 있는데 주5일근무에 휴가9일 주고 300준다고 일해보지않겟냐고해서 그러겟다햇습니다 2013년 7월 말 휴가가기 일주일전이엿죠 연봉도 제가 20년 근무햇던 회사보다 많고 정년도 60세라고 하니 앞으로 일만 하면 되는거죠. 제가 전기 자격증에 도전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아파트 일에 미련을 갖고 그대로 머물럿다면 결코 지금의 직장을 얻을수 없엇을겁니다. 제가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 자랑 하려는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 처하든 그 보다 한단계라도 올라갈수 있게 항상 준비를 하시라는겁니다. 제가 살면서 깨달은건 제일 한심한 사람이 입으로 모든걸 결론 내버리는 사람입니다. 요금 개콘에 나오는 어르신으로 분장하고 나오는 김대희가 하는 그래봣자 소고기 구워먹겟제 라는 식으로요. 내가 이걸 해봣자 뭐하겟냐는 식의 태도가 가장 위험합니다. 인생사라는건 우리가 예측할수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입니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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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자유 게시판
인생의 바닥에서 전기자격증으로 탈출하기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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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26
16.08.24 06:10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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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공감합니다 다시한번 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열공하게습니다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것은
기술 입니다.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루하루님의 인생조언도 좀 얻고싶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40대 초반의 나이에 시설일을 한지 벌써 6년째입니다. 실무도 중요하지만 자격증이 없으니 진급이 않되네요...지금부터라도 현실에 안주하지않고 도전해 보아야겠습니다!!
하루하루님 글 많은사람들한테 귀감이될듯합니다. .
실례지만 몇살때부터 전기업무를 시작하셨는지요?
43살일겁니다
이글을 보니 저도 입으로 결론만 내리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는군요. 이글을 통해서 저를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단하십니다. 존경합니다.
많은 자극 받고 용기얻고 갑니다
저역시 늦은 나이지만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그러면 지금보다 더 좋은날이 오겟죠? ㅎㅎ
좋은글 감사합니다.
하루님 보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글 잘 읽었읍니다.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저를 다잡아 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글입니다 너무 공감되네요 모두 화이팅 합시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도 40대초반입니다. 하루하루님 글 다 읽어보고, 느끼는바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저도 아파트 기전실에 일한지 만3년이 넘엇습니다. 이제는 다른 업종을 할래두 엄두가 안나네요.
빨리 자격증 취득해야 하는데 근무날만 3-4시간 보고 퇴근하고 담날 집에가면 그냥 얘들하고 쉬고,
공부시간이 많이 갖지 못하고 있네요. 앞으로 좀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퇴근하실때 집에 가지말고 바로 도서관으로 가는 버릇을 들이세요
@하루하루 하루하루님 좋은 하루되세요!!
진짜 대단하십니다!! 뒤늦게라도 한다는게 진짜 대단한일이죵ㅎㅎ대학에서 배우면서 쌍기사딴거보다 정말 의미있는 삶인거 같습니다!
힘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정말 대단 하십니다
좋은글 좋은 생각 본받아야
할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힘이 되는 게시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