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세계경제의 특징 및 리스크 점검
담당부서조사국 국제종합팀 차장 강영관등록일2022.12.13 조회수1136
첨부파일
최근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유럽 에너지 위기 심화, 중국경제 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은 2022년 11월 전망에서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제치를 8월 전망수준(2.9%) 대비 크게 내린 2.2%로 하향 조정하였다. 본 글에서는 내년도 세계경제의 성장흐름에서 나타나는 특징과 리스크 요인들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았다.[1]
주요국 경기 동반 위축에 따라 성장 회복세가 둔화
내년도 세계경제의 첫 번째 특징은 세계 3대 경제권(미국·유럽·중국) 경기가 동반 위축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주요국 경기가 함께 부진한 상황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발생 이후 회복 양상과는 다른 점[2]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주요국의 동반 경기 위축은 각각 주변국의 금리인상 압력과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수출둔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세계 경기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세계 및 주요국 성장률
자료: IMF, 한국은행 경제전망(22.11월)
신흥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대
두 번째 특징은 신흥국의 성장세가 국가별로 차별화되는 가운데 신흥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신흥국 경제는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내었으나 하반기 들어서 둔화조짐이 나타나면서 IMF지원 규모가 크게 증가[3]하고 칠레, 인도 등 일부 주요 신흥국의 수출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향후 신흥국의 성장세는 취약한 코로나19 대응능력,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조정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세계교역의 둔화 속 상품교역에서 서비스교역으로의 리밸런싱이 지속
세 번째로는, 내년도 세계교역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주요국을 중심으로 크게 둔화되면서 상품교역은 낮은 증가세를 보이겠으나 서비스교역은 팬데믹 회복의 영향으로 여행서비스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달러화 강세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교역유발 효과가 높은 투자의 성장세가 저조한 점은 향후 세계교역의 증가세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4]
그림 2. 주요 신흥국 성장률
자료: CEIC, IMF
그림 3. 지역별 교역 증가율 전망1)
주: 1) 수출 및 수입(물량) 증가율 평균
자료: IMF WEO(2022.10)
한편 내년도 세계경제를 둘러싼 주요 리스크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차원의 분절화(Fragmentation)의 대두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자국우선주의 및 첨단산업에서의 배타적 경쟁 심화 등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분절화 움직임은 향후 글로벌 가치사슬(GVC) 약화, 무역장벽 증가 등을 통해 향후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5] 연구 결과, 분절화는 무역량 감소,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지식확산 저하 등을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비용 증가를 통해 물가 상승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블록화 조짐은 향후 글로벌 교역환경과 세계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6]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회복 지연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할 때 중국내 봉쇄정책 지속,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부진의 장기화는 글로벌 경기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세계경제 분절화에 따른 수출수요 둔화, 질적 성장 기조 강화 및 팬데믹 이후 정책여력 약화 등은 중국의 성장 모멘텀을 추가적으로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적자 신흥국의 취약성 우려
금리인상과 급격한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위험 확대와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는 향후 신흥국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신흥국들에서 금융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경상수지 적자국 등 일부 취약한 국가들의 경우 위험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림 4. 글로벌 유동성
자료: BIS
세계경제의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내년도 세계경제의 성장흐름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 인플레이션 급등 및 이에 대한 각국의 정책대응 등으로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분절화 등 구조적 리스크 요인들은 현실화 될 경우 향후 세계경제의 회복을 추가적으로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편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요국의 긴축속도 조절 움직임과 중국의 방역정책 완화 기조 가능성 등은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의 상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와 달리 각국의 적극적인 공조노력[7]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방리스크 요인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1] 자세한 내용은 국제경제리뷰 제2022-14호를 참조하길 바란다.
[2]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신흥국이 선진국의 부진을 보완하였으며 유로 재정위기 시기에는 미국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3] 국제금융센터(2022.11월)에 따르면 7월 이후 IMF 구제금융 지원규모가 빠르게 증가(212억달러)하고 지원국(94개국)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66개국)을 상회하였다.
[4] 달러화 강세 지속은 수입가격의 상승에 따른 수요 감소와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한 수출기업 자금조달 감소(financial channel) 등을 통해 세계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Gopinath et al. 2020, Bruno and Shin 2020)
[5] 세계경제는 그동안 GVC로 대표되는 효율적 분업체계를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을 통해 고성장을 이루었으나 최근 기술·안보를 둘러싼 갈등의 심화로 국제교역체계의 효율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
[6] 일부 연구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한 결과 세계경제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분절화될 경우 세계 실질소득이 최대 5% 내외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Goes·Bekkers, 2022; IMF, 2022; Cerdeiro et al., 2021)
[7]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요국은 당시 G7 회의를 확대한 G20 회의를 창설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