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겨울山行을 가기 위해 45리터 배낭에 준비물을 넣다 보니 작아서 부랴부랴 70리터 배낭으로 쏟아 넣었다. 버스정류소에서 신사동行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벼락 눈이 내렸다.
괜찮겠지 하고 버스에 탔는데...
내리는 눈이 심상치 않았다. 아니나다를까 곧 모든 차량은 도로에서 움직일 줄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
출발시간은 10시인데, 10분전에 갤러리아 백화점100M 전이었다. 이어서 전화가 왔다.
회장님이었다.
"어딘가?"
"네, 압구정역과 강남구청역 중간인데요..."
"알았어, 빨리와."
버스와 승용차가 돼지표 뽄드를 붙인 것처럼 꼼짝달삭도 하지 않고 시동만 켜놓고 움직일줄 모르고 있지 않은가!
할 수없이 버스에서 내려서 강남구청역을 향하여 걸었다. 이미 도로에는 눈이 제법 쌓여 있었다.
잠시후에 강남구청역이 보였다. 시간은 이미 10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부지런히 내려가 전철을 탔다.
고속터미날에서 3라인으로 갈아탔다. 신사역 5번출구에 가니 버스가 없다.
전화하니 강남역 방향으로 버스정류소로 오라고 하셨다.
버스에 오르니 이미 좌석에는 회원들로 꽉차서 지리산 열기를 실감했다.
시간은 10시35분이었다.
잠시 기다려서 회원 한사람을 더 태우고 서울을 출발하는데 이미 도로가 마비된 상태였다.
곧이어 회장님은 A,B,C조 지리산 山行코스를 설명하고 지원자를 헤아렸다.
20명이 넘게 A조인 화엄사 코스를 선택하고 있었다.
벽소령 산장에 도착할 예정시간은 밤10가 될 예정이니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회장님은 강조하였다.
이윽고 지리산 2박3일 산행에 대해 설명을 마치고 마이크를 내려 놓은 회장님은 진이 빠진 듯 했다.
수원을 도착하니 12시가 넘어 있었고 고속도로를 피해 일반도로를 가기 시작했으나 마찬가지였다.
날이 밝아왔건만, 도로는 풀리지 않았고 천안 논산간 신도로로 진입한 우리는 정체 속에서 버스에서 갇힐 수 밖에 없었다.
배가 고파왔다. 회장님과 기사와 나는 넓은 자리를 찾기에 창밖을 두리번거린 끝에 식사를 지을 장소를 찾았다.
주유소가 마주하고 있어 기사도 동의했다.
우리는 내려서 밥을 짓고 삼겹살을 꺼내 굶주린 창자?를 채우기 바뻤다.
그리고 소주도,,,ㅎㅎㅎ
눈 위에서 마시는 술맛은 일품이었다. 긴 시간을 좁은 차 안에서 있었기 때문일 것이었다.
저녁 7시 20분에 지리산 뒷쪽 바래봉 입구를 지나 음정에 도착했다.
이미 A,B,C코스는 C코스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벽소롱산장에 먼저 도착해서 수속을 밟아야 뒷팀이 바로 쉴수있게 하기 위해 먼저 출발했다.
회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아이젠과 배낭을 챙기고 출발하려면 5분이상이 소요될 것이기에 어둠을 헤치며 뽀드득 소리를 들으면서 벽소령 산장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음정에서 벽소령가는 길은 산길이 아니다. 지리산 공비를 토벌하기 위해 만들 길이라 4륜구동 승합차가 다닐 수 있었다.
굽이굽이 돌면서 오르니 뒤에서 개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집지키는 개들이 한밤에 난리가 났다고 주인에게 알리는 충성스런 외침인 것이다.
하늘은 어두워 볼 수가 없었다.
캄캄한 밤에는 칼날같은 매서운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있었으며 전등에는 날아오는 눈이 스치며 지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길을 눈을 밟으며 나아가고 때로는 발목까지 빠지는 눈은 아이젠을 하지 않은 나에게 러셀<눈을 헤치며 나아가는 행군>은 행보를 더디게 했다.
바람소리만 귀에서 윙윙거리며 스치고 지나고 있었고 등에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고어텍스 윈드자켓은 몸에서 나오는 습기로 인해 배출되자 마자 차가운 바깥기온으로 얼어 뻣뻣했다.
땀이 나오면서 차가운 기온으로 얼어버린 것이라라!
넓은 길을 벽소령산장 불빛에 다다르자, 이정표가 보였다. 이정표는 벽소령 산장을 300M 가리키고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가파랐다. 몇사람이 지난 듯 발자국이 희미하게 있었지만 바람에 날리는 눈으로 인해 이미 지워져 있었다.
나는 뒤에 오는 후미를 위해 눈을 일부러 헤치고 나아갔다.
산장에 도착하니 산능선에 기세가 꺾였던 지리산 겨울바람이 드세게 얼굴을 때렸다.
접수창구에 도착하니 인기척을 듣고 공익요원이 매점창문을 열었다.
"수고 많습니다."
회장님이 말씀한대로 나는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음정에 늦게 도착해서 할 수없이 지금에야 도착했습니다."
"지금 몇시인줄 압니까?"
새파란 그는 동그런 얼굴에 동그랗게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빽! 지르고 있었다.
"혼잡니까?"
"아니외다, 45명인데 지금 오고 있고 제가 선두로 왔습니다."
"지금 몇도인줄 압니까?" 25도 입니다. 만약 사고라도 나서 실종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압니까?"
그 사이에 5분은 지나고 있었다. 산장을 스치는 겨울 지리산 능선의 바람은 씽소리를 내며 불고 있건만 이사람은 땀이 식어 체온이 떨어지는 나를 입실을 시키지 않고 쪼아대고 있었다.
"과태료 내세요. 예약한 사람 명단 있습니까?"
나는 회장님이 적어준 이름을 불르니 이양반? 자슥은 나를 바깥에 세워둔체 체크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내게 말했다
"일단 들어오세요."
말하고 나를 옆에 있는 큰 출입문으로 통과시켰다.
이미 땀이 식어버린 나는 매서운 바람에 항복하고 있었다.
들어와서 배낭을 내려놓고 등산화를 벗었다.
스패츠는 습기로 인해 안쪽이 서리가 내린 듯이 얼어붙어 있었다.
조금있으니 선발 4인이 들어왔다. 얼굴을 가린 여성회원은 말했다.
"신발 끝좀 풀러줘요 손이 얼었어요."
나는 취사장을 가르쳐주고 식사를 준비하라고 말했다.
저녁 늦게 식사를 마치고 그 넓은 산장 취사장에서 회원들이 식사를 하는 도중에 회장님과 나는 그자슥? 에게 불려가 100萬元 벌금 딱지를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능선을 걸으면서 펼쳐진 지리산의 백미인 雪花를 감상하면서 장터목산장을 향하여 걸었다.
좌우로 펼쳐진 설화를 보면서 변함없이 펼쳐진 설원과 대자연의 조화에 넋을 잃으면서 감탄을 연발하면서 함께 사진을 촬영하면서 능선을 걸었다.
생명붙이들이 모두 잠들은 산자락 거대한 능선에는 오직 눈으로 펼쳐진 雪原이었고,여름내 무성했던 나무도,풀도 잎을 모두 떨구고 이젠 하나같이 눈꽃을 피우고 있었다. 봉우리마다 한자리에서 천년 세월을 난 주목은 이정표가 되어 등산객인 우리팀을 맞고 있었다.
여름날의 꽃송이보다 더 곱고 화려한 눈꽃, 우리를 황홀하게 하였고 온산을 불태우고 울긋불긋 수채화를 그리게 하였던 많은 단풍들은 이미 다 하나도 어김없이 떨어져 버리고 순백의 나라로 변하여 때로는 햇살에 녹아 얼음꽃으로 변하기도하고, 다시 안개에 덮여 서리꽃으로도 피어나는 구상나무 가지들은 상고대로도 연출하기도 하여 겨울의 신비를 우리에게 안겨준다.
장터목산장이 하얀 눈 속에 우리를 맞았다.
나는 접수하고 회원들이 짐을 풀고 쉬게 하였다.
몇 회원이 춥다고 하여 담요를 주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일러 지급을 할 수가 없었다.
장터목산장 지하층을 우리가 전세를 내었으며 우리는 식사와 함께 매서운 바람소리를 들으며 깊어가는 지리산 장터목 산장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아침 새벽 5시에 우리는 일어났다.
배낭을 챙기고 취사장으로 내려가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천왕봉을 향했다.
눈으로 나무들을 솜으로 포장해 놓은 터널을 지나 손끝이 얼어붙는 냉기를 느끼며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어둠을 보면서 눈을 헤치며 천왕봉으로 향했다.
밝아오는 여명 속에 밤새 바람에 날렸던 눈바람이 저멀리 발갛게 달아오르게 하는 하늘 지평선을 향하여 뛰어들고 있었다.
이윽고 천왕봉에 도착하자 빨갛게 달아오른 아기해가 세상에 자기 본모습을 나타냈다. 우리는 탄성을 발했다.
그토록 세차게 우리를 몰아대던 바람도 어느결에 잠들었는지 우리는 바람을 느낄 수가 없었다.
하얀 눈으로 천왕봉을 덮고 있는 설원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것은 잠을 설치고 부지런을 떨은 보람을 느끼게 하였다.
중산리로 하산하면서 점점 내려올 수록 눈이 없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할 수밖에 없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도착해 있었고 우리는 양지바른 곳에서 라면과 떡국,그리고 밥알이 동동뜨는 지리산주를 마시면서 후미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마시고 또 마셨다.
첫댓글 허걱..지리산2박3일산행?사서고생하시엇군여??????4계절님..
고생뒤에 보람이 있었군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꼭 한번 가고싶은 산인데......부럽군요.....
아..나두 등산가고 시포라...울 신랑하고 자동차로 가을여행도 가고 겨울여행도 그쪽으로 갔는데..요즘은 신랑이 바빠서 못가여...산속에서 삼겹살과 쇠주...동동주..쥑이지요.ㅎㅎㅎ 먹고파라..
장문..입니다..지리산 겨울에는 가본적이 없어서..고생과함께 보람이 있엇겟군요..몸 잘 추수리길 바랍니다~
내 생전에 이런 어려운 등산행은 없을 것이기에 그래서 정말 부럽습니다.
헉 나도 가보고 싶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