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치 심판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딕. 울리치는 미국 심판으로 US오픈 남자결승 체어엄파이어를 봤다. 우리나라 대회에는 세번째 왔다고 한다.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않으며 자신이 패한 장소인 3번 코트를 주시하고 있다
아식스 신발, 휠라 바지, 바볼랏 티셔츠와 가방. 아디다스 양말(양말에는 10월4일 이탈리아 팔레르모 클레이대회때 묻은 흙이 그대로 있다. 예선 2회전 기권했다. ) 로 다양한 용품으로 어렵게 대회를 다닌다
사딕 카디르. 삼성증권배챌린저대회 예선 1회전에 출전한 선수다. 호주 국적이지만 태어난 곳은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며 테니스 투어를 다닌다.
현재 랭킹은 516위. 챌린저 예선과 퓨처스에 출전하는 선수다. 81년 생으로 올해나이 29살.
그동안 벌어들인 상금은 총 10만3857달러. 1200만원 정도다.
이 선수에게 16일 이런 일이 일어났다.
타쉬켄트에서 대회를 마치고 금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 16일인 토요일 아침 8시에 입국해 잠실 롯데월드에 여장을 풀었다. 호텔에 들어간 시간은 대략 오전 9시전후. 호텔에서 오후 1시에 예정된 경기 일정을 체크한 뒤 호텔 주차장에 서 있는 경기장 가는 셔틀버스를 탔다. 마침 버스에 테니스 선수들이 있어 경기장을 가겠지 하며 안심을 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
어느덧 올림픽코트에 도착해 가방을 들고 내렸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해서 챌린저대회가 예선부터 분위기가 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트를 두리번 거리고 여기 저기다녀도 연습코트는 없고 코트엔 나이드신 분들이 경기를 하고 있었다. 아마 대회가 그런가보다 하고 빈코트를 찾아 워밍업을 하고 있었다. (올림픽코트는 기아배동호인대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경기에 들어오라는 방송도 안하고 해서 이상하다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장을 잘못 찾은 것이다. 이번 삼성증권배챌린저대회 예선 경기는 장충코트에서 하고 본선은 오림픽코트에서 한다는 선수들 대회 공지사항을 유심히 보지 않은 것이다. 선수들은 대회 참가신청하고 대회 정보를 보는 사이트가 있다. 거기에 대회 장소는 어디이고 공항에서 어떻게 이동하는 지 자세히 적혀있다. 사딕은 이를 자세히 보지않고 예년처럼 올림픽코트에서 하겠지 넘겨 짚었다.
버스에 선수들도 있고 해서 안심하고 이동을 했더니 그 선수들은 본선 선수로 연습코트를 사용하러 올림픽공원행 셔틀 버스를 탄 것이다. 호텔 입구에 장충코트행도 있었지만 설마 경기를 나눠 하랴 하며 아무 버스나 올라탔다.
경기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무도 경기를 하라고 불러주지도 않다가 다행히 올림픽 코트에 있던 대회 진행요원을 만나 자초지종을 물었다. 대회가 열리는 장충코트로 빨리 가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같은 시각 장충코트에서는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하지 않아 레퍼리가 선수들을 찾아다니느라 혈안이 되었다. 가뜩이나 영남고 김재환이 와일드카드를 받고도 오사카시장배주니어대회에 가는 바람에 와일드카드가 빠져 노매치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한 예선대진표 나오는 날 본선 선수가 출전을 철회해 예선 1번 시드가 본선 자동 출전하는
일도 생겨 또 한 경기가 무산됐다.
사딕 카디르는 어렵사리 택시를 잡아타고 토요일 낮 올림픽도로 교통체증을 뚫고 40분만에 장충코트에 도착했다.
무턱대고 올림픽코트로 간 선수 들이 경기시간 45분이 지나 도착해 코트에 들어갔다.
사딕의 달궈진 몸은 택시에서 식고 교통체증에 조바심나는 마음으로 코트에 도착했지만 기다려주는 것은 경기에 들어가려는 체어엄파이어 밖에 없었다.
결국 올림픽코트로 간 세명의 외국 선수 가운데 장충코트로 뒤늦게 온 사딕 카디르만 패하고 1회전 탈락했다.
사딕은 필리핀의 데이비스컵 대표 트리트 콘라드 후에이에게 2-6 4-6으로 패하고 말았다. 경기 막판 포기한 듯 리시브도 하지 않고 리턴도 하지 않으며 자포자기한 듯 했다.
예선 시드 배정자 8명 가운데 정석영(8번 시드)과 사딕(4번 시드)만이 탈락해 사딕으로서는 아쉬움이 더했다.
경기 뒤 울먹이는 얼굴로 미국의 울리치 심판에게 와서 하소연을 하는 등 억울해 했고, 주변의 그와 안면이 있는 외국 선수들도 경기에 패한 사딕곁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등 위로를 했다.
대회 본부 관계자는 " 사전에 예선은 장충테니스코트에서 한다고 공지했고 호텔앞에 장충코트행 버스를 마련했다"며 " 선수 자신이 장소와 시간을 잘 보고 이동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선 이것이 외국대회 다니는 테니스 선수의 생활이고 비애라는 이야기가 오갔다. 코트에서도 혼자 해결하고 코트밖에서도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하는.
박원식 기자 |
첫댓글 기왕에 셔틀버스를 준비했으면, 버스의 잘 보이는 곳에 < 대회명과 예선 참가자는 반드시 장충 코트행을 타라는 안내문 >을 붙이거나, 버스 운전기사에게 착오 없이 안내하도록 당부를 했어야지요 ! 우리나라에서 하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외국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 백상어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