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새(國璽)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민홍규(56) 전 국새제작단장이 국새를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기술을 가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4일 "필요하면 민씨에게 간단한 주물(鑄物) 제작을 시연하도록 해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약 민씨가 이 주물제작에 실패하면 국새 파동이 정부 책임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또 민씨가 국새제작단장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각종 사업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었는지도 수사하기로 했다. 2006년 국새제작단장으로 선정된 민씨는 2008년 1개에 20억원짜리 황금 골프퍼터 사업을 벌였고, 올 1월에는 백화점에 판매가격 40억원짜리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를 내놓았다.
경찰은 민씨가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 800~900g(시가 4000여만원)으로 정·관계 인사 로비용 금도장 16개를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금도장 16개가 국새 제작 후 남은 금을 빼돌려 만들어진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도장은 2007년 2~3월쯤 12개, 같은 해 12월 4개 만들어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앞서 만든 금도장 12개는 국새 제작기간 전에 만들어졌고, 나머지 4개도 국새에 쓰인 금이 아닌 다른 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새 제작에 참여한 이창수(46)씨를 지난 21~22일 소환 조사했고, 민씨는 이르면 이번 주말쯤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민씨 조사 때 금도장이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은 "2007년 12월 만들어진 금도장 4개 중 3개는 여성 골프티칭프로 최모씨와 일반인 2명에게 각각 1500만~2500만원에 판매됐고, 나머지 1개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전달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