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상윤 : 최종 4판 2003년 1월 26일(99년 7월 3판), 법문사, 3만4천원, 952면
- 서울대법대, 미 위스콘신대 박사, 연세대 교수
이 중 걱정되는 것이 사정상 교재 신판의 구입 여부일텐데요, 제가 알기로는 어차피 구판과 신판의 차이는 크게 없습니다. 이상윤의 경우 99년에서 3년 이상이 지났으니, 공부하신 것과 서점에 가셔서 비교하시고 판단하시면 될 것이고, 이병태의 신판은 최근 잇슈들에 대하여 개괄적 이해를 할 수 있는 내용을 부첨할 것이라고 합니다.
김형배 노동법은 최근15판이 나왔는데,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불안하기는 하지만 신판을 사지 않으시겠다는 분은 대한민국국회로 가서 노동법 중 근기법, 노조법, 노협법 등 주요 법과 책의 내용을 확인하여 개정 부분을 확인하면 될 것 같고, 다만, 문제집의 경우에는 가능한 신판을 공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이야 최근판이 물론 좋겠죠......
다음은 각 책들의 특징으로는
가. 김형배 노동법: 법의 특질과 법의 본질적 의미에 관하여 철학적 질문과 깊이있는 추적을 통하여 노동법을 지식으로 이해하지 않고 가치와 철학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답을 쉽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추적하고 독자 스스로가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측면이 강합니다. 문장과 논리의 전개는 이해하기에 용이하고 구술 또는 작문(노동법 또는 개별 노무문제에 대한)의 실력과 기초를 배양하는데 독보적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고, 명확한 포인트와 기억이 남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독자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노동법에 능통한 경우에는 적합하지만 초독인 경우에는 어려움을 감수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 아무 페이지나 펼친 한 문장의 예를 들면;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부당노동행위의사가 전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부당노동행위제도가 규제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무의식적인 반사의 동작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사에 기초를 둔 언동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부당노동행위에 있어서 그 성립에는 어떠한 의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P788'
다른 책이라면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의 의사가 있어야 성립한다......'라고 하겠지만 이 책은 인과관계와 결과의 연동성 및 그 근원을 추적하는데 탁월한 논지를 전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돌아가긴 하지만, 남는 것은 없어보이지만 실력은 알게 모르게 늘게하는 다소 난해한 책입니다.
나. 이병태 노동법 : 철저하게 법조문을 위주로 하면서 논지를 전개합니다. 법조문의 충실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해설서의 성향이 있습니다.
법조문의 해설에 있어서는 학설을 위주로 전개하면서 주목할만한 판례를 본문에 추록함으로써, 법과 실제의 적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해하게 해줍니다.
김형배 노동법과 이상윤 노동법의 특색들을 포괄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오타가 너무 많더군요.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들을 기억하는데는 중간 이상, 자기 논리를 만드는데는 중간에 다소 못 미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도 무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 이상윤 노동법 :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핵심적 조항들을 질서정연하게 정리하여 명료하고 기억이 잘 나게 해줍니다. 어떤 문제에 대한 결론도 명쾌하고 논지의 전개에 대하여 관련 법조문도 눈에 띄게 정리하여 교과서적인 느낌을 줍니다.
용어의 사용이 매우 간결하고 논리의 전개 또한 기승전결로 뚜렷합니다. 초독자가 읽기에는 비교적 쉽고, 실무에 있어서도 필요한 지식을 압축하여 요약하는데 매우 잘된 책입니다. 위 김형배 논리전개와 유사조항의 논리전개를 비교해 보면
' 사용자의 불이익 취급에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과 불이익 취급간에 원인결과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만 인식하면 충분하며, 사용자의 반조합적 의도 내지 동기와 같은 부당노동행위의사는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본다......P860'
이 문장은 알기 쉽고 결론적입니다. 기억하기에 좋지만 독자를 '생각하는 동굴'로 이끌어 주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가지 책들의 선택에 있어서 의견은 별도로 내릴 수는 없습니다(사견 제시 생략).
여하튼 위 책들의 이미지는 김형배가 머리가 부스스한 고시생이나 철학적인 대학생같은,
이병태가 머리 회전이 빠르고 현실적이라 교수가 강의하는 것을 충실하게 잘 소화하는 신세대 대학생 같은,
이상윤이 깔끔하고 꼼꼼하며 노트정리를 잘해서 정석대로 착실히 공부잘하는 모범여대생 같은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요.......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참고로 페이지 면수에서 김형배 교수책이 적은데 그것은 글자가 작고 빼곡해서입니다.
제가 전개한 논리를 여러분들은 아마 1차는 이상윤, 2차는 김형배...... 이렇게 추론할지 모르겠습니다. 생각기에는 1,2차가 어느 한 책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저는 물론 실무를 하면서 다른 노동법 각론과 판례, 직접 협상, 변호사 질의 등 노동법 지식은 충분하였습니다. 그러나 수험서로서(1월1일부터 노무사 공부를 결심) 처음에 노동법책들을 여기에서 소개받고 이병태를 사서 읽고, 재독하는 대신, 김형배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김형배를 2독 완료하고, 이상윤을 읽어볼까 고민중입니다.
이상윤은 생략 또는 훑어만 보고 바로 이상윤 문제집으로 갈까 하고도 생각합니다......(어려운 분들도 있을텐데, 제가 세가지를 다 산것에 대해서 비난을 마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회사에서 노무과장을 하려면 노무사 이상으로 책을 읽어야 하기에 책을 산 것입니다. 제 돈으로 산다면 아마 하나를 사고 문제집을 샀겠죠.)
책에 대한 소개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혹여 노동법의 내용중에 각론으로 의문이 있는 경우에는 리플을 달아 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