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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지만, 마법보다 음모로 더 가득찬 왕좌의 게임의 세계.
동부 에소스 대륙 남부, 탄식의 바다에 존재하는 노예상인만의 상업국가들은 무자비한 노예제로 그들의
제국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그 중앙에는 아스타폴의 지배자 모 그라즈드한 가문이 있었습니다.
발레리아 반도는 그들의 탐욕과 오만 끝에 마법의 붕괴로
산산조각나, 그 족속들에게 걸맞는 최후를 선사해줬지만,
발레이아인들의 지배아래에서 기스카르 제국은 고유의 언어를 잃는 등
엄청난 피를 흘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제국은 다시 세워졌고,
황제는 이들 건국자 가문의 이야기를 연대기로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7990년 1월 1일 ~ 8012년 8월 30일 향년 62세)
가장 오래된 가문의 기록은 그라즈단 1세의 것입니다.
그는 어느 노예상인이 그러했듯,
동방과 서방을 가로지르는 상업의 중심지 아스타폴에서
수없이 많은 노예들을 값비싸게 팔아넘기는 것으로 부를 쌓았으며,
이때 그가 세운 무역기지와 상업기반들은 가문의 승리를 이끄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는 향락과 사치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노예상인이었으며,
몇번의 정교한 시도를 제외하고는, 음모가 넘치는 노예의 제국에서도
평판이 깨끗한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이 기록은 가문원들 중 거의 유일합니다.
어떤 역사학자는 이 '특이함'을 단순한 기록의 미비 또는 소실 때문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라즈단 1세 슬하의 3자녀 중, 맏아들 그라즈한을 제외한 나머지 둘이 요절했기에
그라즈한이 선왕의 재산을 기반삼아 다시 아스타폴의 지도자로 선출되는데 성공했습니다.
'부적절한 자' 그라즈드한의 시기에서부터 아스타폴은 매섭게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8012년 8월 30일 ~ 8044년 10월 16일 향년 58세)
'친절하면서도, 돈을 선행에 낭비하는 겁쟁이'라는 노예상인으로서의 최악의 평판을 가진
그라즈한이 아스타폴의 지도자로 선출된 것은,
무능한 자를 추대하고 보자는 휘하 상인들의 꼼수였을 겁니다.
그는 간혹 유능한 노예를 구해 큰 차익을 남기면, 바로 그의 연결책들을 이용해,
알려진 세계의 진미를 모아 만찬을 벌일정도로 식탐으로 무장한 '미식가'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인격의 무게 또한 거대했고요.
그는 휘하 노예상인들에게 떠밀려 이웃 상업국가 윤카이에게 전쟁을 선포했으며.
거세와 고통참기훈련으로, 식욕말고는 삶의 자극을 잃어버린
그의 뚱보 거세병들인 '흠 없는 자들 (Unsullied)' 부대와 함께
윤카이 중심지를 점령하고는, 가장 먼저 윤카이 시내의 시장으로 달려가 식재료들을 '구해냈습니다'.
혹자는 그가 친절하다고도 했습니다.
뭐 진귀한 요리를 구할 수 있다고하면, 미치광이 고아의 헛소리 또한 세시간씩 지극정성으로 들어주며
하루내내, 아니 몇일이나 심지어 일주일 넘게 고민하고는 하던 그의 모습은 많은 야사를 낳긴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어디까지나, 노예상인이었으며, 그의 가업에 있어서는 철저한 자였습니다.
그리고 노예들의 피는 다시 더 큰 (그리고 희망사항으로서는, 그래서 더 먼 곳의 고기상인이 방문할) 시장을
짓는 비용으로 들어갔고, 더 많은 거세병들이 양산되었으며, 그가 채찍으로 때리는 자들은 늘어만 났습니다.
사실 이런 부류의 '성공사례'는 모든 노예상인들이 목표하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그라즈드한은 이상적인 바지사장의 삶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살아있던 시점에서부터, 수 많은 기록들은 대부분의 행정적인 업무가
그라즈드한의 아들, 펜달의 손에 의해 행해졌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있습니다.
노예반란 제압을 포함한 실질적인 '국정'은 펜달이 관리해준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한편, 시중에 떠도는 그라즈드한의 기묘한 모험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의 마지막 4년간에 일어난 일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말년에 어떤 음식으로도 자신의 삶이 더 재미있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아 말하는걸 깜박했는데요. 그는 많은 모 그라즈드한 가문원과는 달리, '여자'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비록 사생아가 둘이나 있긴했지만, 그는 진기하게도 여자나 남자에게서 쾌락을 얻지 못했고.
아내들과는 정략결혼과 의무감으로 신사적으로 대했으며, 오히려 요리에 조예가 깊은 모범남편이었다고 합니다.)
색다른 취미활동을 만들기 위해, 그가 그동안 모아왔던 '책'이라는 것들을 펼쳐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는 상당히 이지적인 인물이었습니다만, 그건 그가 알려진 모든 세계의 요리책을 수집했기 때문이었죠.
다만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그가 요리책들에게서 '드디어' 흥미를 잃고는 다른 책을 집어들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한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으며,
그때부터 간혹 서쪽 먼 마다에 있는 어떤 섬에 대한 꿈을 꾸었다고합니다.
진귀한 낙지요리로 시작된 그의 평범한 꿈은
그 촉수와 빨판, 그리고 신축성으로 연결되는 괴상망측한 꿈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으며.
집안의 모든 사람들... 아니 심지어 아스타폴의 노예들도 소문을 듣고 망측하게 여길정도로
괴상한 것들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온갖 괴상망측한 법안들을 통과시키자고 상인조합회의에서 떠드는가 하면,
남부의 검은 인간들이 사는 '여름 제도'와 북부의 흰 야만인들이 사는 '벽 넘어'에서
거대하면서도 괴상한 향료와 함께 말려진, 심해의 이해할 수 없는 물고기 머리들 같은
혐오스러운 장식품들을 거금을 들여서 구매하나 싶더니,
자신이 가진 거의 모든 노예들을 이끌고는 아무도 마법적 대재앙 이후로는
가까이 가려고도 하지 않는 검은 발레리아 반도의 잔해의 '연기나는 바다'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백명이 떠난다면, 아흔다섯명은 돌아오지 않고,
세명은 사라지지않는 타오르는 상처를 얻고 돌아와 최후까지 고통스럽게 살며,
한명은 정신까지 미쳐서 돌아오고
한명만이 대재앙 이전의 형연할 수 없는 유물을 가지고 제정신으로 돌아온다는 그 바다에서,
그라즈드한이 그의 전재산을 털어 만든 대형 전함은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그 자신은 끓어오르는 유황바다에 산채로 던져졌으며.
다행히 목숨을 잃기전 다른 배의 노예들에 의해 목숨을 건졌지만.
물 속에 잠긴 그 순간에서부터 그는 '무언가'를 봐버렸다고 전해집니다.
갑판 위에서 정신을 차린 그는 무언가를 쥐고 있었으며,
그의 부하들과 노예들에게 제압되기 전까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그는 그 무언가를 휘둘러 수많은 사람을 다치고 또 죽였다고 합니다.
반드시 덧나는 상처를 만들어내는 그것은 훗날 발레리아에서만 만들어진다는 '발레리아 강철검'으로 밝혀졌으며
아스타폴의 궁정에서 안정을 취한 그는, 그가 봐버린 '무언가'를 잊기전에 제일 가는 대장장이를 불러
무언가의 모습을 그 쇳덩어리에 반영시켰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도 이어내려오는 모 그라즈드한 가문의 가보,
'이방인의 손길'이라는 검 입니다.
에소스 대륙의 가장 지독한 옻나무로 손질을 해줘야하는 칼자루에는
아직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인간머리 형태의 '무언가'가 장식되어있습니다.
그라즈드한은 그 뒤로도 미치광이인 상태로 계속해서 지냈으며
그의 아들, 펜달이 실질적인 섭정으로서 국정을 운영했습니다.
사실 그라즈드한의 증세가 심각해져 다른 사람과는 대화조차도 하려고 하지않고
이상한 행동만을 반복해서 하기 시작했기에,
오히려 대중을 안심시킨 펜달이 대단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라즈드한은 다시 그의 노예들과 함께, '바다신'의 계시를 따라
'가장 서쪽에 있는 세상의 끝 섬'을 목표로 원정을 계획했고,
신용하는 몇몇 거세병들과 마침내 미친 항해를 떠난 그는,
갑자기 바다 속에서 무언가를 본듯 벌벌 떨었고
나이에 걸맞지 않는 엄청난 비명을 지르다가 위아래로 피를 철철철철철철 쏟아내면서
배 밖으로 떨어져 죽어버렸다고 노예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최후가 알려져있습니다.
공식적이고 신뢰할만한 역사기록들에서는
우직한 몇몇 거세병들이 동요하지않고 바다로 뛰어들어 그의 만신창이 시체를 건져냈으며
검은 복장과 향료통을 짊어매고, 시체를 멀리서 옥 막대기로 찔러본 치료사들은 사인을 이질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의 시체는 전염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즉시 화장되었고,
장례식은 가문의 재력덕에 어마어마한 고래등 같은 곳에서 차려졌지만,
재가 들어있는 유골함조차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라즈드한의 시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물기와 기름기가 없고,
고통 가운데 살아간 빼빼 마른 자의 시체로서 화장되는 덕에,
아직도 그가 살아있으며, 사실은 죽은 것이 아니라
그는 '바다신'의 부름을 받은 것이며,
바다 속에서 인간보다 두려운 어떤 무언가가 되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펜달은 이러한 뒤숭숭한 와중에 다시 상인들에 의하여 차기 지도자로 발탁되었습니다.
사실상 업무를 8040년쯔음에 인수인계 받은 상태였지만, 그가 정식 지도자가 됬다는 것은 의미가 컸습니다.
(8044년 10월 16일 ~ 8048년 8월 15일)
어마한 재산과 사회적 기반덕에 모 그라즈드한 가문이 아스타폴의 지도자 자리에서 벗어날 일은 없었지만.
이곳은 혈연 왕국이 아니라, (비단 노예상인들 뿐만이 아니라) 상인들의 느슨한 연합이었기에
이렇게 한 가문이 독점을 시작했다는 것은,
가문의 경제력 뿐만이 아니라 펜달 그 자신의 능력도 좋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펜달은 윤카이 정복전쟁에서도 선두에 서서 아스타폴 거세병들을 지휘했을 정도로,
전략을 보는 안목이 있었으며, 개인적인 결투 실력도 나쁘지 않은 편에 속했습니다.
전장의 상처를 간직한 호색한이자 여자를 낚아채는 참을성 많은 매사냥꾼이며
모두에게 붙임성 좋으면서도 사무에 있어서 노력을 다하는 그는
'부적절하게 착한 돼지, 그라즈드한'이 최상의 인기를 누릴때도,
'그라즈드한의 총명한 아들, 펜달'의 자리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8044년 말의 펜달은 이미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극한으로 몰린 상태였습니다.
아버지가 가문에게 남긴 오점과 광기는 펜달의 마음을 좀먹었습니다.
펜달은 가문의 영지에 아버지가 쌓아놓은 온갖 책들과 유물,
그리고 기형과 이형의 '생명'들을 처리해야했으며,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들에 대한 혐오감이 넘처흐르는 가운데,
동시에,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한 저주받은 호기심을 물려받고 말았습니다.
발레이아 반도의 '연기나는 바다'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찾던 그는,
괴상한 생명의 덩어리를 발견했고,
그것을 쥐는 순간 손에 작은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돌아온 순간부터, 가렵던 작은 화상은
그가 죽는 순간까지 번지기 시작했으며,
펜달은 산채로 불타는 악몽의 고통 속에서 살아야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빨리 죽지 못하였고,
그 괴상한 덩어리에서 깨어난 전설 속의 생명체인
'드래곤'이 자신의 자식을 산채로 삼켜버리는 꼴까지 목격해야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펜달은 그러나 아버지처럼 정신을 잃어버릴 수 없었고,
자신의 죄를 청산하기 위해, 드래곤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가문의 재산과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온갖 짖이긴 약초로 피부를 덮고, 붕대로 전신을 감은 상태에서도 저술을 계속하던 그는,
결국 공식 제위한지 4년만에 '마치 불탄 사람처럼' 갑자기 고꾸라졌다고 전해집니다.
그 역시 화장되었는데,
공식적인 기록은 아니고 야사이지만, 아내가 달려와보니 붕대 사이로 사람의 형체라고는 없고
잿더미만이 남아있기에, 그걸 유골함에 담아둔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 온화한 왕, 그라즈단 2세'는 (그라즈단 3세라고 나오는 이유는 후술)
형 펜달의 죽음으로, 그라즈드한의 차남인 그라즈단이 왕위에 오르면서 치세를 시작했습니다.
(8048년 8월 15일 ~ 8078년 11월 10일)
그라즈단은 펜달과는 달리, 아버지의 시대에 두각을 드러낸적이 없었으며.
그의 형의 시대에도 조용했습니다.
펜달과는 달리, 그라즈단은 정말로 가문의 재력에 의해서 선출된 자입니다.
불타는 고통 속에서, 펜달이 제정신으로 철저하게 준비한 몇 안되는 것들 중 하나는
바로 가문의 지속적인 지배가 이어지는 것이 었습니다.
다만, 전통에 의하여 상업국가의 최고 지배자는 개인이 아니라 가문을 선택하는 것이었으며,
가문의 최연장자가 상속받아야했기에, 그라즈단이 선택된 것이었습니다.
그라즈단은 굳이 자신이 지도자가 되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펜달 또한 그 생각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라즈단은 징검다리였습니다.
가문에 남아있는 아버지의 미치광이 유산들을 정리하고, 가문의 전성기를 이끌어줄 사람이
등장할때까지 추가적인 자금을 버는 것이 그를 선정한 이유였습니다.
이것은 두 사람 사이의 비밀같은 것도 아니었으며,
이미 몇 남아있지 않은 가문원 가운데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아무도, 조용히 살라고 달아준 호칭 '온화한 자'가 대격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의 향락, 아버지의 식탐과 기부정신, 그리고 형의 여성편력.
그라즈단은 그야말로 완전체라고 불릴 사람이었습니다.
그나마 유명한 골방 시인이었던 그는, 지도자가 되자마자 '겸손하게' 시집을 출판했고
선풍적인 인기를 끈덕에 교양인들 가운데서는 인기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동네의 교양인은 주로 노예를 팔아서 서부의 문화서적을 구매하는 지성인들입니다.)
어느날 시상이 떠오르지 않던 그는, 야산에 올라가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머리 속을 정리하는 사이, 형이 세상에 풀어놓은 마법의 존재, 드래곤이 나타나
주변을 불태우기 시작했으며, 수행원으로 최소한으로 시를 기록할 노예소년 하나를 부리고 있던 그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으며, 결국 화상자국을 목과 가슴에 얻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그는 생명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압도적인 화염속에서 넋이 나간것처럼 보이던 그라즈단은
이후 10년 가까이 알려진 세상 모두를 돌면서, 형 펜달이 남긴 저서를 완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문원들에게는 많은 고통을 주고 있는 나쁜 짓이긴 했습니다만,
시인으로서 몰입하여, 형의 사무적인 산문을,
용의 우아함이 (그가 직접 서문에서 사용한 표현입니다)
느껴지는 고대 가스카르 제국의 서사시적 운문으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저서 "불의 안착"은 드래곤을 부리고자하는 가문원들에게
'그나마' 최상의 안전함을 제공해주는 명저로 남게되었습니다.
그라즈단은 50번째 생일을 맞던 날, 불현듯 남부의 '후기 기스 (New Ghis)'왕국에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당시 후기 기스의 왕이 말했듯, '노인의 호기로운 간질증세'로 생각되던 그때
뉴 기스의 군대가 마주해야했던 것은 쉰먹은 노인과 그의 용이었습니다.
후기 기스 정복전쟁에서의경험과 후기 기스에 존재하던 '옛 기스 (Old Ghis)'의 용전쟁 폐허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책을 완성한 그는
'마치 좀 더 거대하고, 날아다닐줄 알며, 불을 뿜는 전투코끼리와 같다'라는 인상적인 명언을 남겼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전투코끼리에 가문의 용을 비유하는 아스타폴 특유의 문학적 용법은
시인인 그라즈단이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왜 그라즈단 2세가 아니라, 3세라고 기록되냐고요?
그라즈단 2세라는 왕이 후기 기스의 역사 속에 남아있었고.
그라즈단을 이은 마그하즈가 새로 세운 제국의 정통성을 위해서,
기존에 존재하던 왕국의 모든 기록을 정사로 존중해버리는 바람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마그하즈는 심지어, 옛 기스카르 제국의 수도인 옛 기스를 가진 후기 기스를 정복한 자이기에,
그라즈단을 아스타폴의 그라즈단 2세가 아니라, 기스의 그라즈단 3세라고 불러야한다고 정했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사학자들은 마그하즈를 욕하면서 둘다 외우고있습니다.
어찌되었던간에,
그라즈단은 상당히 온화한 성품이자 고소공포증을 가진 겁쟁이였다는 것이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입니다.
정말입니다!
그의 최후는 가벼운 심장발작이 난 그가 용의 등 위에서 벌벌 떨면서 제빨리 내려오지 못해,
두번째 발작이 오면서 사망한 것이었습니다.
평생 그렇게 많이 용을 타고 다녔는데도 말이죠!
이런 형태의 죽음을 예상했는지 그는 평소에 이런 농담을 하고 다녔다고는 합니다.
"용이 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라고 할까?
내가 불을 뿜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지, 어우. 너무 높아. 무서워서 아무것도 뵈는 게 없다니까."
'피투성이 황제 마그하즈'
(8078년 11월 10일~)
36살의 그라즈드한의 사생아가 가문의 최고령자로 선출되었을때.
사실 대중들은 마그하즈라는 이름조차도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사실 '부적절한' 그라즈드한이 미쳐버린 말년에 '부적절하게' 노예와 쎄쎄쎄를 밤새 신명나게 하고는.
노예의 자식은 노예가 된다는 규칙조차도 막나가는 정신상태로 씹어먹고, 가문원으로 세워준거니까요!
그나마 시인이고 모두에게 정의로웠으며, 유머감각이 있던 그라즈단이 마그하즈의 계승권을 존중해준게
사람들이 마그하즈가 지도자가 되자마자 폭동을 일으키지 않은 이유였습니다.
물론 미치광이 아버지가, 미치광이 상태에서 낳아, 미치광이인 상태로 인정해줬고.
아버지가 워낙 흑역사라 사람들이 인정안해줘서, 미치광이 물건으로 가득찬 저택에서,
다른 정상적인 가문원들과의 소통도 없이, 그나마 충성스러운 몇몇 노예들의 도움을 받아
홀로 자란 사람이 가문에게 끼칠 피해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래 봤자 얼마나 미친 사람이겠어요?
얼마나 미친 사람이냐고요!
마그하즈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그는 이성적이고, 이지적입니다.
그는 아스타폴의 지도자가 되자마자,
그라즈단 2세... 아니 그라즈단 3세의 '유산' 중 하나였던 용을 인수인계하여.
바로 신하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타보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습니다.
그는 그라즈단이 시를 짓는 동안,
바다오징어의 매끈거리는 사체가 썩어가는 그라즈드한의 별장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용에 대한 공부를 했습니다.
사생아인 그에게, 권력의 상징인 용은 집착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마그하즈는 그의 재산과 음모꾼들을 이용해, 발레리아 인들을 납치하고 노예로 삼았습니다.
발레리아 인들은 세상에서 최초로 용을 지배한 자들로서,
이들의 종교와 문화는 용을 부리는데 적합하게 '설계'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그하즈는 그의 뒤틀린 계획을 이용하여,
온갖 패륜적인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심지어 일가족을 납치하여,
어떠한 혈통이 발현되는지를 연구하기 위하여,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짓 또한 연구하였습니다.
마그하즈의 '용잡이' 납치꾼들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그들을 막으려고하는 발레리아 인들의 무리가 있었습니다.
마그하즈는 그들 또한 납치하고 암살했습니다.
발레리아의 모든 고급술은 독주로 바꿔치기 당했으며,
길가의 도적들은 모두 그의 주머니돈을 받고 움직였으며,
시녀들 또한 배게에 그의 금화를 담아 아기들을 눌렀습니다.
또한 조금 높은 건물에서는 발레리아 특유의 은발을 가진 아기들이 떨어져내렸습니다.
그리고 모 그라즈드한 가문에서, 마그하즈의 혈통에는 은발들이 자연발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노예상인만의 건조한 사막 기후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곤했습니다.
비록 모두 두려워 침묵했지만,
아스타폴의 도시 골목 어딘가에서 근친으로 기형적인 형태가 된 태아가 유산된 상태로 버려져있다는
소름돋는 괴담이 사그라들 기미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그하즈의 욕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스카르 제국을 구현시키고자 했습니다.
북쪽의 또다른 노예상인들의 대도시, 미린이 불탔습니다.
전장과 전장에서는 그와 그의 용이 있었으며,
농지와 산지와 언덕과 강가와 도시는 용의 화염으로 뒤덮였습니다.
재 뿐만이라도 가질 수만 있다면 마그하즈에게는 상관 없었습니다.
제국이 마침내 세워졌습니다.
마그하즈 황제님 만만세!
그러면 피투성이 황제가 멈췄을까요?
선왕 그라즈단이 복원하던 옛 기스의 폐허를 다시 태우면서까지,
그는 그에게 복속된 봉건영주들의 반란을 유도해 시장들에게 작위를 옮겨주는 '피의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했습니다.
반란군은 죽어도 상관없기에,
수도를 공성하여, 일가족을 모두 아스타폴의 용둥지로 끌고와,
반란군 우두머리들이 자기 입으로 먹히겠다고 선언할때까지,
먼친척에서부터 순서대로 자식까지 용에게 한명씩 먹이는 방법이었습니다.
간혹 일가족이 너무 많아, 용이 식사를 거부할경우 그냥 태워서 바람에 날렸고요.
'게임'이 종료되고.
마그하즈의 치세가 어느덧 12년째가 된 이 순간.
피투성이 황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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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밌네요 필력이 장난 아니신듯합니다!
감사합니다 ^~^
왕좌의게임 칠왕국이 동부보다 엄청 작네요? 이게 원작 지형인가요?
http://awoiaf.westeros.org/images/a/af/World_map_Essos.png
별로 큰 차이 안납니다. 원작에 언급만되는 에소스 대륙 동부가 구현되있어서 그래보이는것 같습니다.
드라운드 가드가 사실 르뤼에의 그 분이라던가... (쿨럭)
아닌게 아니라, 정말 크킹2의 크툴루 패러디 이벤트가 익사한 신 버전으로 살짝 몇단어만 교묘하게 바뀌어서 그대로 등장하더군요 ㅋㅋㅋ (왕겜모드 자체가 이런 깨알같은게 많아서 재밌습니다), 덕분에 곱게 못 죽고 저렇게 추잡하게 죽었습니다. 불쌍한 그라즈드한 같으니라고 ㅠㅠ.
@The Count of Gelre 아 그런거군요!! 왕겜 모드가 은근 깨알 요소가 많더라구요. 아즈텍은 좀 깨지만...
왕좌의 게임은 본 적도 없는데 이 글을 보는 순간 엄청나게 하고 싶어지네요... 영어의 압박이 심한편인가요?
당연히 모드에 있는걸로만 글을 쓴건 아니고, 제가 망상과 함께 지어낸것도 좀 됩니다. 다만 왕좌의 게임 자체가 유치해질수 있는 판타지를 마법대신 음모로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풀어나가 인기를 끌은 것을 제작진이 아는지, 음모종류가 잔뜩 추가됬습니다. 주군의 자문회에 남을 모함해서 자신이 대신 들어간다던가, 남의 자문회 신화에게 뇌물을 주거나 협박해서 자기 궁정으로 오게한다던가, 주군이 사생아라는 문서를 '구해'온다던가, 암살도 하지만, 납치를 한다거나, 봉신에게 반란유도를 한다거나, 역적이라는 증거를 날조하거나.. 그래서 재미집니다. 일반적인 외교활동도 늘어났습니다. 초야권을 행사한다거나, 노비로 팔아버린다거나,
@The Count of Gelre 덮친다거나 (...) 흠흠. 그리고 전투에서 결투능력치를 이용해 일기토를 하는 이벤트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드래곤 라이더들 사이의 전투는 무조건 결투입니다). 자식들도 크킹2 원본과는 달리 많이 낳고 쭉쭉 병으로 죽어나갑니다. 즉 맵추가, 트레잇추가 정도가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많이 고쳤는데 그게 꽤 괜찮습니다. 물론 대가로.. 좀 잔버그도 많고, 튕기는 것도 가끔씩있는데, 한번 해보실 가치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소설원작구현 이벤트등, 마치 카이저라이히같이 이벤트 떡칠로 시스템적 개선을 해놓았다고 볼수 있는 모드여서 영어압박은 원본보다 심하실겁니다.
미드는 꽤 재밌던데
곧 새 시즌한다더라고요
대너리스 하악
하하 저는 미드로 안봐서.. 한번봐야겠네요!
왕좌의 게임 모드가 이리 재밌는 거였다니 ㄷㄷㄷ 얼불노 자체는 소설이 재밌어서 다른 것들에 매력을 못 느꼈었는데 한번 해봐야겠네요. 컴을 바꾸게 되면(...)
와.. 드라마를 본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