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25 23:17
그러나 잠실구장은 사라지지 않았다.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25일 잠실 LG-삼성전서 '마술 시구'로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사진)
카퍼필드는 경기 시작 직전 LG 황우석 과장으로부터 글러브와 공을 넘겨 받아 마운드에 올랐는데, 투구 직전 빈손으로 이리저리 토스를 할 때 이미 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공을 던지는 포즈를 취했고, 움찔하며 받는 모션을 취한 포수 조인성이 미트속에서 야구공을 꺼냈다. 경기전 "통역과 포수 조인성 둘만 남고 모두 나가달라"고 요구한 뒤 5분간 각본을 짠 끝에 만든 작품이다.
카퍼필드는 시구후 "내가 처음으로 사라지게 만든 공"이라며 공에 사인을 한 뒤 LG 구단에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경기 2시간 전에 야구장에 도착한 카퍼필드는 삼성 선동열 수석코치와도 인사를 나눴다. 카퍼필드가 먼저 반갑다고 인사를 했고, 전광판에 나오는 공연 예고물을 가리키며 자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선코치는 "누군지 몰랐다"며 약간은 시큰둥한 반응. 카퍼필드가 좀 머쓱해졌다.
[잠실] 정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