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너무도 익숙한 이름의 의뢰인이 상담을 요청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였다. 꿈을 이룬 선수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 며칠을 보낸 뒤, 의뢰인을 마주했다.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상담실을 찾은 그는 어렵게 입을 뗐다
"메달을 딴 순간에는 누구보다 행복했어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허무하달까, 목표가 사라지니 삶의 의미를 잃은 기분이에요."
그는 평생을 바쳐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준비했을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왔으리라. 하지만 그 노력만큼 자신을 돌보진 못했다. 목표를 위해 매일같이 스스로를 한계로 몰아세우기만 했다. 물론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금메달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목표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많은 선수가 운동과 자신을 분리하지 못한다. 그 탓에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면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낀다. 한없이 자신을 깎아내리기도 한다. 운동의 주체가 '나'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운동 자체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비단 운동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과 직장인 또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성적이 오르지 않을 때, 좀처럼 실적이 부진할 때 비관적인 태도로 자신을 탓한다. 이는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누구보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많이 애써온 사람일수록 더 큰 실망과 자책에 빠진다.
열심히 살아온 모든 이에게 전하고 싶다.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당신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서지예 | 스포츠 심리 상담사
우주의 눈
조몬 삼나무의 나이는 일본의 고대 조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약 7200년 된 것으로 추정.
우리는 가끔 천체 물리학자나 인류학을 공부한 분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얼마나 작은지, 오래됐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 작은 지구 속에서 모래알보다 더 작은 나는 무슨 생명체인지, 이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됩니다. 아님, 혼자라도 깊은 산속 바위에 누워 하늘을, 별을 보고만 있어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본 규슈 남쪽 끝자락에 있는 작은 섬 야쿠시마(屋久島)에 가면 오래된 삼나무가 즐비합니다. 그중 최고령 삼나무가 7,00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둘레 16m, 높이 25m의 조몬 삼나무라 하는데, 조몬(繩文)은 일본의 신석기 시대를 의미합니다. 그때부터 여태껏 살아왔다는 게 인간의 잣대로는 가늠할 수 없이 아득하지요.
지질학자들의 얘기를 들으면 더욱 놀랍습니다. 우리가 예사롭게 보는 산속의 바위와 그 곁에 누워 있는 다른 바위와의 생성연도가 어떤 경우 수천만 년 차이가 난다는군요. 천체 물리학자들이 자주 쓰는 광년(光年)이라는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는 또 어떤가요? 빛이 초속 30만km의 속도로 1년 동안 나아가는 거리가 9조 4670억 7782km랍니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약 1억 5천km. 우리에게 지금 보이는 별은 현재의 별이 아닙니다. 과거의 별이지요.
그럼 다시 작디작은 지구의 구석, 대한민국 경기도 하남시의 검단산 기슭에 있는 저를 '우주의 눈'으로 한번 객관화시켜 바라봅니다. 아니, 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공기 속 먼지일 테니까요. 그런 인간들이 지금 자기들이 더 잘났다고 매일 싸우고 있습니다. 그 싸움의 결과로 1~2년을 남보다 더 힘쓰고 살겠다며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우주의 눈으로 보면 얼마나 하찮겠습니까? 얼마나 어리석겠습니까?
글 김성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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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려 주신 글 고맙게 잘 읽으면서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망실봉님!
완연한 봄날, 휴일 아침입니다.
땅속에서는 뭔가 아주 꿈틀거리면서 올라 오고,
나무에서는 꽃몽우리를 잔뜩 부풀리고 있습니다.
지루했던 겨울은 이제 완전히 물러갔네요.
봄밤 꽃봉오리 터지는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가볍고 경쾌하게 부풀어 오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사랑의 순간입니다.
휴일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바다고동 님 !
고우신 멘트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기불순한 환절기
늘 감기 유의하셔서
강건하게 지내시길
소망합니다 ~^^
좋은글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목자 님 !
다녀가신 고운 걸음
멘트 감사합니다 ~
만물이 소생하는 새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들로 채워지시길
소망합니다 ~^^
좋은글 감사 합니다
고운 방문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동트는아침 님 !
희망 가득한 새봄을 맞아
기쁨이 배가 되는 즐건 주말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