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지난 금요일 저녁 모처럼 온 가족이 온천엘 갔습니다.
온천이라고 하여 거창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으나
집에서 15분 거리인 화순 도곡온천으로 말입니다.
1월 22일 공군사관학교에 가 입교 할 딸애가
며칠 전부터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가자고 하여
가족 4명이서 도곡스파랜드에 방 하나를 잡고 1박을 한 것입니다 .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난 우리가족은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유리창 너머로 하염없이 쏟아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온천 목욕을 끝내고, 며칠 있으면 사관학교에 입교 할 딸 녀석과
아버지로서의 염려와 함께 공군사관학교 입교에 대한 소감도 듣고
그 옛날 논산 훈련소 시절 선배로서의 조언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지
딸애가 먼저 잠이 들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 녀석이 언제 커서
제 앞가림을 하는가했던 시절이 떠올랐고
그래도 대견하게 제 갈 길을 찾아 씩씩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귤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귤을 냉장고에 넣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냉장고보다는 온도가 15도쯤 되는 곳에 자연 상태로 두어야
귤의 참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있다지요.
그 말을 지침삼아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 나름대로 한 가지 정해 둔 룰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고
딸애가 크는 동안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다행히 딸애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날 밤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당찬 모습을 보여준 딸아이가
그렇게 이뻐 보일수가 없습니다.
바다와 같이 잔잔하다가도 풍랑이 이는 거대한 사회를 향해
자신만의 항해를 위해 첫발을 내딛는 딸 녀석에게
오늘 아침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딸아!!
그날 저녁 이 아빠의 콧등이 짠했었단다.
가족들의 입장에서 보면 여자의 몸으로 넘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도 되지만 자신의 발전이라는 면에서 보면 너의 그 결정에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말하고 싶단다.
우리에게 가족이란 그런 존재입니다.
가장 소중하고 언제 어느 때고 위안을 받는 그리고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주 귀중한 존재가 바로 가족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멀리 나가 있어도 부득이하게 먼 곳에 떨어져 살아도
그렇게 우리의 등 뒤에는 따스한 가족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어
우리의 마음이 늘 따뜻합니다.
어제저녁 숙직으로 인해 샤워를 끝내고 책상앞에 앉아
가족이란 단어를 떠 올리며 가족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불러보니
마치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입니다.
- 광주에서 jip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