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311대기 312면접이었습니다.
아 진짜 사람 많이 안왔더라고요.......덕분에 더 긴장했습니다....ㄱ-
어찌 된 일인지 한신대 면접 이후[...] 좀처럼 긴장이 되지 않아서ㅠㅠ[...] 너무 편하게 봐버렸습니다.
면접이 아니라 무슨 대담같은걸 하고 온 기분이에요 ㅜㅜ
으아.......ㅠㅠ
전날 실기할 때 저희 교실 들어오셨던 교수님이 면접 교수님이셔서, 너무 긴장이 풀려서ㅠㅠ
정말 편하게 봐버렸습니다.. 이거 이래도 되는건가요..ㅜ.ㅜ.............
(들어가서 문 닫고 돌아서서 인사)
XX윤..맞지?
예! 안녕하십니까, XX윤 입니다.
이름 보고 남학생인 줄 알았다...
(웃음)
이름에 한자.. 어떻게 쓰나?
ㅇㅇㅇ X자에 귀막이구슬 윤자 씁니다.
귀막이..뭐? 저기 칠판에 한번 써보게
예. (화이트 보드에 玧..) 이렇게 씁니다.
아.. 그렇게. 근데 왜 귀막이구슬이라고 하나? 그냥 구슬 하면 안되나?
옥편에 귀막이 구슬 윤이라고 나와있어서...
옥편..(웃으시고) 이름은 누가 지어주셨나? 할아버지?
아 고모가... 돈주고 지어오셨습니다.
돈주고? 하하하하하! (웃으시다가)
어디보자 주소가.. 경기도.. SS... 2단지 아파트면 무슨 아파트지?
Y창아파트 입니다.
Y천?
Y창이요..
아 Y창~ 학교는.. SS D고... 여기 그 동네에서 나름 공부 잘하는 애들 오는 학교지?
예.
그래.. 어떻게, 글은 많이 써봤나?
아, 예 단편은 한 스무편정도 써봤습니다.
스무편??(놀라시며) <- 교수님이 눈을 크게 뜨고 저에게 질문하시는데.. 무서웠어요
예.
스무편... 허어.. 단편이라는건 A4로 어느정도...
A4로는.. 10장정도 됩니다.
그..요즘 유행하는 하이틴 로맨스나.. 판타지나.. 그런거 말고 순수 문학?
예!
(끄덕끄덕) 그럼 대회에 나가본 적 있나?
예.. 대산 청소년 문학상에서 동상을 받았습니다.
대산~ 언제?
올해요.
음. 그리고 또?
민족문학작가회의 장려... 만해축전 장려...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하는거?
예.
올해?
예.
호오.. 쓴것중에 가장 기억남는건?
대산 청소년 문학상에 냈던 글을 제가 여태까지 썼던 글 중에 가장 좋아하는데요... 주인공이 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할머니가 서낭당 미신을 맹신하셔서 아버지가 병에 걸렸을 때도 약을 못쓰게 하셔서 결국 돌아가시게 된 일이 있어요. 주인공도 할머니의 그 미신때문에 크게 다친 적이 있고요. 그래서 주인공은 할머니를 싫어했는데... 제가 읽은 책에서 신이란 것은 사람들의 믿음을 먹고 산다는 글귀가 있었어요.. 그것처럼.. 서낭당을 믿었던 마지막 사람인 할머니가 죽고 나서, 마을 서낭당이 죽은걸 보고.. 마음 속으로 할머니랑 화해하게 되는.. 그런 글입니다.
흐음...주제가 이끼였는데.. 어떤 이야기를 썼나?
아 사실 제가 전날 식물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이끼도 봤었는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라고요. 생각나는게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속담 뿐이라서... 그걸 토대로 돌을 가족에, 이끼를 가족간의 불화에 대입시켜서 썼습니다. 엄마가 죽고 나서부터 우리 가족은 이끼가 끼어서 더이상 구르지 못한다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게 무슨 뜻인지 아나?
부지런하게 살라는 소리 같습니다....
흠.. 이끼라는게 때로는 부귀나 재산의 상징인거 아나? 그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에......(한참 대답을 못하고)
응? 하하하. (대답 못하니까 막 웃으시더니ㅜㅜ) 가족의 불화가 이끼라....
최근 읽은 소설은 뭐있나?
아....최근... 현대문학 중에서는.. 은희경 선생님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읽었습니다. 그런데... 은희경선생님하고 제가 코드가 잘 안맞는지 몰라도 다른 소설들은잘 안읽히더라고요. 그 책이 단편집인데,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단편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둘째 부인인데, 아버지는 특별한 일이 있는 날마다 밥을 사주십니다. 아버지가 가는 음식점은 고급 중국집인데, 벽에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란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그걸 보면서 주인공은 아버지가 자신이 뚱뚱하기 때문에 창피해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자라고나서,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아버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열심히 살을 빼는데, 아버지를 만나러 가려고 결심한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듣게됩니다. 그동안 열심히 굶다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미친듯이 밥을 퍼먹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웃으시다가) 줄거리를(는?) 잘 아네.. 알았어. 나가봐.
예, 감사합니다.
(끄덕끄덕)
...아니 대체 저한테 면접 질문을 몇개나 하신건지..
한.. 세부질문 빼고 여덟개쯤 물으신 것 같네요 ㅠㅠ
전공 관련은 여섯개군요.
앞에 질문 내용만 듣더니 엄마가 "..선보러 갔냐?" 라시더군요 ㅠㅠㅠㅠ
면접 제대로 본거 맞나요ㅠㅠㅠ 너무 편하게 봐서 오히려 더 걱정되네요 ㅠㅠㅠㅠㅠㅠ 으아....
질문에 대답을 해도 걱정되고, 대답을 못해도 걱정이 되고 ㅠㅠㅠㅠㅠ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근데 저 막 완전 정박아처럼 두 교수님 사이에서 시선방황에[......] 제스쳐 한 것 같고..ㅜㅜㅜ 면접 당시 상황이 잘 기억이 안나요.... 일산사는데.. 일산에서 몇년 살았냐고도 물어보신것 같고..... 문제 물어보신 순서가 잘 기억 안나요 ㅜ.ㅜ.......
ㅜㅜㅜ 응원 감사합니다! hj님도 화이팅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좋은결과 있으시길..
뭐야 왤캐 길게해요? 염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염병[....] 모르겠어요ㅠㅠㅠ 하고 나서 생각하니까 질문이 다 기억 안날만큼.. 진짜 그냥 대화하듯 교수님과 주고받아서..ㅜㅜㅜㅜ
상 짱이다.....잘하셨네요..............말도잘하시구 ㅠㅠ
아 그게ㅜㅜ 상들이 다 4위상 8위상 이런식이에요.. 대회는 큰데... 도움되는 상이 없어요;;; ㅠㅠ 아 진짜 교수님들이 저의 그 방황하는 시선을 잊으셨으면 좋겠어요 ㅜㅜㅜ 우와 진짜 미치겠당 ㅇ<-<
우리학교가 나름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 오는 학교야? 난집가까워서 왔는데
1학년들은..(...) 면접에서 아뇨! 저희학교 꼴통이에요! 하는거보단 낫잖아 ㅎㅎ
저 방금도 님이 쓰신 후기 보고 왔는데, 와우............ 전 만약에 저런거 물으면.... 할말이 없겠어요.... 대회도 안나가보고, 습작도 잘 안하고... 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굉장히 멋있으신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