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하리트8.1

[chan]

8. 추적 -(1)

"다음."

셀레스티안의 군복을 입고 있는 병사의 간단한 손짓을 신호로, '덜컹'하고멈춰서 있던 랜드모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게 줄로 늘어서 있는 수송용 랜드모빌 중 한대가 검문을 통과한 것이다.
검문이라고 말해도 형식적인 것이기는 했지만.

다리에 부목과 함께 붕대를 감고, 랜드모빌 안에서 어두운 얼굴로 앉아있던 그림자가 고개를 들었다. 그것은이안이었다. 그는 까치집이 된 진한 밤색머리카락을 손으로 훑었다. 그의 옆에 앉아있는 큰 덩치의 용병이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이안과 마찬가지로 부상자 모습을 하고 있는 제이슨이었다. 덜컹거리는 랜드모빌의 움직임에 이안의 고개움직임은 은근슬쩍 무마됐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이송용 들것에 실린 채눕혀져 있는 카를로스의 모습을 거의 동시에 쳐다보았다.

마르코의 도움에 따라서, 그들은 부상자로 가장하고 셀레스티안의 호송부대에 잠입했다. 그의 안이한 상관인키나트 율리에의 덕분이랄까. 마르코는생각보다 쉽게 수송 스케줄을 바꿔놓을 수 있었다.
그 다음의 일은 간단하면서도 까다로운 것이었다. 움직이지 못하는 카를로스를 업고 수송용 랜드모빌들의 격납고에 잠입하는 것. 하지만 그것 역시 마르코의 수배에 의해 큰 어려움 없이 해결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일은 하나. 바로 수배전단에 얼굴이 올라 있는 카를로스와 함께, 무사히 검문을 빠져나가는 일뿐이었다.

"일시 정지!"

갑작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그들이 타고 있는 랜드모빌이 급정거했다. 급격한 덜컹거림에 제이슨은 얼른 벽을 잡아 몸을 버텼다. 이안은 주변에 함께타고 있는 부상병들의 눈치를 먼저 살폈다. 앉거나 누운 부상병들 중에서 무
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얼굴은 별로 없었다. 기분 나쁠 정도의 조용함이었다.
그것은 뭔가 정상적이 아니라는 느낌까지 주고 있었다. 제이슨은 아무도 움
직이려 하지 않는 것을 알고는 자신이 슬쩍 슬릿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았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바깥의 약간 앞쪽에는 셀레스티안 공무용(公務用)의 랜드모빌이 서 있었다.
물론, 그 뒤쪽으로 - 이들이 가려는 방향으로 - 몇 대인가의 사제(私製) 랜
드모빌이 서 있었다. 공무용 랜드모빌에 의해서 검문소의 길이 막힌 듯했지
만, 아무도 그들에게 항의할 무모함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경비병으로 보이는 몇 명의 병사들이 그 공무용 랜드모빌에 가까이 있었
다. 총을 들고 있는 것이 둘, 검으로 무장을 한 것이 두 명이었다. 그리고, 랜
드모빌로부터 한 명의 젊은 남자가 내렸다. 갈색 머리카락에 회색의 셀레스
티안 정복을 입고 있는 30세 가량의 남자였다. 무언가 때문에 굳어져 있는
표정만 아니었다면, 첫인상만큼은 누구에게나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가슴께에 달려 있는 것은 은색의 - 그가 비츠 알카나라는 것을 나타내어 주
는 - 표식이었다.
셀레스티안의 정복을 입고 있는 비츠 알카나. 그것은 바로 노스칸이다. 경
비병들은 모두 그에게 경례를 붙였고, 이안은 그 남자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
는 것을 알고는 급히 슬릿에서 눈을 떼었다.
'뭐야?'라고 이안이 입술만 움직여 물었다. 제이슨은 눈짓만으로 조용히 하
라는 신호를 보냈다.


"난 보고 받지 못했는데…?"
"하지만 분명히 스케줄에 올라있습니다. 노스칸 라이언께서 승인하신 걸
로…"

라이언은 인상을 찌푸렸다. 경비병이 내미는 체크용 서류는 분명히 자신의
승인을 받은 것이었다. 라이언은 그제야 문득 이 호송의 정체(?)를 떠올렸다.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부상병 호송은 분명 다음 주였다. 누가 앞당겼지?"
"그것 까진 저희도…."

경비병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말꼬리를 흐렸다. 라이언은 눈썹을 치켜올렸
다.

"서류를 결재한 사람은 누군가?"
"총무부에서 결재 받았습니다. 아마 키나트 율리에께서…"

라이언은 또냐,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나 하나 어긋나는 일마다 그 이름이
빠지는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일단 키나트의 승인에 의해서 앞당겨 진 것이라
면 그가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라이언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 보내라."

그가 서류를 넘겨주면서 손짓을 하자, 경비병들은 그제서야 살아난 것 같
은 얼굴이 되었다. 그들이 용병이 아니라 셀레스티안 소속병사였기 때문일
것이다.

"잠깐."

그들이 움직이려는 순간, 뒤쪽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언은 갑자기 들려온 그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경
비병들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서 있는 것은, 방금 전 검문소 앞에서 이들 때문에 발이 묶인 랜드
모빌에서 내린 남자였다. 라이언은 무슨 일인가 하고 잠시 그 남자를 쳐다보
았다. 하지만 그 남자는 라이언의 대응을 기다리지 않았다.

"뭘 하자는 건가? 수송을 중단시켜."

라이언은 황당함에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그 남자의 당당함에, 오히려 자
신이 지금 누군가를 못 알아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
다.
그는 이 근방에서는 드문 흰색의 옷을 입고, 검은 머리카락에 새파란 코발
트 블루의 눈빛을 가진 남자였다. 나이는 자신과 비슷하거나 조금 아래인 정
도. 게다가, 마치 키나트 율리에를 떠오르게 할 정도로 미끈하게 생긴 이목구
비를 가지고 있었다. 그저 지나가는 인물로만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
- 지금 눈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은
어찌 보면 무서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옷이나 소지품 어디에도, 그가 셀레스티안의 인물임을 나타내
는 - 다시 말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릴 입장에 있음을 나타내주는 - 표식은
없었다.
그는 머뭇거리고 있는 라이언을 제치고 성큼성큼 수송용 랜드모빌 쪽으로
다가갔다. 그 한 템포 뒤에, 라이언은 겨우 자신이 할 말을 찾아냈다.

"당신, 뭡니까?"

존댓말을 썼다는 것은 라이언이 가지고 있는 상식과 처세술이 아직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라이언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민간인이오? 민간인이라면 이 앞으로 나서면 안 된다는 것 알고 있소?"
"알고 있지."

간단한 대답이었다. 라이언은 얼굴 표정을 변화시켰다.

"당장 여기에서 물러…!"

라이언은 말을 다 끝맺지 못했다. 그 남자가 손을 들어올렸기 때문이다. 그
리고 그 동작 하나로, 그는 마치 온 몸이 굳어버린 것처럼 입술하나도 달싹
할 수가 없었다.

"쉿."

남자는 손가락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하고는 장난기 있는 미소를
지었다.

"기껏 도와주러 왔는데 그렇게 떠들어서야 곤란해. …뭐, 아무래도 카와린
이 아무 말 안 해둔 것 같지만."

그는 그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라이언을 놔둔 채 수송용 랜드모빌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라이언은 대체 왜 경비병들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인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당장에 라도 뭔가 소리를 질러서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저 남자가 언급한 카와린의 이름 때문에, 그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를 먼저 파악해야만 했다.


제이슨은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뭔지는 모
르지만 대단히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심장소리가 얼굴로 올라오는 기분이
었다.

'어떻게 하지?!'

그는 입만 움직여서 이안을 향해 말했다. 이안은 당황한 듯이 눈을 좌우로
굴렸다.
물론 끝까지 시침떼고 가만히 있는 쪽이 당연히 유리했다. 숫자는 맞췄고,
수송 서류에 환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지금 밖에서 들려온 말소리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었
다.

'일단 있어봐.'

이안은 입으로만 대답하고 앉은 자세를 찌그러뜨렸다. 가능한 한 다른 사
람들과 마찬가지로, 무기력한 부상병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다.


흑발의 남자는 저벅저벅 랜드모빌로 다가갔다. 그리고 아무도 그를 저지할
생각을 하지 않는 가운데, 앞쪽의 랜드모빌의 뒷문을 벌컥 열었다. 이리 저리
눕고 앉아있는 부상병들이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부
상자들을 한번 슥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문을 탕 닫았다.

"통과."

그의 말에, 경비병들은 라이언을 쳐다보았다. 라이언은 그의 행동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두 번째 랜드모빌로 다가가자, 라이언은 그
제야 통과시켜도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통과!"

경비병이 손을 흔들고, 앞쪽의 랜드모빌이 출발했다. 먼지바람이 일어났지
만, 경비병들은 익숙하게 고개를 돌리며 스카프로 얼굴을 막았다.
세워져있던 두 번째 랜드모빌에 다가간 남자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벌컥 문
을 열었다.
랜드모빌 자체가 그 덕에 약간 흔들지만, 내부에 있는 부상병들은 누구 하
나 고개를 들지 않았다 - 마치 전부 무슨 약에라도 취한 것처럼. 남자는 내
부를 가늘게 뜬눈으로 훑어보았다. 그리고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
다.

"찾았군."

그는 문을 연 채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면서 말했다.

"경비병!"
"예!?"

가장 가까이 서 있던 경비병은, 소속도 신분도 밝혀지지 않은남자를 향해
저도 모르게 똑바른 구호를 내뱉었다.

"이 랜드모빌 내의 부상병을 전원 체포하라."


이안과 제이슨은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근거로 자신들이
타고 있는 랜드모빌을 집어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놀
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그런 행동을 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행동도 취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
고, 별로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이 곧바로 바깥쪽에서 반응이 나타났다.

"당신 대체 누굽니까? 민간인도 아니라면 왜 견장은 안 달고 있는 거요?"

라이언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흑발의 남자는 어깨를 으쓱 했다.

"견장? 아아, 미안하군. 잊었어."

그는 흰색 옷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뭔가를 꺼내서 라이언에게 휙 던졌
다. 라이언은 그것을 탁 받아 들고는 놀라서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것은 금빛도, 그렇다고 은빛이나 구리빛도 아니었다. 그것은 어깨에 붙이
는 견장이 아닌, 비츠 알카나 이상이 가슴에 장식하는 자수와 비슷한 크기의
배지였다. 불투명한 푸른 질감을 가진 그 배지는 형상화 된 나선형의 모양으
로, 자잘하면서 화려한 은빛의 장식이 붙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장식
하나 하나가 모두 수공예로 만들어져 있었다. 만약 돈을 받고 판다면, 이 배
지 하나만으로 셀레스티안의 중류 가정 하나가 일주일은 먹고 살 수 있는 돈
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라이언을 놀라게 한 것은 그 배지의 모양도 가치도
아닌 그 배지가 뜻하는 바였다.

"나카드[法師]?!"

라이언의 외마디에, 주변의 병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럴 것
이, '나카드'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 사람 자체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
다.
하지만 라이언은 노스칸이었다. 그는 일반 비츠 알카나보다 셀레스티안의
내부 사정에 대해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나카드란, 셀레스티안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대 문화 연구원'에서만 쓰이는
단어였다. 이 '고대 문화 연구원'은 그 존재 자체가 2급 기밀로, 그들 사이에
서 통칭 '노스미히[學園]'라고 불리고 있었다. 노스미히의 연구 대상은 고대
문화, 즉 사람들 사이에서 마법(魔法)이라고 불려지던 그 미지의 힘이었다.
고대 문명을 발전시켰던 마법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을 되살려 지금 다시 응
용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나카드는, 그곳에서 마법의 원리에
대해서 학습하고 있는 자들 중 가장 뛰어난 자 - 실제로 '힘'을 자유로이 사
용할 수 있는 자 - 에게만 붙여지는 호칭이었다. 그리고 라이언이 아는 한도
내에서, 노스미히에서 '나카드'로 불려지고 있는 것은 현재 단 한 명밖에 존
재하지 않았다.

라이언은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표정을 다잡았다. 그리고 최대한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다.

"다, 당신은… 어째서 이런 곳까지 오시게 된 겁니까? 전 아무런 연락도 받
지 못했습니다만…"
"키나트 밀레이나가 실종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달려왔을 뿐이다. 그에 대한
단서를 잡았다고, 노스칸 라이언이라는 자에게 연락하라더군."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하며, 눈가에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손으로 훑
어 올렸다.

"그러고 보니… 당신, 노스칸이로군. 혹시 당신이 라이언인가?"

라이언은 침을 꿀꺽 삼켰다. 목소리가 갈라져 나올 것 같은 기분에 그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좋아, 그럼 내가 하는 말도 잘 알아듣겠군."

라이언은 그를 쳐다보았다. 푸른 눈 - 여태까지 한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
로 새파란 - 이 그를 똑바로 마주했다. 라이언은 노스칸의 직감으로, 자신은
이 자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키나트 율리에!"

콰당, 하고 거칠게 커다란 문이 열렸다. 그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리
고 그와 함께 커다란 강당처럼 생긴 공관의 사무실로 뛰어들어온 것은 회색
의 셀레스티안 정복을 입은 노스칸 라이언이었다. 바닥에 깔려진 두꺼운 카
펫이 그의 발소리를 죽여주고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의 발소리에
서도 화가 나있다라는 감정은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무슨 일입니까?"

노스칸 마르코는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이언은 상식이 통하는 사람
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키나트의 사무실
로 쳐들어 올 사람은 아니었다.

"키나트 율리에, 계십니까?"
"기다리십쇼. 갑자기 약속도 없이 그렇게…"
"중요한 문젭니다! 당장 만나야겠습니다!"
"지금 키나트께서는 업무중이십니다."

마르코는 다시 자리에 앉으며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물론, 정말로 키나
트 율리에가 업무를 보고 있을 지, 아니면 차라도 마시면서 오후의 일광욕을
즐기고 있을 지는 알 바 아니었다. 자신의 임무는 그저 키나트 율리에가 '방
해받지 않게 해달라'고 했던 명령을 지키는 것뿐이었다.

"이것도 업무에 관련된 겁니다. 그것도 아주 중요하게!"

라이언은 마르코의 책상을 쾅 내려치면서 말했다. 마르코는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뭔가 끊겨도 단단히 끊겼군. 그게 아니라면 - 마르코는 문득 안 좋은 예감
을 느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마르코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인터컴을 눌렀다. 삐빅- 하고 몇 번이나 작
은 비핑음이 울린 뒤에야, '뭐지?'하는 율리에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죄송합니다, 키나트. 노스칸 라이언이 급한 면회를 요청하고 계신데요."

- 면회?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했잖나.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마르코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라이언이 인터컴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오늘 아침에 있었던 병사 수송에 관한 건입니다! 지금 당장 만나 주셔야
겠습니다!"

마르코는 라이언의 얼굴을 휙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가 놀란 표정을 감추
고 다시 고개를 돌리는 데는 1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 …들어와.

삑, 하고 비핑음이 울리며 인터컴이 끊어졌다. 마르코는 라이언에게 말했다.

"들어가 보십쇼."

라이언은 마르코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문을 벌컥 열고 사무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