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클 합창단] 근황124번째 기록입니다. 포레 23번째 연습이고 뮤지컬 20번째 연습인 오
늘 연습까지 포함하여 앞으로 연습날짜는 12일 남아 있습니다. 오늘은 포레의 [레퀴엠] 중
<아뉴스데이>를 비롯한 거의 전곡을 연습하고, 2부 마지막에 [맘마미아]연습을 했습니다.
오늘도 참가 인원에 있어 대단히 안정적인 양상을 보이었습니다. 소프라노 7명에 앨토 6명,
테너 4명에 베이스 5명이 모이었으니까요. [레퀴엠]에서는 테너의 비중이 상당히 큰데 테
너가 처음에는 1명 밖에 오지 않았지만 나중에 상당한 숫자에 이르더군요.
1부의 연습은 레퀴엠의 <아뉴스 데이>연습을 시작으로 하여, 다음 주에 할 <리베라 메>
를 제외한 전체 합창곡을 다 불러 보았습니다. 이 곡은 워낙 융숭깊은 곡이라 부르면 부를
수록 곡의 깊은 맛이 절절히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매번 감상 형태로 많이 접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 연주에 참여해 보는 것이 그 곡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면모와 묘미를 절감하
게 해 주는 것이더군요. <아뉴스 데이>의 특정 부분은 음정이 잘 잡히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데, 지금 베이스끼리도 음정 통일이 안 되고 있어 아무래도 같이 연습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오히려 박자 지키기와 곡의 기본적인 분위기 묘사에 더 중점을
두는 듯 했습니다. <아뉴스 데이>의 경우 8분 음표를 한 박으로 그러니까 2분음표는 4박으
로 짚어가야 하는데,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아 반복 연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단히 기초
적인 문제라 하는데, 아직 우리 합창단이 기초가 튼튼한 합창단이 되기에는 더 시일이 걸려
야 할 듯 합니다.
선생님은 베이스의 경우 단단하고 두터운 토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점 앞
으로도 계속 보완되어야 할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목소리의 개별성을 죽이고, 호흡만으로
밀고나가는 훈련이 더 되어야 할 듯 하고요. 템포로 보아도 우리는 메트로놈은 58에서 60
정도로 놓고 하는데, 그보다 더 느리게 연주하는 연주곡도 우리에게는 빠르게 들리던군요.
그런데 우리는 그보다 더 빠르게 놓고 하는데도 어찌 그리 힘들고 답답하든지..... 아무래도
곡의 분위기에 좀더 철저하게 빠져드는 훈련을 해야 할 듯 합니다. 선생님은 오늘 레퀘엠
분위기를 낸답시고 긴팔의 검정색 정장을 하고 왔던데, 우리가 아직 [레퀴엠]을 부르면서도
[레퀴엠]다운 분위기를 살라지 못함이 또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 문제로 보면 더 심각한 것은 [맘마미아]입니다. 오늘까지 죽는 한이 있어
도 사진을 내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나는 오늘 더운 날씨를 무릅쓰고 이발을 하고
사진관에서 증명사진까지 찍어 제출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 했지만 표정은 무언가 잔뜩
골이 난 표정이더군요. 그런데 [맘마미아] 노래와 안무를 하면서 표정관리가 정말 너무 힘
들더군요. 선생님은 특히 남성들 표정관리를 좀 해야겠다고 몇 번이나 지적을 했습니다. 집
에서 연습을 해 갈 때, 포레 연습을 약 30분 가량 하고 [맘마미아]는 가사 있는 MR을 넣
어놓고 가사와 안무 연습을 조금 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안무는 혼자서 연습하기가 좀 힘들
더군요. 지금 현재 지휘자님이 앞에서 대표 안무를 하는 형국인데, 차라리 지휘자의 안무를
지휘로 간주하고 최대한으로 그와 일치된 동작을 유도해 내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문제는 지금 동작은 그냥 자동적으로 나오고 가사가 그냥 입에 붙어 있어야 표장관리도
가능하고, 동작의 율동감도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확실하게 되지 않으니
이래저래 갈팡질팡하는 것을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래도 주관적으로 보아 저번 보다는
조금 나아진 듯 하고, 갈수록 전체 안무의 윤곽이 뚜렷해지는 듯 하니 노래와 안무의 동작
일치에 더 유의하면서 앞으로 연습을 계속해야 할 듯 합니다. 다음 주 한 주 연습이 있으
면, 그 다음주 연습은 쉬게 되는데, 그때 우리끼리 모여서 안무의 세부까지 점검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베이스들끼리 음정의 불균형 조절도 좀 필요하고요.
이래저래 연습일지를 적을 때마다 연습의 필요성만 계속 강조하는 식으로 끝맺게 되는군요.
이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합창단원들 모두들 더운 날씨에 파이팅입니다. 그리고 뮤
클러 여러분들도 옆에서 같이 파이팅하면서 후원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