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은 근무, 그 다음날은 왠지 꼼짝하기도 싫고 해서 놀았고 그래서 2주만에 산을 찾아 본다.
얼마전 KBS다큐 "3일"에서 이곳을 소개한 후 시간이 나면 한번 가고자 했던 곳이다.
☞ 언 제 : 2009. 11. 21(토요일)
☞ 어 디 : 장성 축령산(621m)
☞ 누 구 : 마눌과 단둘
☞ 산행로 : 약 13km(장성군 서삼면 추암리 추암마을 주차장->춘원 임종국조림공적비->축령산->우물터갈림길->들독재->금곡영화마을
->휴양림임도->조림공적비->추암마을 갈림길->주차장)
☞ 교 통 : 순천TG->고창담양고속도로->장성물류TG->(톨비 4,500원). 괴정마을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주차장이 완비된 추암마을이
나온다. 주차비를 받지 않은 착한 곳이다.
☞ 날 씨 : 소설(小雪) 전날이라서 그런지 바람도 상당히 불고 기온은 5~6℃ 정도이고 구름없이 청명함.
네비를 찍어보니 1시간 30여분 걸린다 하니 내심 09시경 출발하기로 마음먹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일을 보다보니 늦어 09시 40분에 출발을 하여 11:00분경에 도착을 한다. 추암마을 입구인 괴정마을에서 이정표를 찾다 없어서 차를 끌고 조금 올라 가보기로 한다.
길가엔 멋진 이름의 팬션과 민박집이 상당히 들어서 있어 피톤치드로 심신의 치료를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음을 느낀다.
장성군에서 나름대로 신경을 쓰며 관리를 하여선지 마을이 깨끗하다.
추암마을 입구에 세워진 조각상. 날이 추워 감기 걸릴것 같아.....
청명한 가을날씨가 유별나다. 아스팔트 길이 들머리이고 화장실(50m)라고 쓰여진 곳이 날머리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산행을 시작한다(11:10). 그런데 동네 어떤 사람이 아스팔트 길이 아닌 화장실 간판 바로 뒤에 보인 시멘트 길로 가면 된다고 하여 길도 없는 그곳에서 10여분 알바를 하다.
오르다 보니 서울 말씨를 쓰는 일행(3명-남성 1명, 여성 2명)과 같이 걷게 된다.
여성과 이런저런 말을 하다보니 서울 말씨를 써서 "서울서 왔나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어디서 오셨냐고 묻는다.
순천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조례동 남양휴튼에 산다고 하며 가까이 한다. 산에 자주 가고 싶어도 발걸음이 빠르지 않아 산악회를 따라 다니지 못하고 이렇게 남편·아는 언니와 같이 다닌다고......
6.25때 배고픔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데 힘써 주신 임종국 선생님과 같은 분이 이 나라를 지켜주시고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아스팔트와 시멘트 오르막 길을 30여분 걷다보니 어느새 갈림길에 도달하여 우리는 축령산으로 바로 지르고 동행아닌 동행이 된 그 사람들은 임도를 따라 갔다가 다시 온다고 하면서 아쉬워한다(11:50).
이정표가 없지만 그동안 쌓인 내공으로 결정한다. 묘 3기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고....
산을 오르다 만난 사람들이 상당히 가파르다고, 그리고 눈이 약간 내렸다고 소식을 전한다.
산꾼들과 조우가 별로 없는 오랫만의 한적한 산행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한 길로 영화마을 까지 가서 다시 되돌아 오는 코스를 택하는 모양이다.
계족산 갓걸이봉 오름길과 비교해도 될 정도의 길이 30여분 계속된다.
산행시작 때부터 불던 바람이 어느 덧 잔잔해지고 몸에서는 따뜻한 육수가 나오기 시작한다.
쭉쭉뻣어 날씬한 편백림이 도열하여 우릴 맞고 피톤치드는 가슴 깊숙히 스며 들어와 기분은 엎 되는 것 같다.
정상에는 어디에도 정상이란 표지 하나없고 삼각점과 산불감시탑만이 있을 뿐이다(12:17).
비로소 산꾼에 대한 장성군의 배려가 부족함을 느낀다.
정상에서 간단히 준비해 온 볶음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12:22~12:44) 길을 재촉한다. 산행기에 우리가 가려는 코스 소요시간이 6시간이라고 해서 집에 돌아가는 것까지 고려하면 17시 이전에는 산행을 마쳐야 할 것 같기에......
가는 길에 보니 진짜 눈이 오긴 왔다. 부드러운 흙길과 낙엽으로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 같은 능선길..... 겨울에 산행하러 한번 더 오고 싶다.
회귀점인 들독재에 내려서기전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그다지 높지 않은 축령산의 능선이다(13:51).
들독재 부근에 있는 팬션(?). 짓다만 건물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이 거주하는 흔적이 보인다. 따뜻한 가을 햇살을 듬뿍 받고있는 촌 풍경이 정겹다.
이제는 금곡영화마을 가는 길이다(13:57). 이정표는 0.9km를 가르킨다.
영화마을가는 길의 정경.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져 있는 것 같은 굴뚝이다(13:59).
영화마을을 천천히 둘러보지만 "왕초", "내마음의 풍금"등 드라마 촬영이후 일부세트는 거의 손질을 하지 않아 관리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생각보다 개인적으론 볼 곳이 별로다. 그래도 tv에 한번 방영이 되니 구경삼아 멀리서도 온 모양이다.
금곡 영화마을내 연자방아와 디딜방아.
날씨는 맑은 데 편백림 사이에 뿌연 안개 같은 것이 싸여있다(15:08). 이것이 말로만 듣던 피톤치드인가?
이곳은 보행자와 삼림보호를 위해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어 먼지는 아니고, 땅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길에서 나는 먼지는 아닌 것이 분명한데.....
편백과 삼나무가 어울려 있는 축령산 휴양림에서는 강한 나무향기가 느껴진다.
때를 잊은 철쭉.
그리고 쑥부쟁이.
편백과 삼나무의 어울림(15:39).
편백은 잎이 납작한 반면 삼나무는 뾰쪽한 것외 몸통 모양이 거의 같아 잎을 보기전에는 편백과 삼나무의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임종국공적비에서 왼쪽으로 들어서자(15:40) 마눌이 왜 그쪽으로 가냐고 한다. 들머리길은 시멘트와 아스팔트길이라 가기 싫어서이다.
나도 지금 가는 길이 맞는지 모르지만 곧이어 추암마을 갈림길이 나오자 제대로 방향을 잡았음을 안다.
임종국공적비에서 왼쪽으로의 하산 길은 부드러운 흙길이어서 마음에 든다.
예상보다 1시간여를 단축한 16:11분, 주차장에 도착해서 일행아닌 일행을 또 만난다.
기회가 되면 산에 갈때 같이 가자고 연락처를 주고받고 헤어진다.
*TIP : 임종국공적비를 지나 왼쪽으로 축령산을 오를 때부터 들독재에 이르기 까지 약 4km 정도는 부드럽고 낙엽이 쌓인 육산이며 전형적인
산길이고 들독재에서 금곡 영화마을 입구까지는 시멘트길과 흙길이 서로를 이어가는 넓은 임도이다.
영화마을을 지나 다시 축령산 휴양림의 넓은 임도로 들어서면 부분적으로 시멘트길이 있으나 대부분 자갈이 약간 섞인 흙길이어서 걷
기가 훨씬 수월해진 반면 사람들의 잦은 왕래로 호젓함이 떨어진다.
우리가 이 숲에 기여한 바가 하나도 없지만 떠날 때는 피톤치드를 가슴 가득히 채워가니 이 아니 기쁨인가!
항암치료를 받고있는 사람들,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 등 숲의 부드러운 손길이 필요한 모두에게 부디 좋은 소식이 있기를.......
빨강색은 갔던 길, 파랑색은 왔던 길
첫댓글 라이방님 산행기를 보면 그산엔 안가도 갔다 온듯합니다. 축령산은 편백과 삼나무라고 생각하면 됩니까. 산세는 특징이 없는가 보군요, 글고,, 정상엔 삼각점 뿐이고 추암마을 입구에 세워진 조각상이 추워 감기 걸릴 정도라면 장성군에서 신경을 덜쓰신거 같네요. 텔레비젼에 나도 나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산세는 특징이 없고 축령산 정상외엔 그리 전망도 좋지는 않지만 육산에다 온통 낙엽이 깔려있고 무엇보다도 호젓하다는 겁니다.
정상에서 보이는 산은 많지만 누가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고, 궁금은 하고.....
장성의 홍길동과 같이 즐거운 시간을 오붓하게 보내셨군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근디 질동이는 못만나고 왔어요. 도적들 잡으러 갔나?
호젖한 산행길이었나 봅니다. 가을과 겨울의 만남의 게절인데 철죽과 숙부쟁이가 피어있다는게 시기합니다. 두분 멋진 산행 부럽습니다 ^*^
정말 윗길은 아랫길과 달리 호젓하고 가을산답게 조용했습니다. 피톤치드 덕분인지 마음과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요.
가끔씩은 호젓한 산행으로 생각하는 산행길도 좋으리라 보네요~고즈넉한 모습이 차분한 느낌으로 다가와 좋습니다~~
호젓한 가을산행!!! 한번 걸어보세요. 걷는 자 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라이방님 산행기가 아기자기 산뜻합니다. 가볍게 가족과 한번 가볼만한 곳입니다. 편백나무 숲이 인체에 좋다고 합니다. 랜드로버로 정상까지(1시간정도) 갔다온 경험이 있서서리~~무식한(?) 친구놈은 구두신고
무식한 것이 아니고 정상은 생각하지 않으신 거겠지요. 삼나무도 인체에 좋은 것 이랍니다.
이름도 모르고 있던 산이지만 회장님의 아름다운 소개로 인하여 축령산은 우리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됩니다. 좋은 산행을 같이 한 기분 입니다.
두분 건강 행복한 모습 부럽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찿으면 꼭한번 다녀오리라.
정말 강추입니다. 마음과 몸에 평안이 깃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내용입니다.
고창군에서는 문수산-산의 이름은 문수사(文殊寺)가 창건되면서 붙여진 것이라 함-이라 하고,
장성군에서는 축령산이라 부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