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서(落書)의 구성 ; 낙서는 우(禹)가 순임금의 명을 받고 낙서에서 치수를 할 때 나온 거북이 등의 상서러운 문양을 보고 옮긴 도판을 말한다. 낙서는 하도의 궁극적인 변화상을 실행에 옮긴 도판이다. 하도는 음양오행상의 순환이 상생관계였으나 낙서는 수극화(水剋火), 화극금(火剋金), 금극목(金剋木), 목극토(木剋土), 토극수(土剋水) 하는 상극의 순환을 이루고 있다. 하도에서의 남방 불기운인 2, 7화와 서쪽의 쇠기운인 4, 9금이 낙서에서는 서로 자리바꿈을 하고 있다. 즉, 2, 7화가 서방으로 가고 4, 9금이 남방에 와 있다. 쇠기운과 불기운이 서로 뒤바뀜으로써 상극이 된 것이다. 이를 김일부 선생은 정역(正易) 금화이송(金火二頌)편에서 '동북은 기라 굳게 지키고 남서는 이라 서로 통한다(氣東北而固守 理西南而交通)'라고 했다. 그 뜻은 기(氣)는 3, 8목의 동북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2, 7화와 4, 9금은 남서에서 서로 교통하여 이(理)를 표한다는 말이다. 즉 기(氣)는 오운육기로써 체(體)요 이(理)는 음양오행이 합을 이루면서도 그 질서를 잃지않은 용(用)이다. 동북은 기의 생성처인 정신이요 기를 다스리는 이의 역사(役事)는 남서에서 작용을 이룬다. 증산성사의 공사내용 중에서도 '사농공상 음양 기동북이고수 이서남이교통(士農工商 陰陽 氣東北而固守 理西南而交通)'이라 하였으니, 이는 지천태의 정도를 세워 사농공상의 복록과 수명을 고루 한결같이 하려하심이다. 하도는 주역 64괘상 중 화수미제(火水未濟 :)괘55)에 해당되며, 미제는 불이 물위에 있어 서로 사귀지 못하고 쓰임이 되지 못하는 형국으로, 채 이루지 못한 일을 위하여 만물이 성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반면에 낙서는 미제의 상태를 이룰려고 하는 수화기제(水火旣濟)로써, 기제는 물이 불 위에 있어 상극된 환란이 있으나, 물과 불이 잘 사귀기만 한다면 좋은 쓰임이 될 수 있는 형국이다. 하도 팔괘의 상을 보면 건이 머리로써 위에 있으니 아직 세상에 나올 시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결실의 시기가 되어 숙살지기가 내려야만 건도가 이루어지듯이 낙서는 건이 아래에 있으므로 세상에 나올 때가 가까웠다는 것이고, 아직 출세는 하지 않았지만 성장한 사람의 모습이다. 하도는 성장을 마치지 않았음으로 미제이고 낙서는 성장을 끝내고 귀마가 합한 황극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상태이므로 기제라 한다. 정역의 십오일언(十五一言)을 참조하면 '천지의 도는 미제와 기제이니 하도는 미제의 상이므로 거꾸로 생해서 거슬어 이루고 보니 선천의 태극이라. 낙서는 기제의 수인데 거슬어 생하여 꺼꾸로 이루고 보니 후천의 무극이니라(天地之道旣濟未濟 龍圖未濟之象而倒生逆成 先天太極 龜書旣濟之數而逆生倒成 後天無極)'고 하였다. 부연 설명하면 ① 하도(河圖)는 10, 9, 8, 7, 6, 5, 4, 3, 2, 1 = 도생(倒生) <통일운동> 역성(逆成) = 일태극(一太極)이고 ② 낙서(洛書)는 1, 2, 3, 4, 5, 6, 7, 8, 9, 10 = 역생(逆生) <분열운동> 도성(倒成) = 십무극(十無極)이 된다. 그러므로 도생의 수와 역생의 수, 역성의 수와 도성의 수가 경위를 지어 십일(十一)의 현묘한 후천 창도의 법도를 이루어 나가니 귀마(龜馬)로 빚은 이 변화의 조화상을 일컬어 십일귀체(十一龜體)라 한다. 하낙(河洛)의 도생역성58)은 통일운동을 선도해 나감이요, 역생도성은 분열운동을 이끌어 선천문명을 주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낙서의 수리배열은 사정(四正)에는 양수인 1, 3, 5, 7, 9를 놓아 양을 높혀 체로 삼고 사유(四維)에는 음수인 2, 4, 6, 8, 10을 두어 음을 낮추어 용으로 삼는 형국이다. 선천에는 양성을 높히고 음성을 낮추는 남존여비의 습속을 낙서의 수리배열에서 볼 수 있다. 정역의 일세주천(一歲周天) 율려도수(律呂度數)에는 이를 일러 '음을 억압하고 양을 존귀하게 여기는 것이 선천의 심법이다. (抑陰尊陽 先天心法之學)'고 하였다. 낙서는 금화교역(金火交易)을 하고자 하는 괘상이다. 남방에서 가을 결실기의 기운이 들어오면 외적인 성장을 멈추고 내적으로 오도(熬道 : 볶듯이 연단시켜 도를 완성시킨다는 뜻)의 내실을 다져야 하기 때문에 가을 금기운이 불과 교역을 하게 된다. 주역 남방(金)과 서방(火)의 교역을 통하여 만물을 성장시켜 나오게 하므로 사람 또한 역의 작용에 있어 예외일 수 없다. 앞서 정역 금화이송(金火二頌)의 인용처럼 동북에서 기를 생성시켜 성장토록 하면(氣東北而固守) 결실은 남서가 교역을 통해(理西南而交通) 이루어 놓는다. 그러므로 낙서는 완전한 역이 나오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후천은 금화가 완전한 교역을 끝낸 세월이다. 금화의 교역이 충실하지 못하면 참다운 결실을 보지 못하니 교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역을 달리 금화역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부선생은 정역시(正易詩)에서 '역은 정역이 되어야만 역된 바 역이다. (易爲正易 易爲易)'고 하였다. 증산께서도, "주역은 개벽할 때 쓸 글이니 주역을 보면 내 일을 알리라."고 하였다. ※ 귀마일도란 하도와 낙서를 하나로 모아 한 도법으로 쓴 것이다. '귀마일도가 이 산하에 나오리니 기천년간 기만리를 가리라. 남는 것은 끊어 버리고 모자라는 것은 보충하는 것이 천지의 공덕이니 무극용화의 대도법이니라(龜馬一圖 今山河 機千年間機萬里 裁成補相天地功 無極龍華大道法)'고 하였고, 무극용화의 대도법이 '천지조화운을 포태하여 세계대운을 길러 왔으니 일월의 대도로써 성령을 왕성하게 하고, 원형이정의 일월의 도로 사람의 장부를 비추어서 맑고 밝게 통하게 하리라(胞運胎運養世界 大道日月旺聖靈 元亨利貞道日月 照人腸腑通明明)'고 하였다. 우주 삼변의 이치란 하도에서 낙서로, 낙서에서 귀마일도로 변화되는 개벽의 변천도를 가리킨다. 귀마일도, 즉 하도와 낙서가 하나로 합을 이룬 정역의 출현은 기묘(己卯 : 1879)년에 일부(一夫) 김항(金恒)선생에 의해서이다. 심신수련의 정진 중 선생의 눈 앞에 나타나기 시작한 낯선 괘획은 3년을 두고 점점 커져, 자나깨나 비몽사몽간에 천지가 온통 이 괘상으로 가득 찰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선생은 자신의 수행과 허약을 의심하여 누차 주역을 살피니 문득 설괘전(說卦傳)에 '신이란 만물의 묘한 변화를 가르킨다(神也者 妙萬物而爲言者也)'라는 귀절과 다음의 '물과 불이 서로 기운을 주고 우뢰와 바람이 서로 어그러지지 않으면 산택의 기가 통한 후에야 능히 변화가 일어나 이에 만물이 이루어진다(故水火相逮 雷風不相悖 山澤通氣 然後能變化 旣成萬物也)'는 대목에서 미혹을 벗어 던지고 정역팔괘라는 새로운 괘도를 발견하게 되었다. 일부선생이 정역을 밝힌 후에 공자께서 꿈에 나타나 극찬하시며 이르시기를 '기갑야반생계해(己甲夜半生癸亥)'라 전하시고, 자신이 못다한 것을 일부선생이 이루었음을 치하하셨다. 공자께서 역에 대해서 자신의 천명없음을 아쉬워하며 논어 술어(述而)편에서 '나에게 수년의 나이를 더하여 다섯과 열로 역을 습득한다면 큰 허물이 없으리라(加我數年 五十而學易 可以無大過矣)'고 하셨다. 이는 공자께서 역을 늦게 공부한 것에 대해 하신 후회의 말씀이다. 지천명(知天命)하는 오십의 나이에 이르러 역을 살피니 우주이치의 신질서가 보이는지라 몇 년만 더 살아 역을 습득한다면 천명이 삼천(三遷)하는 비밀을 풀게 될 것인데 그리되지 못함을 아쉬워하신 말씀이다. 후세에 새로운 천명의 역이 나타날 것임을 암시하셨으니 정역의 출현에 대하여 역전계사 상편에, '성인이 천하의 움직임을 보는 방법에 있어 그 모임과 통하는 것을 관찰함으로 그 전례를 행하고, 그것에 말을 붙임으로 그 좋고 나쁜 것을 판단한다. 이런 까닭에 그것을 효라 한다. 천하의 깊숙함을 극진히 하는 것은 괘에 있고, 천하의 움직임을 고취하는 것은 말에 있고, 화하여 이것을 제재하는 것은 변하는 데 있고, 추진하여 이것을 운행하는 것은 통하는 데 있고, 신성하게 이것을 밝히는 것은 그 사람에게 있고, 묵묵히 이루어 놓고 말하지 않으면서 신실한 것은 덕행에 있다(聖人有以見天下之動 以觀其會通 以行其典禮 繫辭焉 以斷其吉凶 是故謂之爻 極天下之 者 存乎卦 鼓天下之動者 存乎辭 化而栽之 存乎變 推而行之 存乎通 神而明之 存乎其人 默而成之 不言而信 存乎德行)'고 언급하였다. 후세의 일을 알면서도 말하지 않고 묵묵한 것이 성인의 덕행이니, 오십학역(五十學易)의 천명의 비밀을 밝힐 수 없음은 황극의 역과 황극의 성인에게 그 신실함의 사명이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역전 설괘전(說卦傳)에 '천제께서 진방에서 나와서 손방에서 가지런히 하고, 이방에서 서로 보고, 곤방에서 부역을 하고 태방에서 기뻐한다 하고, 건방에서 싸우고 감방에서 수고하고, 간방에서 이룬다 한다. 만물이 진방에서 나오니 진은 동방이다. 손방에서 가지런히 하니 손은 동남방이다. 가지런히 한다는 것은 만물이 깨끗하고 가지런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離)란 밝은 것이니 만물이 모두 서로 보니 남방의 괘이다. 성인이 남쪽으로 향하여 천하를 듣고 밝은 데로 향하여 다스리니 대개 여기서 취한 것이다. 곤은 땅이니 만물이 모두 자라게 된다. 그러므로 곤방에서 역사하게 된다 한다. 설괘전의 이 말을 해석하자면, 천제께서 진방에서 나오신다 함은 진은 정동방이니 만물이 봄의 기운으로 생성된다는 뜻이며, 손방에서 가지런히 한다 함은 손은 동남간으로 봄과 여름이 교역하는 곳이니 봄에 생성된 만물들을 가지런히 정돈해서 여름으로 넘겨준다는 것이다. 이방에서 본다 함은 이괘는 정남방의 여름이니 만물의 형상을 장성시켜 놓고 본다는 것이며, 곤방에서 부역을 한다함은 곤괘는 남서간에 있어 여름과 가을의 교역처이니 곤방에서 일을 해서 만물을 육성시켜 놓는다는 것이다. 태방에서 기뻐한다 함은 태괘는 정서방 가을이므로 만물을 결실시켜 수확하려니 더 없이 기쁘고, 건방에서 싸운다 함은 건은 서북간으로 음양이 부딪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감방에서 수고한다 함은 감은 정북방의 겨울이니 만물이 저장되는 휴식처요 그간 일을 하느라 애를 썼다는 뜻이며, 간방에서 이룬다 함은 간은 동북간으로 겨울과 봄의 기운이 교역하는 곳으로써 만물의 끝과 시작이 동시에 일어나는 시종(始終)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역의 일은 생장염장(生長殮藏)의 순환고리를 엮어놓은 설계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