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산서원 전경
안동은 일반인들이 감히 침범하기도 이해할 수도 없는 색다른 탐험지다.
그저 수박 겉핥기식의 안동여행이 아닌 속속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동선에 따라 크게 세 권역으로 나누어 본다.
하회마을권에서는 병산서원-옥연정사에서 부용대, 겸암정사를 잇는 트레킹-하회 탈춤 감상이 일품이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서안동 나들목을 나오면서 안동 여행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하회마을을 찾는다.
가는 길목에 한지체험장과 탈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을 지나 하회마을 입구에 이른다.
마을 보전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한 이후로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하회마을.
너무나 잘 알려진 이곳은 조선 시대의 성리학자인 류운룡 선생,
서애 류성룡 선생의 출신 고장. 대대로 풍산류씨가 살아오는 동성부락이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뒤섞여 있는 마을안쪽에는 사람들이 거의 살고 있는데
거의 다 민박을 치거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안쪽에 들어가 북촌댁(중요 민속자료 제 84호), 충효당(보물 제 414호),
양진당(보물 제 306호), 남촌댁(중요 민속자료 제 90호) 등의 전통가옥을 들러보니 외국인도 적잖이 눈에 띈다.
각기 소원을 비어 달아 매단 큰 느티나무가 있는 삼신당이 특히 인상 깊다.
마을을 벗어나 병산서원(안동시 풍천면 병산동, 사적 제260호)을 향한다.
병산서원은 원래 서애 유성룡이 지은 것을 임진왜란 때 전소되어 17세기 광해군때 다시 지었다.
우선 입구의 만대루에 올라 앉는다.
시원한 봄바람이 얼굴을 시원하게 훑고 지나간다.
나오는 길목에 옥연정사(중요 민속자료 제 88호)를 찾아 들어간다.
하회마을의 백미는 강너머에 있는 부용대에 오르는 일이기 때문. 화천서당을 지나 옥연정에 달하니 주변이 공사중으로 어수선하다.
영화 “스캔들”에서 '숙부인(이미숙 분)'의 시댁으로 영화에 등장했던 곳.
집마당을 지나 강변으로 나가보니 강변과 깍아지른 절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옥연정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른다.
다소 가파르지만 솔숲이 우거져 시원하다.
10여분도 채 안가서 부용대(풍천면 광덕리)를 만난다.
허허벌판에 팻말 하나. 보호대 하나 없는 높이 64m의 절벽 위.
그래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하회마을은 절경이다.
부용대를 내려와 서쪽으로 난 솔숲길을 10분여 따라가면 겸암정사(중요 민속자료 제 89호)에 닿는다.
서애의 형 겸암 류운룡이 세워 제자를 기른 곳이다.
집은 강변 옆으로 오밀조밀 아담하게 잘 지었다.
켜켜이 싸놓은 장작더미, 오래된 기와에서 볼 수 있는 ‘와송’ 등.
안동 시내를 기점으로 가장 먼저 찾는 곳은 안동댐 주변.
봄꽃이 해사하게 피어난 그곳에 월영루와 민속박물관, 야외민속촌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동의 풍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민속박물관을 기점으로 야외박물관은 필수코스이다.
댐을 나오면서 굴다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통일신라시대의 신세동 7층전탑이 있다.
신세동 전탑 주변에는 임청각, 태사묘를 잠깐 들려본 후 이천동 석불과 봉정사를 연계하면 된다.
공식명칭은 이천동 석불(보물 115호)이지만 제비원 석불로 더 알려져 있다.
석불은 연미사라는 절집 안쪽보다는 도로변에서 바라봐야 정통으로 볼 수 있다.
거대한 자연석은 부처의 몸이 되고 머리는 따로 만들어 얹어 놓은 형상이 독특하다.
석불을 지나서 찾는 곳은 봉정사인데 경내에는 "봉정사3층석탑", "봉정사극락전", "봉정사대웅전", 등 문화재들이 있고
"달마가 동쪽으로 가는 까닭은"이라는 영화를 찍은 장소인 영산암이 있다.

▲ 광명실
안동여행의 백미코스는 퇴계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이다.
안동시내에서 도산서원 가는 길목에서 우선 오천군자리가 있다.
이곳은 광산김씨 예안파가 안동댐이 생기면서 수몰 위기에 처하기 전, 자리를 잡고 보존가치가 있는 유적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곳이다.
이어 한국국학진흥원과 산림과학박물관을 지나 도산서원에 이른다.
서원에 이르면서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는 곳은 ‘시사단’이다. 시사단’은 1792년 정조가 특별히 영남사림을 위해 도산서원에서 과거를 베풀었던 것을 기념하여 단을 쌓고 전각을 세운 것.
당시 응시자가 많아 도산서원 밑 강변에서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무수한 세월의 풍상속에서도 도산서원은 여전히 옛 향기를 품어 내고 있다.
도산서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서원을 가꾼 정원모습.
특히 매화꽃이 피어나고 붉은 빛 작약의 새순이 돋아나는 봄철이 가장 아름답다.
툇마루에 앉아 한참동안 봄꽃과 서원의 정취에 취해 버렸다.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서원에서 나와 퇴계종택(토계리 상계동)을 들르고 퇴계의 14대 후손이자
'청포도'로 유명한 민족시인 이육사 문학관을 연계한다.
이 마을에서부터 일명 ‘퇴계 오솔길’이 시작된다.
퇴계는 13세때 숙부인 송재 이우로부터 학문을 배우기 위해 청량산으로 입산하다
이곳 단사에서 면천-학소대-농암종택-올미재-고산정-너분들-청량산으로 이어지는 50리 강변길을 만나게 된다.
이후 퇴계는 64세까지 이 길을 대여섯번 더 왕래하며 그동안 정이 든 바위와 소, 협곡, 단애 등에 수십편의 시를 선물했다.
얼마나 아름다왔던지 퇴계는 후에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시를 남기겠다"던 퇴계는 오가며 단사협, 백운지, 미천장담, 경암, 한속담, 월명담이라 이름 붙이고 경치를 보며 시를 읊었다고 한다.
하지만 단산-면천-농암종택을 잇는 ‘퇴계 오솔길’은 길 복원이 한창이라 그저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공사차량이 먼지 폴폴 내면서 달려가고 있어 트레킹하기에도 마땅치 않으며 정작 두어채 남은 시골집 면천을 지나 학소대-농암으로 이어지는 1.4㎞의 협곡 길은 초보자가 갈 수 없을 정도로 길이 험하다.
강너머에서 잠시 면천을 바라보며 그때를 그리워하는 것으로 족해야 한다.

▲ 가송협
소두들 마을을 비껴 더 들어가면 강너머 가송협 기암 사이로 ‘고산정’이 옛 모습을 이어주고 있다.
퇴계의 제자 금난수는 가사리(옛 이름은 날골, 日洞)에 살면서 이곳에 정자를 짓고 “일동정사”라 불렀다.
퇴계는 청량산 오가는 길에, 또는 일부러 강변길을 거슬러 이곳을 찾아와 더불어 경치를 즐겼다.
"날골이라 그 주인 금씨란 이가/지금 있나 물 건너로 불러 물으니/쟁기질꾼 손 저으며 들은 척 않아/구름 산을 바라보며 오래 앉았네.
"(<書孤山石壁, 고산석벽에 쓰다> 전문)
"퇴계의 시가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지금은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이어 올미재 마을에 이르면 농암종택을 만날 수 있다.
종택에서 가장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긍구당.
고려 말에 지어진 600년 된 고옥. 옛 건물을 그대로 옮겨놓아 나무 결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정자에 앉아 아스라이 강변을 향해 눈길을 돌린다. 멀리 갓쓰고 흰옷 장삼 날리며 훠이훠이 걸어오는 ‘한 이’가 잔영처럼 스쳐지나는 듯 하다.
<관련여행정보>
○ 인터넷웹사이트 : http://www.andong.go.kr 안동시청
○ 문의전화 : 안동관광정보센터(054)856-3013
○ 대중교통
- 버스
동서울 터미널(02-446-8000)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
- 기차 :청량리(1일 8회 운행), 서울역(1일 1회 운행) 출발
- 자가운전
· 하회마을권 :
중앙고속도로나 서안동IC 이용 → 34번 국도 → 916지방도
병산서원은 하회마을 앞 3거리에서 직진해 4㎞ 정도 떨어져 있다.
· 안동시내권 :
서안동 나들목 → 우측 34번 국도
법흥 지하도 건너면 안동댐 관광지. 이천동석불과 봉정사는 시내방면으로 다시 나와 영주방면으로 난 5번 국도 이용.
· 도산서원권 :
안동에서 35번 국도 → 봉화쪽 도산면 오천군자리 → 도산서원
온혜에서 큰 길 35번 국도와 만나 봉화쪽으로 올라가면 농암종택.
○ 숙박정보
- 오천군자리 : (054)859-0825 / 종택 한 채를 통째로 빌려줌.
- 농암종택 : 011-812- 6381, 018-339-6388 / 민박 가능
- 지례예술촌 : (054)822-2590
- 수애당 : (054)822-6661
- 캘리포니아장 : (054)854-0622
○ 식당정보
- 까치구멍집 : (054)821-1056 / 헛제사밥
- 안동 간고등어집 : (054)855-9900
- 안동한우 : (054)857-6337
- 몽실식당 : (054)856-4188 / 도산서원쪽
- 돌선비가든 : (054)822-4265 / 만휴정길목 / 골뱅이국
(한국관광공사제공)